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국제 심포지엄 결론

가톨릭 동북아평화연구소는 사흘간의 심포지엄을 마치며 북핵 폐기, 분쟁 당사자 대화, 국제연대를 강조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는 11월 30일-12월 2일에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가톨릭의 역할’을 주제로 경기 파주 참회와속죄의 성당, 민족화해센터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연구소는 1일 오후 종합토론, 2일 국제협력을 위한 워크숍에 이어 내놓은 결과 요약 문서에서 “참가자들은 현재 한반도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무기는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신 핵 없는 세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동북아시아에서 군비를 줄여야 하고,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은 절대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이 핵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 때문에 자위 수단으로 핵을 개발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합리적 측면이 있다면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군비경쟁을 지양하고 군비축소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과도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규모와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미국 내 일각에서 간헐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논의도 전쟁 위협을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단호히 반대하고, 평화협정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동북아 안보협력 질서 구축 등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한 참가자들은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분쟁 당사자 간 대화가 필요”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핵 문제 외에도 동아시아의 과거사 문제, 국가 간 영토 문제 등에 대해서도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북핵 문제 등을 평화롭게 풀기 위해 국제연대가 필요하다면서, “관련 당사국들 교회 사이의 국제적 연대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또 평화를 향한 화해, 참회를 위해 “분쟁과 갈등의 뿌리를 성찰해야” 하며 “이를 실천으로 이어가기 위해 평화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교육하면서 마음과 영혼으로부터 회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심포지엄 종합토론에 참여한 이은형 신부, 나가사와 유코 교수, 버지니아 루 패리스. ⓒ강한 기자

미국 가톨릭 역할, 선제공격 가능성 등 논의
매컬로이 주교, “선제공격 가능성 있지만 소수 의견”

한편, 12월 1일 오후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온 가톨릭 활동가, 학자, 성직자들과 한국 참가자들 사이에 동북아 안보, 북핵 위기 전망, 해결책을 두고 의견이 오갔다.

미국 주교회의 국제정의평화위원회에서 국제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 버지니아 루 패리스는 “우리의 공동 목표인 평화는 정말 이루기 어렵고, 수천 마일 중 첫발을 내딛었다”며 “이 과정에서 가톨릭 신자들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고, 핵무기에 대해 미국 가톨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더 국방에 돈을 들이고 있는데, 미국 주교회의에서 이 자금을 조금 절약해서 취약하고 가난한 계층에 써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전체 예산 중 1퍼센트도 안 되는 자금에 대해 우리가 언급한 것이지만, 이 자금을 취약계층에 쓰는 게 참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신부(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는 “이번 심포지엄에 분단과 직접 관련 있는 러시아, 중국, 나아가 북한의 참가자까지 함께 만나는 종교적 6자회담이 이뤄지기를 바랐는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반쪽만의 모임이 됐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한국에서 2017년은 ‘촛불’이 상징하는 비폭력 저항운동을 통해 국가권력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본 해였다며, 한반도 평화라는 어려운 과제도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모이고 교회의 연대가 발휘되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광 교수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멈추는 방법으로 ‘대화’가 얼마나 유용한지 묻자, 마쓰우라 고로 주교는 교황 요한 23세의 노력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해소에 영향을 줬다며 “국가의 체면을 차리면서 (강경 입장에서 물러나게 할)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매컬로이 주교는 “소수의 몇몇 사람들이 공적으로 군사적 선제공격을 지지하고 표현한다”며 “미국의 국회, 지도자들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선제공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군사행동은 한반도, 북한과 남한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고 “핵 문제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전쟁까지 벌어질 수 있고 미국에도 재난이 된다”고 지적했다.

매컬로이 주교는 “가능성을 묻는다면 선제공격이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추구하고 있지 않다고는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는 나가사와 유코 도쿄대 한국학연구센터 교수, 가톨릭일꾼운동 평화활동가 마사 헤네시도 참여했다.

12월 1일 공개 행사에서는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앙트완 아비 가넴 신부(제네바 주재 UN 대표부 교황청 참사관), 로버트 매컬로이(미국 샌디에이고 교구장), 마쓰우라 고로(일본 나고야 교구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 등이 발표했다.

(왼쪽부터)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심포지엄 종합토론에 참여한 로버트 매컬로이 주교, 아비 가넴 신부, 가톨릭일꾼운동 평화활동가 마사 헤네시.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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