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오래 전에 신월동에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살레시오학생회관’에서 사목을 한 적이 있었다. 매일 서울 시내 중고등학생들이 두 반 또는 세 반씩 수련활동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었다.

지금처럼 대단위의 수련활동이 없던 시대라,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곤 했다. 아마 우리나라의 수련 활동의 시초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뿐 아니라 여름에는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각 본당의 청소년 캠프가 있었으며, 겨울에는 피정 프로그램이 청소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겨울 프로그램 중에 내게 오래도록 남는 영상과 함께 노래 한 곡이 있었다.

전쟁과 기아와 억울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흐를 때, ‘나는 주님을 찾습니다’라는 노래가 나지막히 들려왔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내게 가슴 깊이 남던 노래와 영상이다. 매 차 수마다 같은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지칠 수도 있는데, 이 노래와 영상만은 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찡해 왔다.

오늘 이 세상에 주님이 어디 계신가를 절실하게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내가 스스로 감동하고 있으니, 아이들은 움직이려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 표정이 아마도 움직이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있어선 대부분 행동하는 프로그램, 움직임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기 마련이고, 이런 프로그램은 정적이어서 졸 수도 있는 건데, 아이들은 열심히 뛰놀다 들어와서도 길고 지루할 수 있는 프로그램 앞에서 숙연했었다.
 

주님은 어디에 계실까?
오늘도 주님의 답은 한결같지 않을까?

“나는 가난한 이들 가운데 있다.
슬퍼하는 이들 가운데 있다.
아파하는 이들 가운데 있다.
고통하는 이들 가운데 있다.“

그러나 주님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요?
저는 무엇을 했을까요?

▲ 하느님 아버지, 치마 다 코넬리아노.(1515)

주님을 찾습니다.

- 김수환 역사

나는 주님을 주님을 찾습니다.
그 얼굴 그 모습을 형제들 가슴 속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
우리는 그리스도의 평화
그러나 무엇을 했나요

나는 주님을 주님을 찾습니다.
그 얼굴 그 모습을 형제들 가슴 속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
그러나 무엇을 했나요

나는 주님을 주님을 찾습니다.
그 얼굴 그 모습을 형제들 가슴 속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
우리는 그리스도의 기쁨
그러나 무엇을 했나요

김성민 수녀 (젤뜨루다)
살레시오회 수녀이며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동화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해 주고 싶은 꿈이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