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사목, 본당 쇄신 주안점

전례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며 천주교 교구장 주교들이 발표한 사목교서에는 가정, 본당, 교구 등 교회 공동체의 통합, 연대를 강조한 내용이 많았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교회의 공동체성 증진을 위한 노력은 교회 내적인 차원에만 머물 수는 없다"면서 2018년 사목의 중점사항으로 "공동체성 강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사랑, 청소년 친화적 본당 이루기, 사제단의 사목교류 강화 및 지구사목 활성화"를 말했다.

김 대주교는 "지구사목은 사제단의 연대만이 아니라 본당들 간의 연대라는 점에서 뜻깊다"면서 지역 단위 사목을 강조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본당은 지역 사회에 현존하는 교회"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언급하며 "모든 사목이 열매 맺는 자리는 본당"이라고 강조했다.

이기헌 주교는 “2년 전 교구 차원에서 위기에 처한 청소년사목의 해법을 찾아보고자 했지만, 현재는 청소년사목뿐만 아니라 모든 사목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한 '통합사목'의 인식을 얻게 됐다"면서 "성인사목, 청소년사목, 사회사목 등으로 분절화된 사목 전반을 잇는 '통합사목센터'를 설립해 교구의 사목 시스템을 연계하는 한편, 현장인 지역과 지구, 본당과 소통, 협력하는 데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복음 선포를 위한 새로운 성찰'을 요청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발표 뒤 "지난 3년간 소통, 참여, 쇄신이라는 주제로 복음적 가치에 충실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했다"면서 이번 사목교서 "역시 향후 3년 동안 교구가 나아가야 할 복음 선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용훈 주교는 "생활양식과 소통방식의 변화를 이끌어 낸 기술의 혁명과 문화적 도전을 통해 인간의 존엄이 위협받는 가운데, 교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가정공동체의 기반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와해되며 모든 일선 사목현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으로 바라볼 젊은이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더불어 예견되는 양극화와 인간의 소외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통합사목'은 모든 세대와 계층을 유기적 관계망 안에 놓고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의 사목유형이며, 그 범주는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까지 포함한다"고 했다.

이 주교는 "우리는 복음의 기준에 따라서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시도들을 견제하고 저지함으로써 사회의 발전이 인간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모든 사목현장에서 교회의 사회교리를 교육하고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제주로 이주하는 인구가 급증해, 생태계 전체의 심각한 변화가 이 섬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최근 정책 당국이 당장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또 하나의 대규모 공항(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하느님이 주신 하나밖에 없는 보물을 스스로 파괴해 회복불능 상태로 조각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강 주교는 "우리 욕심 때문에 피조물들을 남용하고 훼손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형제와 누이를 뿌리치고 그분의 사랑을 거부하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사회와 자연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세계관을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직은 되돌릴 수 있다"면서 "난방을 하는 대신에 옷을 더 껴입고,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사용을 삼가고, 물 사용을 줄이고, 적당히 먹을 만큼만 요리하고, 나무를 심는 일 등을 공동 운동으로 펼쳐 나가면 우리는 제주를 살리고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목교서는 천주교 교구장 주교가 관할 교구의 모든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문서로, 교구장이 신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비전, 고민, 계획 등을 담는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전례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 제1주일을 앞두고 대다수 교구장 주교들이 사목교서를 발표해 앞으로 1년 동안 교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용훈 주교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더불어 예견되는 양극화와 인간의 소외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일으킬 것이라며 '통합사목'을 제시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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