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대변인 성명, 사라 추기경 발언 해명

최근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 로베르 사라 추기경의 발언을 두고, 가톨릭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사제가 바라보는 방향이 바뀌지 않는가 하는 “오해”가 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관해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가톨릭교회의 전례에 관한 (교황을 제외하고) 최고책임자인 사라 장관은 지난 5일 런던에서 열린 한 전례 관련 회의에서 올해 대림절부터 모든 사제가 “동쪽을 보고”(ad orientem) 미사를 집전하자고 발언한 바 있다.

(편집자 주- 가톨릭 성당은 입구가 서쪽에, 제대가 건물 동쪽 끝에 있는 모습으로 짓는 관습이 있었으므로, “동쪽을 보고”는 실제 방향과 상관없이 “사제가 제대가 있는 벽 쪽을 바라보고”라는 뜻이 되었다. 이때 제대는 지금처럼 사제와 회중 가운데 놓이는 것이 아니라 벽에 붙어 있으므로, 사제는 제대와 회중 사이에 서서 제대를 향하고 미사를 집전하고 회중에게는 등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뒤 미사 개혁에 따라 사제가 신자를 마주보고 미사를 집전할 수 있도록, 전 세계의 수많은 가톨릭 성당은 제대의 위치를 사제와 신자 사이로 바꾸었다. 이는 신자들이 미사 성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주님께서 하느님백성 가운데 현존하심을 더 명확히 드러내려는 뜻이었다.)

현재 대개의 가톨릭 미사는 예전과 달리 제대를 가운데 두고 사제가 회중을 마주 보는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교황이 9일 사라 추기경을 만나 오는 대림절에 적용될 아무런 새 전례 지침이 없을 것임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사라 추기경은 미사 집전의 존엄에 관해 언제나 관심이 깊고 이는 올바르다.”
“그가 마치 미사의 통상 전례와 회중을 바라보는 미사 집전에 관해 역대 교황들의 발언과 전례 규정들에 현재 들어 있는 바와 다른, 새로운 조치들을 발표라도 한 것처럼 그의 발언과 표현 일부가 잘못 해석되고 있다.”

▲ 제대가 붙은 벽 쪽을 바라보며 미사 드리는 모습.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롬바르디 신부는 ‘미사 경본 총지침’ 299항에 나오듯 “가능한 곳에서는 어디서나 제대를 벽에서 떨어져 있도록 설치하고, 사제가 제대 둘레를 쉽게 돌 수 있고 교우들을 바라보고 미사를 거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 부분이 “그대로 온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신성사성을 방문해서 “(현재의) 신자를 마주 보는 미사 집전의 ‘일반’ 형태가 바오로 6세 교황이 반포한 '미사 경본'(1970)에서 내다본 그 모습”이며, 베네딕토 16세가 허용한 예외 형태(ad orinetem)가 “‘일반’ 형태를 대치해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얘기했다고 밝혔다.

롬바르디 신부는 또한 “전례에 관해 ‘개혁의 개혁’이라는 표현을 쓰면 때로는 오해를 낳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전통주의자인 사라 추기경은 이번 회의에서, 현재 교회 전례 가운데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개혁 정신을 지나치게 해석한 것들이 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에게 “개혁의 개혁”을 연구하도록 허락했다고 밝혔었다.

당시 사라 추기경은 “신중함이 필요하고 이에 따르는 교리교육이 있어야 하겠지만, 또한 이것이 교회와 대중에게 좋다는 사제의 믿음을 지니고, 가능한 한 사제들은 동쪽을 보고, 적어도 앱스(교회 제대가 있는 반원형 부분)를 바라보고 미사를 집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여러 전례 전문가들은 사라 추기경에게는 이와 같은 변화를 강제할 권한이 없으며, 그는 단지 현행 전례법에서 이미 허용하고 있는 (예외 형태)를 권장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주교회의 전례국 차장인 앤드루 멘커 신부는 “누구나 할 수 있듯 그는 권장하고 있을 뿐이지만, 그의 지위 때문에 더 무게가 나간다. 그는 전례법을 하나도 바꾸고 있지 않다. 다만 자기가 보기에 더 낫다고 보는 의견을 제시할 뿐이다.”라고 6일 <CNS>에 말했다.

멘커 신부는 미사 경본의 새 편집본이 나오므로 전례법이 바뀌기는 하겠지만 사제가 어느 방향을 보느냐에 대해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며, 다만 “동쪽을 보고”를 더 권장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회의가 열린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교구의 빈센트 니콜스 추기경은 사라 추기경의 발언 며칠 뒤 교구 사제들에게 “동쪽을 보고” 미사를 드리지 않도록 권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미사는 사제가 “개인적 선택이나 취향을 실행”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미사 경본 총지침'의 마지막 항목인 399항에서도 “로마 미사 경본은 언어와 관습이 다양한 현실에서도, 로마 예식의 통일과 일치를 이루는 도구이자 빼어난 표지로서 앞으로도 보존해야 한다.”고 명확히 서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라 추기경은 지난주 이 회의가 끝난 뒤 니콜스 추기경을 사적으로 방문했다.

기사 원문: http://www.catholicnews.com/services/englishnews/2016/experts-cardinal-sarahs-mass-comments-encourage-what-canon-law-permits.cfm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