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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70주년 추념, '사업' 아닌 '사명'이길[지금여기 현장]

1월 18일 제주교구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는 올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한국 천주교회가 4.3사건 추념을 위한 공동 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제주교구장으로 간 뒤 오래 4.3을 들여다봐 온 강우일 주교가 전체 한국교회 차원에서 함께 70주년을 추념하자고 제안했고, 주교회의가 이를 승인해 결정된 이 사업은 제주교구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를 주축으로 올 한 해 진행된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왜 70주년인가, 왜 제주 4.3인가, 제주 4.3 즈음과 그 이후에 일어난 국가폭력 사건은 이 사건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여러 질문이 오갔다.

그 가운데 한 기자는 “교회가 제주 4.3 문제에 대해 20년만 앞서 나섰더라면 더 환영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늦었다는 질책보다는 누구보다 먼저 상처 입은 이들을 치유하고, 진실을 말해야 할 종교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으로 들었다.

제주교구는 올해 사목지표를 “제주 4.3을 신학적으로 성찰하고, 한국 교회 차원의 관심을 이끌어내 인권과 평화, 화해, 용서의 신앙실천을 실현한다”라고 밝혔다.

한국 교회가 공동으로 제주 4.3을 추념한다면 이는 비단 제주교구만의 지향은 아닐 것이다. 제주 4.3을 어떤 사업이나 행사의 빌미로만 삼아서도 안 된다. 제주 4.3 70주년은 역사적 성찰이자 역사 속에 존재하는 교회 존재의 성찰이며, 무엇보다 지금 이 자리와 미래 교회가 어디에 서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제주 4.3을 통해 하느님나라를 일구는 교회의 사명을 확인한다는 의지와 진정성을 믿는다.

처음 제주 4.3을 접했을 때, 가장 크게 죄스럽고 아팠던 것은 몇십 년간 이 사건을 제대로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었다. 올 한 해,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어느 성명서나 행사, 기도문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4.3을 공부하고 말하고, 질문하고 답하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 교회 안에서만은 제주 4.3을 비롯한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이 소외되지 않기를 바란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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