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26]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5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9월에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배움의 대한 의지로 희망을 잃지 않는 방글라데시 성 안토니오학교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했던 시멀리아 마을 아이들

성 안토니오 학교가  있는 시멀리아 마을은 방글라데시 다카권역 외곽에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코치와 바몬 같은 토착민 출신인데 대부분 릭샤나 밴을 끌거나 숲에서 나무를 자르는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 가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 데다 대다수가 문맹이어서 몇 년 전만해도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일부 아이가 경우 공립학교를 다니더라도 태어날 때부터 마을 토착어만을 써 온 아이들이 방글라데시 공용어인 벵골어로만 수업이 진행되는 공립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중퇴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마을 아이들은 생계를 위한 아동노동을 하거나 하루 종일 집안에 머물다 보니 성인이 돼서도 글을 읽지 못하고 부모 세대의 가난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야 했습니다.

마을에 방치된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한 산티라니 수녀회

▲ 학교를 짓기 전 기숙사 복도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처음 성 안토니오학교가 운영되기 시작된 것은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방치된 시멀리아마을 어린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2006년 다카 대교구의 산티라니 수녀회가 교육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학교 건물이 없어 수녀님들은 성당을 활용해 공부방을 만들었고, 벵골어와 산수 같은 기초교육을 했습니다. 입소문을 듣고 하나둘씩 모인 아이들은 금세 30명으로 불어났습니다. 하지만 성당의 공간이 너무 좁아 아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었고, 결국 성당과 기숙사의 베란다에서 아이들이 쪼그리고 앉아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열악한 교육환경이지만 아이들은 배울 수 있는 여건에 감사하며 학교에서 저마다의 꿈을 키워 가게 되었습니다.

2012년 성 안토니오학교의 안타까운 소식이 협력단체인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를 통해 한국희망재단에 전해졌습니다. 성 안토니오학교는 원주 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한국희망재단의 후원으로 2013년 학교를 짓기 시작했고 총 교실 3개와 교무실 1개, 화장실 2개, 우물 1개가 건립되었습니다. 2013년 5월 11일 완공식 이후 파란색 교복을 입고 새 교실에서 공부하게 된 아이들은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늘 맨바닥에서 공부했던 아이들에게 책상과 걸상, 그리고 학용품은 기적과도 같은 큰 선물이었습니다.

성 안토니오학교가 완공된 뒤 찾아 온 아이들의 변화

성 안토니오학교가 완공되고 2년이 지난 뒤 마을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2014년에는 77명의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학교 1-3학년 과정을 이수하였습니다. 일주일에 6일간 이뤄지는 학교수업은 방글라데시 공용어인 벵골어를 모르는 마을 아이들을 위해 4명의 선생님들이 마을 토착어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아이들은 언어에 대한 장벽 없이 영어, 수학, 미술, 율동 등 다양한 수업에 즐겁게 참여하고 있으며,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벵골어는 과목 중 하나로 배우고 있습니다. 비정규학교인 성 안토니오 학교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주 정부의 상급학교로 편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성 안토니오학교에서 벵골어가 능숙해진 아이들은 상급학교 수업에 쉽게 적응하고 학업성취율도 매우 높습니다. 2014년에는 16명의 학생이 공립학교에 편입하여 학업을 이어 나가고 있고,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열의가 높아지자 자녀교육에 무관심했던 부모들도 자녀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교구활동 놀이시간.(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성 안토니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생기 있고 밝아졌습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영양결핍을 예방하기 위해 계란, 바나나, 빵과 과일 같은 영양식을 매일 점심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질병예방을 위해 화장실 사용법, 손 씻는 방법과 같은 위생교육을 한 덕분에 아이들의 배탈이나 설사가 확실하게 줄었고, 학교 우물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물이 공급되면서 수인성 질병도 사라졌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위생교육의 내용을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공유하고, 부모님과 함께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학교운영

학교에서는 지역의 소외아이들을 위한 지원도 합니다. 학교 재학생 중 47명은(남학생 31명, 여학생 16명)은 기숙사에서 사는데 상당수가 부모가 없는 고아입니다.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녀님들은 아이들의 생활관리와 상담 등을 병행하며 부모의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학교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마을의 책임자, 학교교장, 수녀님, 학교 선생님으로 구성된 학교관리위원회(SMC)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원회는 아이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교과과정 회의를 진행하며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부모회의, 가정방문 등을 통해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학교에서 마을회의를 하는 모습.(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성 안토니오학교가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매년 입학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105명의 학생들이 매일 아침 등굣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파란색 교복을 입을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는 이곳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더욱 키워 나가길 함께 응원해 주세요. 
 

 


 방글라데시 시멀리아 마을의 성 안토니오 학교를 도와주세요.

▼클릭: http://www.hope365.org/give_01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빈곤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국에서 식수 개발, 빈곤극복,  집짓기,  빈곤아동 교육 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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