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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은 더러운 에너지입니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핵발전소를 가동하면 당연히 핵쓰레기가 나옵니다. 이 핵쓰레기를 저장하기 위해 ‘어디에서 어떻게 언제까지 저장할 것인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핵쓰레기장 건설을 위해 정부는 7월 25일 제6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관리 기본계획과 미래 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 추진전략을 심의하고 확정했습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황교안 국무총리는 “원전 규모가 확대되고 운영 실적이 쌓임에 따라 방폐물 관리라는 과제가 우리에게 남겨졌다”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민과 소통해 고준위 방폐물 관리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2028년까지 고준위 방폐물의 중간저장과 영구처분 부지 선정, 2035년 중간저장시설 가동, 2053년 영구처분시설 가동’을 골자로 한 로드맵을 지난 5월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습니다. 월성, 한빛, 고리 핵발전소의 임시 저장시설은 중간 저장시설이 가동되기 시작하는 2035년까지 활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계획인 셈입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7/25/0200000000AKR20160725075700001.HTML?input=1179m)

   
▲ 고리 핵발전소 1-4호기의 모습. 지역주민의 반대 속에 강행되는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건식저장시설) 증설 계획은 전면 중단되어야 합니다. ⓒ장영식

이에 따라 연내 경주 월성 핵발전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저장시설이 착공될 예정입니다. 이는 월성 핵발전소 내 저장시설이 오는 2019년 꽉 차기 때문으로 더는 임시저장시설 착공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또 월성 핵발전소에 이어 2024년 저장시설이 포화되는 전남 영광군의 한빛과 부산 기장군의 고리 핵발전소도 이르면 2018년 임시저장시설을 짓게 됩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불신과 방폐장 입지를 둘러싼 국민 저항이 거세지자 편법으로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결국 핵발전소가 있는 곳에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핵발전소 부지를 사실상 고준위방폐장 겸용으로 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녹색당은 “우선 국가 차원에서 탈핵을 선언하고, 위험한 사용후핵연료를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공론화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부지공모, 부지선정, 주민의사확인, 부지심층조사 등 추진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위 두 가지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기본계획 구현은 요원할 것이라 확신한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실행이 필요한 순간이다”고 논평했습니다.

   
▲ 경주 월성 핵발전소 안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저장시설이 올해 안에 착공될 예정입니다. ⓒ장영식

환경단체 에너지정의행동도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핵폐기물 문제가 나올 때마다 시급성과 필요성만 강조했을 뿐, 정작 핵발전소 인근 주민이나 시민사회와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지역주민 반대 속에 강행되는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건식저장시설) 증설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주축이 된 국회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도 27일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해 "고리, 월성 등 기존의 원자력 시설 부지에 고준위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사용 후 핵연료에서 나오는 고준위방사성 폐기물은 수만 년 동안 방사선을 배출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더러운 쓰레기"라며, "임시저장소라고 해서 핵폐기물의 위험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지역주민의 불안이 덜어지는 것도 아니다", "부산, 울산, 경남 주민들이 기왕 원전을 떠안고 있으니 핵쓰레기장까지 자동 용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라면서 정부는 핵발전소 지역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시설을 건설하려는 향후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주민 의견을 사전에 수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악마의 유산이 될 것이 분명한 핵발전소와 핵쓰레기장 건설을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장영식

핵발전이 안전하고 깨끗하며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는 말은 거짓입니다. 핵발전은 사고가 나면 사상 유례가 없는 참사를 불러오는 인류의 재앙입니다. 우리는 이를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목격했습니다. 핵발전은 깨끗하지 않고 더럽습니다. 핵발전을 통해 나오는 핵쓰레기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도 수만 년을 땅속 깊은 동굴 등에서 영구 저장할 방법은 없습니다. 이 쓰레기 처리 비용까지 생각하면 결코 효율적이지도 않고 경제적이지도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핵쓰레기를 현 세대가 안고 가지 못하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 주어야 합니다. 악마의 유산인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문제는 단 한 가지뿐입니다. 더 이상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핵발전소는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우리는 미래 세대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바꾸어야 합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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