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인 허용법안 논란

타이완 가톨릭 신자들이 동성혼인법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난 주말, 타이완에서는 20만 명이 넘는 대중이 현재 의회에 발의된 동성혼인 허용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타이완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 혼인을 허용하는 국가가 된다.

이번 시위에는 타이완주교회의 사무총장 천커 신부가 가톨릭교회를 대표하여 불교, 개신교, 도교 대표 등과 더불어 참여하고 연설도 했다.

천 신부는 남성과 여성의 성관계는 생식과 연관이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람들이 “무분별”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정상인으로서 동성 혼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어느 날 자기가 결혼하고자 할 때 동성애 운동가가 이렇게 물을 것이다. ‘우리와 함께하지 않았나요? 우리의 권리를 위해 항의하고 싸우지 않았었나요? 왜 동성애 파트너를 만들지 않나요?’라고.”

하지만 그의 발언에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거부감을 나타내며, 그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고 논리도 빈약하다고 지적한다.

톈 이냐시오는 12월 5일자 <핑궈르바오>에 쓴 글에서 천 신부의 발언은 현실과 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천 신부의 주장은 수준 이하이며, 젊은 가톨릭 신자들의 의견을 묻거나 하지도 않았다면서, “천 신부 같은 이들이 이 문제에 제대로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을 바오로라고만 밝힌 타이베이의 한 가톨릭 청년은 많은 청년들은 천 신부의 표현을 듣고 실망했다고 했다.

“우리 대부분은 교회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추려지지 않은 정보, 공격적 언사와 인신공격을 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

그는 중년층과 노년층 신자들은 천 신부와 같은 교회 인사들의 표현을 지지하지만 젊은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의견이 다른 것은 보기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 일은 지난 수십 년간에 가장 심각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문제다.”

▲ 12월 3일 타이베이에서 수녀들이 동성 혼인 법안에 항의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UCANEWS)

이번 법안은 타이완 의회에서 제2차 독회를 할 참이다. <핑궈르바오>가 11월 17일에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13만 5000여 명이 이 법안을 지지한 반면 4만 7000명이 반대했다.

한편, 타이완주교회의는 11월 22일 이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교들은 모든 사람은 성적 성향이 어떠하든지 그의 존엄은 존중과 대우를 받아 마땅하고, 공의롭지 못한 차별과 침범, 폭력을 당하지 않아야 하며, 이들 가정과 함께함으로써 하느님의 그들 삶을 향한 뜻을 따라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교황권고 '사랑의 기쁨'에 따라 동성애자의 결합은 하느님의 혼인과 가정과 유사하다고 볼 이유가 절대 없다고 말했다.

타이완주교회의의 공식 명칭은 “(중국) 천주교 타이완지역 주교회의”(Chinese Regional Bishops’ Conference)다.

기사 원문: http://www.ucanews.com/news/church-in-taiwan-split-on-same-sex-marriage/7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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