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한국교회
한국 프라도 사제회 ‘자립’가난하게 살려는 교구 사제 모임

가난한 사람들의 복음화를 위한 ‘가난한 사제단’이 되고자 노력해 온 한국 프라도 사제회가 11월 23-25일 세종시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자립’이 이뤄졌음을 선포했다. 한국 프라도사제회는 1975년에 설립돼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이번 총회는 한국 프라도사제회가 ‘자립 프라도’로서 여는 제1차 총회가 됐다. 74명이 참석한 총회에서는 4년 임기의 새로운 한국 책임자로 한영수 신부(대구대교구)를, 평의회원으로 최준규(서울대교구), 류지현(대구대교구), 조진무(광주대교구), 강전용(대전교구), 류달현(의정부교구) 신부를 선출했다.

   
▲ 한영수 신부. ⓒ강한 기자
프라도 사제회는 “수도회”로 오해하기 쉽지만,  프랑스 출신 복자 앙투안 슈브리에 신부가 1860년에 만든 교황청립 재속 사제회로서 교구 사제들의 공동체다. 프라도 사제들은 수도회가 아닌 각 교구 소속이 된다. 예수의 ‘가난’을 본받아 가난한 사람들과 똑같이 되려고 노력하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수도자들은 청빈, 정결(독신), 순명, 세 가지 서원을 하지만 교구 사제들은 사제가 될 때 정결과 순명 서원만 한다. 따라서 ‘청빈’의 의무는 없으나 이러한 교구 사제들 가운데 특히 더 청빈 생활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프라도사제회다.

국제본부의 지휘, 감독 아래에 있었던 예전과 달리 자립 프라도가 되면서 한국 프라도사제회는 수도회의 관구나 지부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 이제는 국제 총장이 아닌 한국 책임자가 장상 역할을 하게 되며, 서약 청원서를 국제 평의회에 보내지 않고 한국 평의회에서 스스로 심사하는 등 회원 양성도 자체적으로 하게 된다.

한영수 신부는 25일 총회를 마친 뒤, 이제 자립하여 ‘어른’이 된 한국 프라도사제회가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서 자리잡기 위해 4가지 방향을 정했다고 천주교계 언론사들에 설명했다.

“우리의 성소를 더 충실히 살아가고 삶을 활성화하는 것이 첫째고요. 다음으로 저희가 양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양성을 좀 더 재정비하고 단계를 체계화하고, 한국 사회에 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세계 여러 지역의 프라도와 영적 유대를 강화해 우리가 다른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다른 교회로부터 많이 배우면 좋겠고요. 넷째, 대외적 활동을 강화해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연대하며 프라도의 카리스마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최근 한국의 프라도 사제들은 가난한 이들의 삶에 동참한다는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한영수 신부는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프라도 신부들은 검소하고 가난하게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실천이 과거에는 더 분명하게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식복사’나 자동차 없이 지냈던 사제들의 예를 들었다. 한 신부는 이러한 노력을 프라도사제회 전체가 똑같이 실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것에 만족하라”는 창설자의 가르침에 따라 각자 가난의 방법을 택해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신부는 “신부가 아무리 가난하려고 해도 진짜 가난한 사람만큼 가난해지지는 못한다”면서도 “되도록 같은 조건에 서기 위해 더 가지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교구에서 정식으로 주어지는 것 외에는 받지 않고 모든 성무 집행을 무상으로 하는 것이 프라도 사제들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제가 다가가는 것은 더욱 쉽지 않지만, 동료 사제들과 함께 노력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총회에 참석하고자 방한한 국제 총장 미셸 델라누아 신부도 25일 기자들과 만나 “총회에 함께해서 기뻤고, 특히 한국 프라도의 젊음을 보며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프라도회의 성장, 주교들과 프라도 신부들의 친교가 잘 되고 있는 것을 보며 프라도가 한국 교회 내에 잘 뿌리내린 것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프라도 사제들에게 겸손과 단순함, 그리고 항상 복음을 자신의 양식으로 삼아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갈 때 자신의 가난을 갖고 가야 한다”며 “그 가난은 우리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풍요로움”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프라도 사제는 59개 나라 1300여 명이며, 한국 프라도사제회에는 서약 회원 100여 명이 있다. 그뿐 아니라 사제회의 ‘영적 가족’으로 프라도 수녀회, 자매회, 평신도 모임이 있으며, 신학생과 사제들을 위한 관심자 모임도 있다. ‘프라도’(Prado)는 원래는 리옹 변두리의 하층 젊은이들이 모이던 댄스홀의 이름으로, 슈브리에 신부가 1861년 이 건물을 사들여 성당과 기숙사를 짓고 가난한 젊은이들을 위한 종교교육을 시작했다. 지금 이 자리는 프라도 사제회 국제본부가 됐다.

   
▲ 11월 25일 한국 프라도사제회 총회를 마치고 봉헌한 미사 중 새 책임자 한영수 신부와 평의회원들이 국제 총장 미셸 델라누아 신부의 격려와 당부를 듣고 있다. ⓒ강한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강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