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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 남북 평화협정 주장가톨릭평화방송 특별 대담

바티칸 특사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돌아온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교계 언론과 가진 특별 대담에서 특사 활동 성과의 의미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정 현안, 특히 남북간 평화협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5월 29일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시사프로그램 ‘함께하는 세상, 오늘’에 출연한 김희중 대주교는 먼저 특사 파견의 목적에 대해, 교황이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기 전 대화와 협상을 우선하는 한국 정부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주교는 교황을 만나기 전 교황청 국무원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국무원장 역시 한국에 대한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면서, “국무원장 추기경은 어렵고 갈등이 심할수록 해결할 방법은 제재나 무력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이며, 다른 방법은 더 일을 악화시킨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번 바티칸 특사가 특히 한반도 평화에 대한 협력 요청이었던 만큼 김 대주교는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 특히 ‘남북간 평화협정’에 대해 피력했다.

김 대주교는 그간 여러 기회를 통해 평화협정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성탄 즈음 발표한 메시지와 기자회견에서는 “평화협정을 맺어서 남북 대결 구도를 협력 구도로 바꾸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한다면 사드배치, 국가보안법, 정당 해산 등 많은 문제가 평화롭게 풀릴 것”이라며, “남북문제는 정부 정책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으로 이뤄야 한다. 교회가 이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5.18민주화운동 기념 미사에서는 “5.18 정신은 성숙한 민주주의가 정착된 진정한 민주공화국뿐 아니라 외세의 부당한 간섭에서 벗어나 국가로서의 체면과 위상 회복, 남북 간의 평화와 화해를 통한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통일 정신으로 이어진다”며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여러 번 언급했다. 또 이날 미사에서 그는 “남북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국민 서명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북측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북측의 자세 변화 또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북측의 자세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화를 해야 하고 .... 인도주의적, 상업주의적, 문화 학술적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하며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김 대주교는 이번 특별대담에서 대화 이전에 (무력도발, 핵 개발 등) 북한의 태도 전환이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 “상호 신뢰의 문제”라며,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화를 해야 하고, 대화와 교류협력 강화가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준비단계”라고 말했다.

또 한미동맹과 관련, “한미동맹은 우리나라와 미국 양국 모두를 위해 필요하고, 한미 간 상호 신뢰와 동맹 관계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한미 협력을 위한 평화협정을 한다면 미국에도 이익일 것”이라며, “남북간 평화공존이 이뤄진다면 군수산업 이익보다 몇배다 더 많은 이익이 미국에 돌아갈 것이고, 동시에 남북에도 도움이 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된다”고 말했다.

   
▲ 김희중 대주교는 지난해 12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광주대교구부터 남북 평화협정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김 대주교는 한반도 평화 조성을 위한 과정에서 특히 철학 없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걱정했다. 그는 평화협정을 두고 북한의 주장을 따라간다고 반대하거나 상대편을 ‘좌익’으로 모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따라서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언론도 평화협정에 따르는 순기능과 유익성을 정확하게 알려, 현명한 판단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 대주교는 지난 5월 15일 5.18민주화운동 기념미사에서 밝힌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 진행에 대해서도, “다른 교구와도 당연히 연대할 것이며, 광주대교구가 먼저 시작한다면 전적으로 함께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천주교 차원의 방북 계획도 밝혔는데, 김 대주교는 “방북이 필요하고 가고 싶다”며, “북측에서 초청을 해왔고, 정부와 조율이 되면 가까운 시일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희중 대주교는 대구대교구의 조환길 대주교 등과 함께 지난 2015년 12월 초 북한을 방문했으며, 이는 주교회의 의장으로서는 분단 70년 만의 첫 방문이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민 공감대 형성, 종교의 역할 크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한 평화협정에 대한 김희중 대주교의 이같은 입장을 두고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대화와 화해, 평화협정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은 옳은 일”이라며 환영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시민의 지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들이 평화를 간절히 바라게 만드는 것은 국경을 넘어 보편적으로 사랑, 평화, 정의를 지향하는 종교가 전쟁으로 전쟁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김 대주교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 폐기 등을 선행조건으로 내세우는 입장을 지적하면서, “그런 문제를 근거로 평화협정 논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핵 문제와 북미협정, 남북 평화협정을 병행해서 논의해야 한다. 단계적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군사용보다는 협상용으로 볼 수 있으며, 서방세계가 북한을 압박, 제재하면서 오히려 핵 개발이 발전했다며, “북핵 폐기와 북한 체제유지, 경제 지원을 동시 이행하기로 한 2005년 ‘9.19공동성명’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간 평화협정의 당사자는 남한과 북한 정부여야 하며, 미국이나 중국은 협조자나 보장자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1953년 맺었던 정전협정은 그야말로 전쟁의 일시 중단이고, 평화협정은 사실상 ‘종전 선언’이라며, “전쟁을 문서상으로 종결하면서 동시에 군사, 국제정치의 차원으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평화협정보다는 ‘평화 체제’의 선언이 필요하다. 그래야 한반도의 평화가 입체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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