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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표본집계 결과 - ‘천주교’ 분석(보완)[박문수의 교회와 사회 - 52]

- 천주교 이탈자 증가의 원인

지난 원고와 그 이전의 분석에서 정리되지 않았던 것을 그 사이 여러 전문가와의 토의를 거쳐 수정하게 되었다. 그동안 분석이 매끄럽지 않아 아쉬웠던 차다. 좋은 의견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이번에 나타난 결과가 갑작스러운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지난 삼십 년 동안 변화들이 누적되었다가 최근에 이르러 분출한 것이리라.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이제부터 원인을 다시 정리해 본다.

첫째, 한국과 같은 종교다원사회에서는 ‘종교 간 이동’(switching), 무종교인이 새롭게 종교를 갖는 현상인 ‘개종’(conversion)이 활발히 일어나고, 그에 대한 편견이나 적대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점이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천주교로부터 이탈(신앙 포기 외에 이웃 종교로 개종하는 현상까지)하는 일이 자유롭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스위칭과 개종이 활발한 한국과 같은 종교 문화 조건은 종교적 이탈에 허용적 입장을 갖게 한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미디어 환경이 다양해져 이웃 종교에 대한 정보 습득이 쉬워졌고 비교도 자유로워졌다. 일례로 케이블 텔레비전은 여러 종교 방송들의 채널들을 연속적으로 배치해 채널돌리기(zapping) 과정에서 쉽게 이웃 종교 방송에 노출되게 하였다.

신자들의 입교 동기가 절실하지 않아 천주교 신자들은 이러한 한국의 종교문화적 특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4 한국인의 종교’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천주교 신자는 “신앙 의식이나 종교적 참여 면에서 열성적인 개신교인과 비종교인에 가까운 불교인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한국 갤럽, 같은 책, 135쪽)

이 조사와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조사(2017)에서도 지난 이십 년간 신자들의 다원주의적 종교의식이 더 커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둘째, 종교사회학적으로도 이탈 원인을 설명해 볼 수 있다. 종교사회학자들은 한국 종교들에서 개인화, 사사화(privatization) 경향이 커진 것을 이유로 든다. 이 경향은 신자들이 과거와 달리 제도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태도가 강해져 종교 소속은 유지하면서도 그 종교 안에서 아무 활동을 하지 않거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일부 활동에만 참여하고 다른 요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태도를 가리킨다.

특히 연령으로는 20-40대, 학력에서는 고학력 신자 층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도 40대 이하의 종교인구 감소폭이 전체 연령대 평균을 상회했는데 천주교도 이 흐름에서 예외이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분석해 보면 ‘입교자’ 기준이긴 하지만 50대 이상이 거의 해마다 50퍼센트포인트 이상 증가한데 반해, 40대 이하는 정체 내지 감소였다. 입교 상황이 이러했던 것처럼 이탈자들 가운데 이 연령대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일도 특별한 현상은 아닐 수 있다.

종교학자 윤승용은 1990년대 이후 즉 “민주화 시대 신앙 대중은 종교 외적 요인에 의해 자신의 종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방식과 신앙 취향’에 따라 종교를 선택한다. 여기에 대응해 종교는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고 내부의 종교적 합리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밖에 없다.” (같은 책, 136쪽)고 분석한다.

이 말에서 두 가지를 추론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입교 희망자들이 ‘삶의 방식과 신앙 취향’에 따라 종교를 선택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개종자들이 과거와 달리 종교를 선택할 때 그리 진지하지 않고 대신 언제든 그만두거나 다른 종교로 옮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식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다중 소속, 즉 여러 종교에 소속하는 형태들도 등장하고 있다. 강한 소속감에 기초하여 정체성을 강화하는 과거의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소속을 포기하고 여러 종교의 장점을 고루 향유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이러한 흐름에 종교가 특히 천주교가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고 내부의 종교적 합리성과 효율성을 재고’ 하여 이탈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였느냐는 것이다. 즉 변화되는 상황을 빠르게 정의하고, 그에 상응하는 납득할 만한 답변을 해 왔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있다. ‘그렇지 못했다’.

셋째, 최근 삼십 년간 급속히 진행된 세계화가 큰 영향을 주었다. 이는 한국인의 삶의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특히 인구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가톨릭교회의 근간인 속지주의가 약화되고 속인주의가 강해졌다. 앞의 두 번째 경향과 그 경향에 예민한 20-40대 초반까지의 이동이 여러 이유로 크게 늘어났다. 잦은 이동으로 소속과 정주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게다가 이들의 삶이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심리적 안정을 누리기도 어려워졌다. 이것은 종교를 더 필요로 하는 상황이지만 이들은 종교 대신 스마트폰, 케이블티브이, 인터넷, 다양한 취향집단 참여 등을 선택하였다.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상대주의적 의식도 더 강하게 갖게 되었다.

고령 세대의 냉담도 이 연령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늘었다.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한 신자들도 냉담대열에 합류하였다. 이는 권태 이론과 같이 개인의 심리적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넷째, 지난 이십 년간 급속히 변모한 가구 구조가 큰 영향을 주었다. 1990년 9.0퍼센트였던 1인 가구 수는 2015년에 27.1퍼센트로 증가하였다. ‘1인 가구’는 종교 선택, 종교(신앙) 생활에서 가족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와 같은 가족 중심의 자기 확인식 종교 조사에서 신자 인구 감소를 초래한 원인이 되었다. 가족 중심의 조사라는 것은 미국처럼 개인이 하지 않고 가장이 조사에 응하고, 이때 다른 가족구성원이 냉담이거나 이탈한 경우에도 신자라고 기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인구총조사에는 신자수가 많은 것으로 잡히는데, 이들이 본당에 나오지 않으므로 미사나 판공성사 참여율에는 잡히지 않는다. 반면 불교는 개별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므로 조사 때 본인만 체크하기 때문에 숫자를 부풀리기 어렵다. 이러한 점으로 천주교와 개신교 같이 가족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는 종교들이 불교보다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혼의 증가, 이로 인한 가구 구조 변화도 가족 중심의 신앙생활을 지향하는 천주교에 불리하게 작용하였다. 이처럼 급속하게 진행되는 한국 사회의 변동이 천주교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다섯째,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사목적, 신학적, 교회적 실천도 냉담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영세 초기 신자들을 교회에 안착시키지 못하는 관리구조, 고해성사만을 중심으로 하는 냉담자 판별기준, 취약한 신자 재교육 구조, 신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목 대응 방식 등이 이에 속한다.

천주교신자 일반이 갖는 편의적 신앙 태도도 원인이다. 특히 교회의 가르침과 삶을 깊이 내면화하려 하지 않는 소극성이 문제다. 종교 선택 동기가 적극적 가치 또는 개인적 선택보다 마음의 평화와 같은 덜 종교적인 동기들, 개인보다 가족의 권유 내지 압력에 영향을 받아 자기 결정의 영향이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까닭이다.

여기에 급격한 신자 인구 증가, 교회의 대형화, 신자 계층구조 변화(중산층화), 그로 인한 구교우 문화의 쇠퇴와 중산층 중심의 교회문화 형성, 신자 증가와 반비례한 교회의 사회적 역할.... 등도 지난 기간 이탈자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종교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원인을 그동안 연구자들이 계속 분석해 왔듯이 ‘세속화’와 ‘영성의 시대’로 대변되는 ‘탈 제도적 종교성’의 확대로 본다. 이 외에도 기성 종교들이 감당하거나 부응할 수 없는 사회적 요청들이 많아진 측면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본다. 이 가운데 어느 원인이 더 컸을 것이라 특정할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기성(제도) 종교들이 이 탈 제도적 종교성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리라는 점이다.

[박문수의 교회와 사회]는 필자 사정으로 2017년 5월 12일(금)부터 다시 연재됩니다.

 
 
박문수(프란치스코)

신학자,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장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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