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사회교리학교 총동문회 포럼

가톨릭 ‘사회교리학교’가 공부에 그치지 않고 신자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운영해 온 사회교리학교 총동문회는 4번째 사회교리주간을 맞아 ‘공동선 실현을 위한 다짐과 실천’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 12월 10일 오후,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서울대교구 사회교리학교 동문 포럼이 열렸다. ⓒ강한 기자

12월 10일 오후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이 포럼에 참석한 사회교리학교 동문들은 4개 조로 나누어 ‘배척의 문화’, ‘불평등의 폭력’, ‘물신주의와 출세’, ‘사회교리와 공동선’을 주제로 토론하고 각각 행동 다짐과 실천 목표를 발표했다.

‘불평등의 폭력’을 토론한 조에서는 “사법부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법조인에게 현실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가난한 교회를 통해 내실 있는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편 ‘배척의 문화’를 토론한 조에서는 “언론이 배척과 증오를 해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양산하고 증폭시키고 있으니 주류 언론을 전적으로 믿지 말고 올바른 정보를 공유하는 데 힘쓰자”는 다짐도 나왔다.

사회교리학교 동문으로서 이날 포럼 진행을 맡은 정진호 경쟁력평가원장은 “(이번 포럼의 취지는) 사회교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에서 우리의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빛을 보고, 그것을 복음의 기쁨으로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토론을 해야지, 강의 듣고 필기하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또 정 원장은 포럼 참석자들에 대해 “‘현장’에서 끊임없이 연대하고 아파하며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며 “교회에는 그런 사람들을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 사회적으로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 할 일 없는 사람들’로 배척하는 문화가 있다”고 비판했다.

포럼에 참석한 구민선 씨는 개신교 신자이지만 남편이 가톨릭 신자여서 천주교에 관심을 갖다 보니 사회교리를 알게 됐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구 씨는 “개신교에서는 극우세력과 대형교회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며, 개신교가 좀 더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데 사회교리가 영향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 12월 10일 오후 서울대교구 사회교리학교 동문 포럼에 참석한 이들의 토론이 한창이다. ⓒ강한 기자

사회교리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게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임균 씨는 “그렇지 않다”고 당당히 말했다. 오 씨는 평신도 선교사로서 지난 6월 일어난 22사단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의 유가족을 방문하고 위로한 경험이 있다며, “현장을 찾아가며 배우는 게 상당하다. 현장을 가야 숨겨진 진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날 포럼을 마치며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박동호 신부는 “사회교리를 익히고, 관찰하고 판단하며 사회생활 속에서 무엇이 진리인가 찾고자 노력하며 긍정적 변화도 모색하려니 피곤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 피곤함이야말로 예수님이 가지셨던 피곤함이고, 하느님이 우리를 초대하는 피곤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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