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탈핵 공동 행동의 날’ 행사 공동주최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운영되는 석 달 동안 탈핵 캠페인을 벌인다.

우선, 교구는 8월 26일 오후 6시 광주 상무대로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야외 마당에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탈핵 공동 행동의 날’ 행사를 연다. 이 행사는 광주환경운동연합, 핵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과 광주대교구가 공동주최하며, 미사로 시작해 탈핵 문화제, 촛불 거리 행진으로 이어진다.

김명섭 신부(광주대교구 사회사목국장)는 신고리 5, 6호기 핵발전소(원전)에 대해 “미래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한 때”라고 8월 1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 신부는 “천주교의 기도운동도 중요하지만, 천주교만의 종교행사가 되지 않게 개방적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며 “교회의 장점을 살려 미사를 중심으로 신앙인들을 초대하면 많은 분들이 호응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교구는 소속 본당, 기관, 수도단체에 “멈추자 핵 발전, 나가자 재생에너지로”라고 쓴 현수막을 걸도록 권하고, 교구청부터 이를 실천할 예정이다.

광주대교구 주보 <빛고을>에는 8월 27일부터 10월 29일까지 10주 연속으로 전문가 기고문, 탈핵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실천사항에 대한 연재를 싣는다.

교구는 8월 10일자 공문에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기간 동안 이 밖의 다양한 방식으로 탈핵 홍보 활동에 참여해 달라고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이어 “이번 공론화 기간 동안 탈핵을 염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정부의 탈핵 정책을 지지하며, 생태환경을 지키고 가장 안전한 재생가능 에너지를 우리나라의 주요 에너지 정책으로 삼을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 제언을 받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공론화위, 시민참여형 조사 뒤 10월 하순 권고안 낸다

지난 7월 24일 김지형 위원장(변호사)과 위원 8명을 위촉하며 출범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는 10월 21일까지 석 달간 활동한다.

공론화위는 위원회가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공론화를 설계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7월 24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어떠한 간섭없이 공정과 중립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 나갈 것”이며 “10월경 공론화위원회의 공론조사 최종결과가 나오면 이를 그대로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8월 17일 공론화위 발표에 따르면 위원회는 신고리 5, 6호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이기 위해 정례적 협의 채널로 ‘이해관계자 소통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소통협의회는 건설 중단 및 재개 대표단체인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등을 소통창구로 해 매주 1번 이상 회의를 할 예정이다.

또한 위원회는 9월 중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재개 여부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를 주 1회 이상,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4-5개 지역에서 열 예정이다.

위원회 홈페이지(www.sgr56.go.kr)에는 8월 16일 기준 858건의 시민 제언이 들어왔다. 위원회는 공론화 과정에 이 의견들도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위원회는 시민참여형 조사 과정을 거쳐 10월 20일께 정부에 권고안을 낼 계획이다.

▲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소속 본당, 기관, 수도단체에 배포한 탈핵 현수막 예시. (이미지 출처 = 광주대교구 홈페이지)

김명섭 신부, “찬핵의 스피커가 너무 컸다”

한편, 김명섭 신부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핵발전에 대해 “‘원전 마피아’라는 비난도 받는 자본 권력, 특정 이익집단, 원자력학계의 논리만 대변되어 왔다”며 “그쪽의 스피커가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탈핵은 정치이념이나 이익집단의 논리가 아니라 인간 생존과 창조질서보전의 문제이기에 심각하게 생각하고 그리스도인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현 정부가 에너지정책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겠다는 기조는 우리가 매우 환영하고 적극 지지할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천주교는 ‘탈핵’이 공식 입장이다. 지난 8월 1일에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공론화위에 “공론화 과정의 투명하고 공정한 개방, 국민들과의 충분한 소통 확보, 핵발전의 기술적, 경제적 측면은 물론 윤리적, 사회적 차원의 문제를 명확히 제시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 지난 5월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야외 풀밭에서 김명섭 신부(광주대교구 사회사목국장, 오른쪽부터 둘째)가 광주에 찾아온 수도자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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