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90년대 노동사목, 프라도회 양성 헌신

▲ 오영진(올리비에 드 베랑제) 주교. ⓒ정현진 기자

‘한국 프라도사제회의 산파’ 역할을 한 오영진 주교가 5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78살.

프랑스 출신인 그의 본명은 올리비에 드 베랑제(Olivier de Berranger)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오 주교의 부고를 알리며 장례식이 프랑스 생드니에서 5월 29일 오후 2시 30분에 거행된다고 밝혔다.

그가 프라도사제회 양성과 노동사목에 헌신했던 한국에서는 5월 27일 오전 11시, 서울 대방동 성당에서 추모 미사가 봉헌된다.

2015년 발간된 “한국 프라도사제회 40년”에 따르면 오 주교는 1938년 프랑스 쿠르브와에서 태어나 1964년 서품된 프라도회 사제다. 첫 번째 한국 프라도 사제 이용유 신부 양성을 맡으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프라도사제회는 가난한 사람들의 복음화를 위한 ‘가난한 사제단’이 되고자 노력하는 교황청립 재속 사제회다. 즉, 청빈 서원을 하는 수도회와 달리 교구 소속 사제는 청빈의 의무가 없지만 개별적으로 청빈한 삶을 살고자 하는 교구 사제들의 모임이다. 한국 프라도사제회에는 서약 회원 100여 명이 있다.

프랑스 베르사유 교구 소속이던 그는 1976년 9월 1일 김수환 추기경의 초청으로 서울에 왔다. 그는 1976-93년 한국 가톨릭노동장년회를 지도했고, 도림동, 구로동, 종로, 옥수동 성당에서 노동사목과 프라도 사제 양성을 위해 일했다.

1993년 베르사유 교구로 돌아가 1994년 로마 교황청 전교회 프랑스지부장을 맡은 뒤, 1996년 프랑스 생드니 교구 주교로 임명됐다.

사제수품 50주년(금경축)을 맞아 2014년 한국에 왔던 오 주교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노동자, 청년, 사제들과 나눴던 많은 것들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한국 사회가 많이 변하고 엄청난 움직임이 있지만, 사람들은 정 많고 소박한 그대로”라면서 “갈등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서로 믿는 마음이 많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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