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대하여 - 53

<복음의 기쁨> 제4장 :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


2. 일치가 갈등을 이긴다(226~230항)

 
어느 사회에서든 갈등은 존재한다. 교황은 갈등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냥 갈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갈등 앞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전진해 나아가야 한다. 갈등 앞에서 어떤 이들은 무관심으로 제 갈 길을 가거나, 갈등 속으로 들어가 갈등의 포로가 되어 방향을 잃고 자신의 혼돈과 불만에 빠져 일치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갈등에 대처하는 자세로 갈등을 기꺼이 받아들여 해결하고, 이를 새로운 전진의 연결고리로 만들어 내 달라고 당부한다(227항).

역사는 갈등과 긴장과 대립의 다양한 형태의 일치로 연대할 수 있는 삶의 영역이며, 여기에서 새로운 삶이 태어난다고 교황은 말한다. 그리고 연대가 단순한 혼합주의나 일방적인 흡수가 아니라 오히려 귀중한 양립 가능성을 보존하는 더 높은 차원의 결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228항).

차이를 존중하며 평화를 이루어야 할 첫자리는 우리 자신의 내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229항). 우선 갈등을 일치로 이끌기 위한 조건은 다양성의 인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해 분열과 붕괴의 위협을 받는 우리 자신의 삶이 첫자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 자신의 내면이 튼튼하지 않다면 다양성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는 뜻이고, 이는 일치로 나아가는 것을 너무도 힘들게 한다.


박상병 신부
(루도비코)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전의본당 주임, 대전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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