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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평화의 소녀상 강제 철거[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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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9  11: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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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8일은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염원과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일본과 밀실에서 매국적 위안부 합의를 강행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부산 시민들은 동구청에서 ‘소녀상 건립 막는 일본 앞잡이 동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시민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초량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제1263차 수요시위를 진행하고 동구 소재 일본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였습니다. 그러나 평화의 소녀상은 공권력과 동구청에 의해 설치 4시간 만에 강제 철거되고 말았습니다.

   
▲ 2016년 12월 28일 오전 11시 부산 동구청에서 소녀상 건립을 막는 동구청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장영식

평화의 소녀상은 굴욕적 위안부 합의 후 전국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되어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소녀상 건립기금을 마련하였습니다. 부산에서도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서포터즈들의 활동과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소녀상 설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동구청장은 동구에 있는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건립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불법설치물과 도로교통 방해 등이 형식적 이유였습니다.

   
▲ 부산 시민들은 제1263차 수요시위를 마치고 일본영사관 후문 앞에서 경찰의 강력한 제지를 뚫고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였다. ⓒ장영식

그러나 일본영사관 앞의 소녀상 건립은 일본영사관의 거센 반대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모리모토 야스히로 영사가 11월 28일자로 중구청장에게 보낸 공문에 의하면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되는 것은 일본에 대한 배려를 매우 소홀히 하는 행위로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또한 정발장군공원 등 영사관 주변의 설치라고 하더라도 부산시와 일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일반관계의 전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여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영사관의 주변에 소녀상이 설치된다면, 한일 간의 외교문제를 포함하여 상당히 큰 영향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영사관 주변의 어떠한 장소에도 소녀상이 설치되지 않도록 각별히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하였습니다.

   
▲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한 뒤 부산 동구청 직원들이 경찰의 협조 속에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부산 시민들과 청년 학생들을 끌어내고 있다. 이때 부산 동구청 남자 직원들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도 않은 채 여성의 몸에 손을 대고 끌어내는 등 불법적 폭력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장영식

이날 경찰과 동구청의 소녀상 강제철거와 관련하여 김진숙 지도위원은 SNS를 통해 “70여 년 전 소녀들이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갔고 오늘 소녀상이 한국 경찰에게 강제로 끌려갔다. 소녀상을 지키며 울부짖던 수십 명이 함께 끌려갔다. 박근혜가 당사자들을 짓밟고 많은 사람들에게 수치감을 안긴 한일 야합 1년 곳곳에 박근혜의 적폐가 도사리고 있다”고 개탄하였습니다.

부산 녹색당도 “시민과 학생들을 폭력적으로 강제 연행한 경찰과 동구청을 강력 규탄한다. 또한, 소녀상 건립 추진을 위해 싸우는 시민들의 정당하고 평화적인 싸움에 함께할 것이며, 굴욕적인 일본군 ‘위안부’ 합의 전면 무효화를 위해 싸울 것이다.”는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 부산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인 박철 목사는 부산 동구청 직원들의 폭력적인 행위에 항의하며 진입을 막고 있다. 박철 목사는 이후 동부서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발에 밟히는 등 부상을 입고 봉생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다. ⓒ장영식

올해에도 7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돌아가셨습니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의 합의문은 할머니들에게 2차 가해였습니다. 이로 인해 할머니들은 전에 없던 슬픔과 아픔 속에서 통한의 한 해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따라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도 없이 당사자들과의 협의도 없이 이루어진 밀실 합의는 즉각 폐기함이 마땅합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 또한 존재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30여 명의 시민과 청년 학생들이 동구청 직원들과 경찰에 끌려나오고, 마지막 남은 시민들이 소녀상을 끌어안고 강제 철거에 항의하고 있다. 부산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마련된 소녀상은 우여곡절 끝에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지 4시간 만에 강제 철거되었다. 이 과정에서 10여 명의 시민과 청년 학생들이 경찰서에 연행되었고, 부상자도 나왔다. ⓒ장영식

부산 동구청은 강제 철거한 평화의 소녀상을 즉각 시민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또한 강제 철거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폭력적 철거에 대해 그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할 것입니다. 누구의 지시에 의해 소녀상을 지키던 시민들과 청년 학생들을 끌어내고 동부서로 연행했는지 그 책임자를 밝혀 처벌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올곧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평화의 소녀상은 가해자인 일본 영사관 앞에 세우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 부산 시민들의 힘으로 제작된 평화의 소녀상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강제 철거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문제는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다시 한번 각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해자의 공식 사과도 없이 당사자들과의 협의도 없이 이루어진 매국 합의문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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