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개혁법안들 손 놓고 대선만 신경

가톨릭 농민 백남기 씨(임마누엘) 사망 사건에 대한 특검 실시를 촉구하는 26만여 명의 서명이 국회에 전달됐다.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 손영준 사무총장,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은 2월 8일 오전 국회 민원지원센터에 박스 7개에 나눠 담은 26만 255명의 서명지를 제출했다.

이 자리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특검 법안의 빠른 통과를 요구하는 청원서에 정현찬 회장이 대표로 서명했다.

▲ 2월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백남기 특검의 빠른 실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한 기자

백남기 씨는 2015년 11월 14일 서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 행사 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열 달 넘는 투병 끝에 2016년 9월 25일 숨졌다.

정현찬 회장 등은 서명지 제출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남기 농민 특검안은 지난해 야 3당이 제출하였으나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재 안건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은 "직접 물대포를 발사했거나 지시했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고 있다"며 "매우 통탄할 노릇"이고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 5월 대선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끝없이 늦춰질 수 있다"며 "반드시 2월에 특검이 실시될 수 있도록 모든 정당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백남기 특검, 방송장악 방지법, 성과퇴출제와 사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 등 6가지는 탄핵, 대선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은 도대체 야당과 국회는 뭐하나 말한다"며 "(야당이 과반수가 넘으니) 국회에서 결의만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은 "박근혜 정권 하에서 국민들이 억울하게 당했던 아픔을 치유하지 않고 대선을 치른다면 그 이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백남기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국민을 또 물대포로 죽여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백남기 사건은 가해자가 명백하고 책임 있는 경찰관에 대한 고소도 있었지만 아무 조치가 없다는 것이 의문스럽다며, 반면에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뒤 1500명 넘는 시민이 조사와 재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대로 조사와 처벌이 이뤄졌다면 특검까지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 2월 8일 오전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백남기 특검 실시를 촉구하는 26만여 명의 서명지를 국회 민원지원센터로 옮기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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