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천사가 성모 마리아께 잉태 소식을 알리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마리아가 마리아님이 되어

- 닐숨 박춘식

 

천년 기다림의 마지막 장면을

온 마음 온몸으로 품었다

 

마리아는 두 무릎을 꿇고

두려운 하늘 길을 말끔히 펼치며

그다음 별빛 움막에서

넓고 높은 하늘을 껴안았다

 

메시아,

천 년 또 천 년 기다림의 끝은

마리아였고

대림(待臨)의 주인공 메시아 뒤에는

최상의 조연(助演)으로

순진무결한 마리아님이 계셨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12월 4일 월요일)


대림시기의 주인공은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메시아이십니다. 그런데 메시아 기다림의 마지막 문은 마리아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리아님의 동정을 통하여 즉 순결무구한 마리아님의 몸을 통하여 구세주께서 아기로 태어나셨다는 사실은, 마리아님의 역할이 얼마나 위대하였음을 느끼게 만듭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대축일이 대림시기에 있다는 것은 매우 기이합니다. 12월 8일을 성모님 무염시태 대축일로 지내는 이유는, 1854년 12월 8일에 교종 비오 9세에 의해 성모님 무염시태가 가톨릭 신앙으로 정의 선포되었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교종이 이날 선포하였는지 아리송했는데, 이날은 마리아님의 탄생 축일(9월 8일)에서 역산하여 9개월 전인 12월 8일에 무염시태 축일을 지내고 있다는 기록을 보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12월 8일의 성모님 무염시태 대축일은 항상 대림시기 안에 있기에 너무 당연하고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후 12월 8일에 하느님의 큰 축복과 성모님의 사랑을 가득 받으시기를 빌겠습니다. 엉뚱하게? 12월 8일 이날 통일되거나 내년 3월 25일에 통일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도 했습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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