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조물 보호 기도의 날’, 전 교회적 성체조배

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가톨릭교회가 지내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9월 1일) 담화문을 내고, 환경보호가 신앙의 핵심 과제가 되려면 기도와 전례 안에서 그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돈 신부(생태환경위 총무)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에 따라 성체조배를 중심으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지내게 된다. 담화문은 좀 더 구체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기도의 날을 ‘한 시간 성체조배’의 방식으로 거행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성체조배는 축성된 빵의 형상인 예수 그리스도의 몸 앞에서 개인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흠숭과 존경을 표현하는 예배를 뜻한다.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는 9월 1일 오후 8시에 성체조배를 예정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오후 6시 명동성당 파밀리아채플에서 이웃종교 평신도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지구를 위한 범종교 기도 모임’을 연다.

이재돈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인터뷰에서 교회의 환경운동이 신자들 사이에 자리잡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기도와 전례 안에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도와 전례 안에 환경 문제, 피조물 보호라는 주제가 들어와 신자들의 의식을 바꾸고 함께 나아가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2015년 11월 천주교 주교들이 사목 현장 체험을 위해 방문한 낙동강 중류의 공사 현장. ⓒ강한 기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가 내놓은 이번 담화문은 8월 16일 주교회의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이에 덧붙여 주교회의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성체조배를 위한 문서, 영상 자료도 17일 배포했다.

생태환경위는 담화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그동안 신자들이 배운 교리와 비교해 새로운 가르침이라고 평가하며, 기도의 날을 계기로 이 회칙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생활화하자고 주장했다. 또 위원회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피조물은 하느님이 쓴 “소중한 책”이라는 '찬미받으소서' 85항을 인용하며, “피조물이 성경과 함께 하느님의 계시를 드러내는 두 권의 책이라는 가르침은 우리 교회의 오래된 전통적인 가르침이지만 그동안 우리 신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가톨릭교회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지정해 올해로 두 번째다. 이날은 원래 정교회가 기념하던 것으로, 정교회는 교회력으로 새해 첫날인 9월 1일 예배에서 모든 피조물을 위해 기도해 왔다. 올해 주교회의가 제공하는 성체조배 문서 자료에서도 노래로 바치는 ‘정교회 전통에 따른 본기도’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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