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요즘 수녀원 인사이동으로 내가 소임 이동을 하지 않는데도 공동체가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이다. 가고 오는 자매들을 보내고 맞으며 나 또한 새롭게 적응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3월이 되면 어느새 우리는 다른 어느 곳보다 우리 공동체가 제일 편한 사람들이 된다. 조금 전에 떠나 온 공동체에 잠시 들러도 그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있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순명으로 받는 소임의 특징이다.

몇 년 전 여름 캠프를 하면서 아이들과 노래를 하면서 간단한 동작으로 찬양을 한 적이 있다. 진행을 하던 수녀님께서 하시듯 나도 나를 하느님께서 안아 주신다는 표현으로 내 두 팔을 펴서 내 몸을 감싸자 정말 하느님께서 나를 감싸 안아 주시듯 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매일 매일 그렇게 나를 안아주면 아니 하느님께서 안아주신다는 것을 알면 불편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수고했어, 오늘도. 김성민 젤뜨루다 수녀.”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남을 위해 말하기 전에 나에게 먼저 말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좋을 것 같다.
 - “수고했어, 오늘도.”

우리 수녀님 중에는 유독 감사함을 생활하는 수녀님이 한 분 계시다. 그 수녀님의 대화에서 ‘감사’라는 단어가 빠진 적을 나는 들은 적이 없다. 그 수녀님은 사목생활 안에서도 ‘감사’를 생활하신다. 유아를 위해 사목을 하시는 현장에서도 감사를 교육하시고,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부모님들께 알리신다. 감사를 삶으로 표현하며 사는 어린이들이 어른이 된다면 아마도 세상은 많이 달라질 것 같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생각에서 자살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 같다.

매일 밤 하루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에 나는 나의 잘못보다 먼저 오늘 내가 만난 사람들과 사건들을 돌아보며 감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을 돌아보며, 그런 나로 인해 힘들었을 이웃들도 기억한다. 주님의 자비하심을 믿으며, 내일 더 나은 나의 모습을 약속드리는 시간. 이제는 매일 그 시간에 말하고 싶다.

“수고했어, 오늘도.”

▲ EBS 'SPACE 공감'에서 '수고했어 오늘도'를 부르는 옥상달빛.(사진 출처 =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수고했어 오늘도

- 옥상달빛

세상 사람들 모두 정답을 알긴 할까
힘든 일은 왜 한 번에 일어날까

나에게 실망한 하루
눈물이 보이기 싫어 의미 없이 밤하늘만 바라봐

작게 열어 둔 문틈 사이로
슬픔보다 더 큰 외로움이 다가와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 점점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

라랄라라라랄랄라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김성민 수녀 (젤뜨루다)
살레시오회 수녀이며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동화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해 주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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