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교황님께서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이 너무도 공감되는 요즈음이다. 가정이 건강해야 청소년이 건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요즘 청소년은 무섭다고 하는 그 무서운 청소년은 힘이 들었던 가정에서 나온다. 부모를 그대로 따라 하는 그 시절부터 듣고 보고 배운 대로 청소년은 자라왔다. 그렇게 형성되어 왔고, 그래야 하는 줄 알고 부모를 답습했다. 그래서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커서 자신도 가정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만난다. 정말 아쉽다. 어떻게 그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우리가 되돌아가고 싶은 고향은, 서로의 단점들이 얽히고설킨, 사랑이어야 했던 따뜻한 가정이다. 언제든 가면 추억을 만날 수 있는 곳, 표현이 서툴렀던 우리의 투박한 사랑 이야기들. 어쩌면 그래서 교통지옥이라고 부르면서도 명절이 오면 다시 고향을 찾아 나서는지도 모른다.

로이킴이 노래하는 ‘home’에는 그런 가정의 모습이 들어 있다.

서로 힘이 되어 주고 싶은 마음. 하지만 마음뿐인 빈손들. 그저 지켜보며 응원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애환이 느껴진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 보태어,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을 기다리는 마음도 느껴진다.

생각해 본다. 집 떠난 아이들의 눈물을. 어디선가 후회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차마 발길을 돌릴 수 없는 아이들을 기억해 본다. 그들의 눈물과 몰래 불러 볼 사랑스런 이름들도 떠올려 본다.

▲ 로이킴 'HOME'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사진 출처 = CJENMMUSIC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돌아가자. 돌아가자, 집으로

어쩔 수 없었던 허물들 조금씩 놓아 주며, 사실은 사랑이었노라고 얼싸안을 수 있는 용기를 기도한다.

자식을 두고 집 나간 엄마 때문에 알코올 중독이 된 아빠를 공장에 다니면서 부양하는 A와, 아빠의 손에 끌려 다방에서 유흥업소에 팔려간 B와, 부유한 집을 놔두고 자꾸만 가출을 하는 C까지.... 갖가지 사연으로 집을 떠난 청소년들에게, 집은 어디일까?

때로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할 수 없는 환경과 상황들을 보며, ‘home’을 들어본다.

너무 아프다. 그들은 얼마나 아프길래 아프다고 소리치지도 못할까?

그래 누군가 그들을 이해하고 안아준다면, 그 사람도 'home'이다.
그래 누군가 그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면, 그 상황도 'home'이 될 수 있다.

자신을 받아준 사람과 환경 안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 가정을 떠올리면 적어도 그런 따스함이 스며들 마음을 지녔으면 좋겠다.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 땐 / 늘 여기로 오면 돼....

Home

- 로이킴 

화려한 불빛들 그리고 바쁜 일상들
뒤에 숨겨진 초라한 너의 뒷모습과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너의 무거운 어깨를 위해
너의 발걸음이 들릴 때
웃으며 마중을 나가는 게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선물이었지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땐 늘
여기로 오면 돼

어두운 방에서 홀로 누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너를 위해
현실 속에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잡고
또 길을 나서는 너를 위해

너의 발걸음이 들릴 때
웃으며 마중을 나가는 게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선물이었지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 땐 늘
여기로 오면 돼

여기로 오면 돼

낙엽 쌓인 벤치 위에
해저물 때까지만 앉게

 

 

 

 

 

김성민 수녀 (젤뜨루다)
살레시오회 수녀이며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동화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해 주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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