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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갈림길에 서 있다[강정소식 - 오두희]
핸슨 함. (사진 제공 = 강정마을회)

제주 해군기지,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을 위한 전초기지로 재편되고 있는가!

9월 26일 오전 10시 미 해군 소해함 14번 치프(USS Chief MCM-14)가 제주 해군기지에 정박했다. 치프 함은 올해 들어 4번째 입항했고 6번째 외국 군함이다.

올해 들어 외국 군함의 제주 해군기지 입항이 줄을 이었다. 3월 25일 미군 이지스구축함 스테데 함, 6월 20일 듀이 이지스 구축함, 6월 22일 캐나다 호위함 2척(위니펙, 오타와), 8월 15일에서 8월 30일까지 15일 동안 미군 측량함 핸슨 함이 제주 해군기지 인근 바다를 조사하고 간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기뢰제거함이 제주 해군기지에 장기 정박하게 되었다.

치프 함은 어벤저급 기뢰제거함으로 미 7함대 소속이며 일본 사세보를 모항으로 한다. 해군에 따르면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이유로 입항했고 10월 초에 출항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세보는 제주와 위도가 같으며 사세보 미 해군기지에는 강습함, 소해함 등이 배치되어 있다. 2013년에 제주와 사세보 사이 해상에서는 한, 미, 일 탄도미사일 방어(BMD: Ballistic Missile Defense) 훈련이 있었다.

날짜

국적, 이름

종류

목적

특징

3월 25-26일

미군 스테뎀 함

이지스 구축함

훈련과 휴식

 

6월 20-21일

미군 듀이 함

이지스 구축함

한, 미, 캐 3개국 연합 해상 훈련

장비 고장으로 철수

6월 22-25일

캐나다 해군 위니펙, 오타와 함

호위함 2척

한, 미, 캐 3개국 연합 해상 훈련

 

8월 15-30일

미군 측량함 핸슨

측량함

해양조사

제주 해군기지 주변 바다 15일 동안 조사

9월 26일-10월 초

미군 소해함 14번 치프

어벤저 급 기뢰제거함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

일주일 장기 체류

▲ 표 : 2017년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한 외국 군함들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 고권일 부회장은 “지난 8월 15일에서 8월 30일까지 15일 동안 미군 측량함이 제주 해군기지 부근 항로와 인근 바다를 헤집으며 은밀하게 무슨 조사활동을 벌이고 갔는지, 왜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이 제주 해군기지에 들어와 일주일 이상 머무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범대위 홍기룡 대표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 당시 정부와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가 남방 해양 수송로 보호와 해양 영토 및 자원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건설 명분과는 달리 최근의 불안정한 북미 간의 갈등을 핑계로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미 해군의 대중국 전략에 이용될 전초기지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9월 29일 제주 해군기지 반대대책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군은 외국 군함이 제주 바당(‘바다’의 방언)을 제집 드나들 듯이 기습적으로 들어와 비밀리에 어떤 군사작전을 하고 있는지 밝히라”며 “왜 제주도민과 주민들에게 그 목적을 알리지도 않는지, 제주도정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희룡 도지사는 도민과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건설 당시의 목적에 부합하게 제주해군기지가 운용되는지 철저하게 감시활동을 해야 하며 그 내용을 도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주 해군기지에 이어 제주 제2공항에 공군부대를 설치할 계획이라 하는데, 4.3사건의 아픈 역사를 딛고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가 내년 4.3 70주년,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투쟁 30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도민의 희생을 불러올 군사화의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며 걱정했다.

강정마을회는 지난 8월 “핸슨의 보름간의 조사 활동이 본격적인 미 해군의 핵심 전략자산 배치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10월에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를 비롯한 미 항모 강습단이 한반도 해역에서 한미 해군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1일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의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과 개발’ 및 한국과 주변 지역에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으며, 2016년 말 미국 측에서 줌왈트급 구축함의 제주 해군기지 상시배치 가능성이 언급되자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공식 제안한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제주는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위한 전초기지로 되느냐, 평화의 섬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이라도 제주 해군기지는 그 건설 과정과 용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재평가를 통해 새롭게 자리매겨야 한다. 그 길만이,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남는 것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으로부터 동아시아의 바다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길이다.

오두희 (강정 지킴이, 평화바람 활동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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