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박기영에 가톨릭도 난색젊은 과학자들...."어떤 혁신의 상징도 볼 수 없다"

지난 7일 임명된 과학기술혁신본부 박기영 본부장(차관급)의 자격을 두고 과학계는 물론 가톨릭계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박기영 신임 본부장은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연구에 대한 265억 원의 지원 계획을 세우고 국가 사업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또한 연구 당시에는 줄기세포 연구 과정에서 연구 윤리 부분 자문을 해 줬다며 문제가 된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는 박기영 교수가 기여한 바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박기영 교수의 해명이나 전후 태도에는 많은 모순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박기영 본부장이 맡은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이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하에 신설됐으며, 새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과 연간 20조 원의 연구 및 개발 예산의 심의와 조정, 성과 평가 등을 총괄하는 사실상 과학기술의 총본산이 된다.

박기영 본부장 임명을 두고 특히 젊은 과학자들은 “황우석 사태라는 낙인을 찍으려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서 박기영 교수가 적합하지 않으며, 어떤 혁신의 상징도 볼 수 없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9일 낸 성명에서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정점에서 그 비리를 책임져야 할 인물임에도 그 어떤 성찰도 보여 주지 않았다”며,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 혁신은 과거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으로부터만 나온다”고 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사람사는 세상을 약속했고, 과학기술계에도 사람이 있다. (우리는) 나라다운 나라에서 자랑스러운 과학기술인으로 살고 싶다”며 본부장 인사를 심각하게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젊은 과학자 그룹인 김준태 박사(바실리오)는 10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박기영 본부장 임명은 지난 12년간 새로운 연구윤리 기준과 시스템을 만들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무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우석 박사 사건은 과학계 연구 윤리에 대한 중요한 성찰의 시점이었다면서, “황우석 박사와의 연관성만이 아니라 박기영이라는 사람 자체가 연구 윤리를 어긴 사람이며, 공저자로서 책임을 가진 사람이다. 그것에 대해 반성을 한 적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과학계가 지양해야 하는 거대과학 중심주의, 스타과학자 양성, 정부기관 지원 등의 관행을 주도했던 사람을 혁신을 위한 자리에 앉힌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과학기술 정책의 최종 결정권이 기재부에서 과기정통부로 넘겨진 뒤, 과학자들은 많은 기대를 했고, 젊고 혁신적인 과학자가 자리를 맡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기영 교수 (사진 출처 = YTN NEWS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갈무리)

한편 2005년 당시 가톨릭교회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연구에 대해 생명윤리 차원에서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시 정진석 추기경은 2005년 6월 4일 입장문을 내고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인간 생명체인 배아의 복제와 인간 생명체 파괴라는 반생명적 행위를 수반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로 여성들이 생물학적 기능만 하는 도구로 전락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전 국가생명위원회 위원이자 서강대 윤리신학교수인 우재명 신부(예수회)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황우석 교수의 연구는 사회적으로도, 교회적으로도 문제가 밝혀졌고, 그에 대한 책임이 남아 있는 사람이 반성이나 성찰 없이 막중한 자리에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정재우 신부는 “2005년 당시 박기영 씨의 활동을 보면, 과학적 육성에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생명공학분야로 들어갔을 때)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 의식이 있는가, 그리고 여성의 생명과 건강, 생명의 근본적 차원에 대한 의식은 분명하지 않은 것 같아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기영 본부장에 대해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과학자로서 탄탄한 이론적 기반과 다양한 실무경험을 겸비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과학기술 연구개발 지원 및 과학기술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다음 날인 8일, “(황우석 사건과 관련된) 이력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인선이며, 과거 청와대에서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일한 경험을 중시해 임명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청와대는 이어 “본인에게 해명 기회를 주겠다”고 해 박기영 본부장은 10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현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