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레시다 문헌 - 23]

제1부 : 오늘날 우리 백성의 삶


2.1.1. 사회문화적 상황

 
43. 우리가 ‘세계화’라는 용어로 지칭하는 현대의 추세 속에서 사회적 현실은 무엇보다 우리가 그 일부를 이루며 또한 거기서 의미를 이끌어내고 있는 우리의 문화와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좀 더 토착적인 문화에서부터 역사의 변동과 인종간의 혼입으로 특징지어지는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풍요로운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는 국가와 사회, 사회집단, 교육기관 및 시민들의 공통된 삶 속에 점진적으로 자리 잡아 왔고, 이는 우리에게 아주 명백한 사실이며 우리가 보물로서 소중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매스미디어가 개별화하고 다양해진 것이 오늘날 위기의 원인은 아닙니다. 오히려 의미의 다양성을 아우르면서 그것을 공통된 역사적 운명을 향해 투영시켜 줄 수 있는, 이러한 다양성을 하나로 수렴시켜 줄 가능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위기입니다. 우리 대중 신심의 핵심을 이루는, 지고의 가치를 지니는 성모 마리아의 정신이 통합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대중 신심이야말로 가장 높은 존엄성이 성취되는, 생명의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이어지는 역사를 향해 서로 다른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들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할 수 있습니다.

44. 우리는 시대가 변화하는 와중에 살고 있으며, 가장 깊은 수준에서의 변화는 문화적입니다. 세상과의 관계에서, 또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지난 세기를 지배했던 경향들 가운데 가장 커다란 오류이며 …… 자신의 지평으로부터 하느님을 배제하는 이는 누구나 ‘현실’의 개념을 왜곡하는 것이요, 그 결과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거나 파멸에 이르게 될 뿐입니다.” (<개막연설> 3항)

오늘날 개인의 주관성을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경향이 전면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존엄은 그것이 어떤 형태를 띠는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인정받고 있습니다. 개인주의는 공동체의 결속을 약화시키고 상상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면서 시간과 공간의 급진적인 변신을 주장합니다.

현재에 고착된 시간에 대한 뿌리 깊은 체험의 바탕에는 사회적 · 경제적 · 기술적 현상들이 있으며, 그러한 인식에는 실체를 지닌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모든 것은 불안하다는 관념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새롭고 종종 자의적인 개인의 권리를 위해, 성과 가족, 질병과 죽음의 문제들에 대한 개인들의 욕망을 즉각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공동선에 대한 관심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번역 : 배우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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