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교리주간 - 2] 사회교리 교육의 도전

김용태, 사회교리는 결국 사랑할 이웃을 옆집에서 세상으로 확대하는 것
김검회, 사회교리 쉽게 배울 교재 절실

대전교구 정평위원회는 2009년부터 교구 내 본당을 돌며 사회교리학교를 연다. 지금까지 교구 내 138개 본당 가운데 25개 본당에서 사회교리 강의를 진행했다. 

매월 교회 안팎의 사회 사안과 주제를 두고 봉헌하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도 병행한다.

정평위원장 김용태 신부는 “관건은 얼마나 더 많은 성당에서 하느냐다. 더 많은 본당 신자들이 사회교리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1단계 목표는 대전교구 모든 본당에서 사회교리학교를 여는 것이다. 올해는 사제평의회에서 건의해 각 지구장들을 통해 더 많이 참여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우선 사제들이 사회교리와 정평위 활동 내용을 교회의 시각에 맞게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사회교리를 그동안 특별한 것으로 인식했지만 최근 신자와 사제들이 사회교리에 대한 입장이 많이 달라졌고, 당연히 알아야 할 교리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신자로서 사회와 삶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롭게 배우면서 세상의 문제와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냐는 질문을 시작했다”며, “이를테면 우리가 사랑해야 할 이웃을 옆집 사람에서 세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게 ‘이웃’의 범주가 넓어지면서 기존의 가치관과 갈등을 빚게 된다. 갈등이 없다는 것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은 이웃이 아니었다는 증거”라며, “사회교리를 통해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대단한 학습효과가 생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질문을 하고, 교회의 실천문제에도 비판할 수 있게 된다. 갈등과 충돌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가치관에 대해 질문하고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11월 30일 대전교구 공주 신관동 성당에서 진행된 25기 사회교리학교 수료식. 10주간 진행된 이번 사회교리학교에서 64명이 수료했다. (사진 제공 = 대전교구 정평위)

광주대교구 정평위는 사회교리학교 참여가 적어 다른 방식을 고민하다가 지난해부터 ‘사회교리 함께 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평위 이태윤 사무국장은 1차와 2차 참가자가 40여 명으로 소수지만, 나눔 내용은 더 깊이 있고 참여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교리보다는 삶 중심의 이야기, 생활과 연결된 사회교리가 무엇인지, 신자로서, 교회로서 무엇을 잘하고 또 못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실천하고 참여할지 토론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산교구 정평위도 사회교리학교와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아세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결성된 평신도 모임 ‘천주교사회교리 실천네트워크’(천사네)는 본당을 초월해 자체 사회교리 공부 모임을 하고 있다.

정평위 김검회 사무국장은 사회교리학교 진행 방식에서 강의 중간중간 진행되는 ‘조별 토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의는 일방적으로 듣고 수용하는 것에서 그칠 수 있지만, 사회참여와 현실생활 속에서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연대로 이어지는 것은 같이 토론하면서 생각을 나누지 않으면 안 된다”며, “대부분 사회교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오기 때문에 생소해 하고, 토론을 하다 보면 다른 생각들을 접하기 때문에 충격을 받기도 한다”며, “그러나 기존에 고민하던 문제에 대해 스스로 돌파구를 발견하기도 하고, 신앙과 삶이 따로였던 이들이 비로소 중심을 잡아 가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김 사무국장은 “수강하는 이들이 계속 하는 이야기는 본당 안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요구”라며, 사제들이 먼저 더 많이 알고 신자들에게 알려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꼭 알아야 할 필수 교리임에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고 신자들의 알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느슨한 형태지만 사회교리학교와 아세미, 천사네 활동이 맞물리면서, 학교에서의 강의나 토론이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후속 활동은 정평위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사회교리학교 강의 내용에 대해서, “강의 주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기초과정의 강의는 모든 이들을 향해 열린 내용과 수준이어야 한다. 불특정 다수의 평범한 신자들에게 보다 부드럽고, 교회적 언어로 유연하게 연결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교리 역시 교회의 가르침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교회 문헌 자체가 너무 어렵고 접근하기 어렵다. 그 부분이 항상 고민”이라면서, “교재가 절대 부족하다. 예비자교리서처럼 사회교리 강의와 나눔을 위한 교재, 현대인들이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교재와 참고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교구 정평위는 매월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를 통해 교회 안팎의 사안을 주제로 미사를 봉헌한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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