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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쫓겨나는 사람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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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5  10: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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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도라'가 화제입니다. 지진으로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는 재난을 그린 영화입니다. 가장 극적인 것은 그 재난을 막아 내기 위해 비장한 모습으로 핵반응로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전문가’ 집단은 정보를 차단하고 왜곡하고 조작하기에 급급합니다. 비록 영화 속 이야기지만,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희생을 당해야 할까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리해안길에는 ‘골매 마을’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1969년 고리 핵발전소 건설로 조상 대대로 살아 왔던 고리를 떠나 뿔뿔이 흩어졌던 사람들 중에 40가구가 골매 마을로 집단 이주하였던 곳입니다. 그들은 저 멀리 잃어버린 고향인 고리포구를 바라보며 50년 가까이 살며 삶의 터를 일구었습니다.

   
▲ 잔혹했던 한국의 핵발전 때문에 평생을 핵발전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두 번이나 쫓겨나는 사람들의 고향 잃은 원한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곳이 골매 마을입니다. ⓒ장영식

2000년, 신고리 핵발전소 건설로 다시 집단 이주가 논의되었습니다. 한수원과 보상 협의가 진척되지 않고 갈등만 깊어졌습니다. 그 사이 고리 원주민 1세대들은 거의 대부분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전기 공장 하나가 세워지는 것으로만 알았던 사람들은 정부에 속고 언론에 속고 한전에 속고 한수원에 속았던 것입니다,

50년 가까이 핵발전소를 안고 살아 왔던 사람들이 다시 골매 마을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들이 집단이주할 신암리 해변가에서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토목공사가 끝나면 제2의 고향이었던 골매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핵발전소 때문에 두 번이나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이 집단 이주할 신암리 해변가에서는 고리 핵발전소와 신고리 핵발전소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고리를 떠난 50년의 세월과 그 이후의 삶에서조차 핵발전소 그림자가 그들을 떠나지 않고 마치 돌문어처럼 모질게 달라붙어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이 살아갈 곳은 활성화 단층인 일광단층이 있는 곳입니다.

   
▲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골매 마을에서 작업을 하였던 졸저 "골매마을"이 사진전문출판사인 눈빛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장영식)

고리와 신고리 핵발전 단지에는 7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1기의 핵발전소가 2017년 상반기에 가동 예정입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2기의 핵발전소가 건설 예정입니다. 이곳은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 밀집 지역이며, 세계 최대의 인구 밀집도가 있는 곳입니다. 이곳의 반경 30킬로미터 안에는 부울경 주민 34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에 잔혹한 핵발전 때문에 고향을 잃고 고리에서부터 쫓겨났던 사람들의 원한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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