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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글라스그룹을 규탄한다[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아사히글라스는 TFT액정용 글라스 기판을 제조 판매하는 구미에서 가장 큰 사업장 중의 하나다. 2004년 구미시가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370만 제곱미터의 대지를 50년 동안 무상으로 임대하는 등 온갖 특혜를 제공한 100퍼센트 일본 자본이 소유한 사업장이다.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은 정규직이 800여 명이며, 사내 하청 노동자가 300여 명이다.

아사히글라스는 사내 하청업체 세 곳과 도급계약을 맺고 있었다. 그중에서 GTS 하청 업체 소속의 노동자 140명이 9년 동안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와 권고사직, 집단해고 등 노동과 인권탄압에 맞서 지난 5월 29일 노조를 설립했다. 아사히글라스는 노조설립 한 달 만인 6월 30일 사내하청업체 GTS와 도급계약을 해지했고,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7월 31일 문자 한 통으로 전원 해고 됐다. 도급계약이 해지된 GTS 업체는 지난 8월 말까지 소속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노동자 50여 명은 “회사가 노조 설립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며 부당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100일이 넘도록 천막농성 중에 있다.

   
▲ 전국의 사내 하청 노조원들이 구미역 앞에서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선전전을 열었다. ⓒ장영식

지난 9월 5일, 노조 설립 한 달 만에 집단 해고된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국의 사내 하청 노조가 구미에 모였다.

이날 차헌호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처음 동료들에게 노조를 만들자고 할 때, 노조를 만들면 우리 다 계약 해지 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왔다. 그때 나는 노동조합 설립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고 설득했었다”며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원청은 한 달 만에 업체 하나를 통째로 계약 해지했다. 이것이 전국의 사내하청 업체에서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는 노동자의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 차헌호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헌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지만, 노동조합을 만든 지 한 달 만에 해고됐다"며 아사히글라스를 규탄했다. ⓒ장영식

동양시멘트 하청업체 노동자는 “우리는 이대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노조를 만들었다. 살고자 하는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에 해고가 됐다. 그래서 ‘해고’의 또 다른 이름은 ‘희망’인 것 같다. 그 희망을 찾아가는 싸움에 전국의 노동자들이 연대하자”고 강조했다.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인 KTK에서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원청에서 KTK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KTK 노동자들은 해고됐다. KTK에서 일하는 현재창 씨는 “저희도 (원청의 계약해지로) 146일째 생존권을 건 투쟁 중”이라며 “아사히글라스 자본은 일본 현지의 반밖에 안 되는 임금으로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혹사시켰다. 지난 36년 동안 총칼로 식민지배를 하더니 이제는 자본으로 이 땅 노동자들을 혹사시키느냐”고 지적했다.

이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계약 해지 후 집단 해고는 아사히글라스, 현대중공업, 동양시멘트, 한국지엠, 빙그레 등 대다수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매일 같이 다양한 이름으로 해고당하는 현실에도 자본은 더 쉬운 해고를 말한다”며 “계약해지-집단해고에 맞서는 투쟁을 구미에서 전국으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권영국 장그래운동본부 대표는 "구미는 박정희, 박근혜의 도시가 아니라 노동자 서민들의 도시이고 아사히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도시"라며 "노조 교섭 한번 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내쫓는 일본기업은 각성해야 한다"고 말하며 “연평균 매출 1조 원, 연평균 당기순이익 800억 원, 사내유보금이 7200억 원인 회사가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시급 8000원(월 기본급 167만 원) 요구했더니 전원 해고됐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 전국의 하청노동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함께 싸워 나가자”고 사자후를 토했다.

   
▲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이 나와라"는 몸짓을 하고 있다. ⓒ장영식

한편 녹색당은 9월 9일 성명서를 통해 비정규직 해고로 물의를 일으킨 다국적기업 아사히글라스그룹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불공정거래, 불법파견 등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위반 혐의로 국경을 초월해 세계 각국 녹색당과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을 발표했다. 특히 아사히글라스 그룹의 법인이 있는 일본과 대만의 녹색당 당원들과는 더욱 긴밀하게 연대해 아사히글라스그룹을 압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녹색당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인 인권, 환경파괴 사업에 대해서도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부산의 시민들이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을 위해 만든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장영식

   
▲ 아사히글라스는 구미시에서 370만 제곱미터 대지를 50년 동안 무상임대하는 등 온갖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100퍼센트 일본 자본의 다국적 기업이다. ⓒ장영식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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