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미세먼지, 재생에너지, 살균제 피해 등 언급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이름으로 환경의 날 첫 담화문이 18일 발표됐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지난 3월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만들어졌는데,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산하에 있던 ‘환경소위원회’가 격상된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정평위가 환경의 날 담화문을 냈었다. 환경의 날은 6월 5일이다.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담화문에서 기후변화, 미세먼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등 구체적 현안을 언급하며, 지구를 돌보는 일에 적극 참여하자고 촉구했다.

강우일 주교는 지난해 11월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이 그동안 가톨릭교회가 촉구해 온 가난한 나라와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 노동 정의, 지속가능한 생활 양식의 추구 등을 제시해 희망적 전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파리협정은 195개 나라가 모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도까지 제한할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며, 미세먼지의 50퍼센트 이상이 경유자동차와 석탄화력발전소 등이 국내에서 배출되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경유차가 도시로 들어올 때 벌금이나 통행세를 부과해 도심의 미세먼지 문제를 개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도로 다이어트’나 ‘차량 운행 요일제’와 같은 교통 수요 관리와 경유차 관리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화석에너지와 핵에너지 위주의 옛 발상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개발에 노력해야 하며, 그리스도인부터 가정, 학교, 직장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가 진행하는 가톨릭 유아생태교육 10주년 기념행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자료사진)

뿐만 아니라 강 주교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 산업계, 학계가 화학물질 관리에 얼마나 무관심과 무대책으로 일관했는지 잘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화학물질의 체계적 관리가 안전한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담화문을 본 녹색당 이유진 공동운영위원장은 파리협정이 한국에서 거의 관심을 못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언급을 반가워했다. 이어 정부 정책에서 화석과 핵을 벗어나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는 정말 중요하다고 공감했다. 

또 이 위원장은 이 담화문이 최근 미세먼지나 가습기 살균제에 직접 피해를 받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세먼지나 화학물질의 피해자 중에는 사회적 약자가 많고, 강한 규제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위기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진 위원장은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통한 인식의 확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불교에서 100개 교당에 햇빛발전소(태양광)를 설치한 것을 예로 들면서 교회 안에서 교육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더 큰 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스웨덴 스톨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제정됐다. 유엔인간환경회의는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한 첫 국제회의였다. 우리나라는 1996년 환경의 날을 법정기념으로 제정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