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밀양을 사진기에 담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할매들의 절규가 지금까지도 귀에 쟁쟁하다.
“한전, 물러가라” “폭력경찰, 물러가라”라는 할매들의 절규였다.
밀양 할매들의 그 절규가 청도 삼평리에도 울려 퍼지고 있다.
삼평리 할매들의 피맺힌 울부짖음이 하늘에까지 닿고 있다.
지난 7월 21일 새벽,
한전의 기습적인 공사 재개 이후 삼평리는 매일 같이 아비규환이다.
할매들은 앰뷸런스로 실려 가고,연대 시민들은 경찰서로 연행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할매들은 일찍 세상을 떠난 할배들보다 더 오랜 세월 동안
얼굴을 맞대고 밥을 먹으며 ‘의리’ 하나로 뭉쳤었다.
병원에 실려 가면 다시 오고,
다시 병원에 실려 가면 되돌아오기를 거듭했다.
온몸으로 레미콘 차량을 막았고, 포클레인을 막았다.
한전의 야만적 폭력에 의해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할매가 울부짖는다.
“한전아, 너무너무 억울해. 땅 밑으로 지나가게 해달라는 게 잘못이가~”
쓰러진 할매 위로 거센 빗방울이 쏟아졌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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