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레시다 문헌 - 20]

제1부 오늘날 우리 백성의 삶


 
36. 이러한 새로운 사회 환경에서 현실은 인류에게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복잡해질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소명에 의해 부여받은 현실에 대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를 바란다면, 각 개인들이 항상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많은 상처를 남겼던 갈등들을 유발시켰던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우리가 현실을 바라보던 그 단순한 방식들보다 현실은 더 크고 복잡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우리는 현실을 좀 더 겸손하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수집한 정보의 흩어져 있는 조각들에서 통일성을 인식하는 것 역시 어려워졌습니다. 어떤 이들은 일방적으로 경제 정보에 입각해 바라보고, 다른 이들은 정치 또는 과학 정보에, 또 다른 이들은 오락과 볼거리에 초점을 맞춰 현실을 보고자 하는 일들이 흔히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적인 기준들만으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일관된 의미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파편화되고 제한적인 정보를 인식하게 되면 좌절감과 불안, 번민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서로에게서 상호협력을 추구하며 다른 이들의 목소리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하고자 노력하더라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기에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면서 지식과 정보의 부족을 깨닫게 되므로, 이런 사회적 현실이 너무 거대하게 다가옵니다.

37. 바로 이런 점으로 인해 우리 시대를 성찰하는 많은 이들이 지금의 전반적인 현실은 그와 더불어 의미의 위기를 함께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활동들 속에서 개인들이 찾을 수 있는 파편적 의미들의 집합이 아니라, 체험 속에 존재하며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통합성을 부여하는 의미, 즉 우리 신앙인들이 종교적 의미라고 부르는 그런 의미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는 각자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해주는 문화적 전통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문화권에서 대중 신심, 특히 비록 사회적으로 또는 인종적으로, 또 어떤 다른 이유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눈길 아래서 똑같이 존엄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공통된 조건을 자각하게끔 이끌어주셨던 성모님께 대한 헌신이 수행해 온 그 고귀한 지침의 역할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38.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전통이 약화되기 시작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매스미디어들은 우리에게 새롭고 매력적이며 환상적인 이미지들을 제공하는데, 모든 사람들은 그것들이 현실의 모든 측면들을 통합적인 의미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어도 실제적으로, 생생하고 직접적으로 최신의 정보를 전달해준다는 데서 위로를 찾고 있습니다.

매스미디어들이 전달하는 정보들은, 종종 삶에 대한 통합적 의미가 결여되었음으로 인해 생기는 우리 의식의 공허함을 충족시키기는커녕 우리를 산만하게 할 뿐입니다. 정보의 부족은 오직 더 많은 정보를 통해서만 개선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는 다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불투명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킵니다.
 

번역 : 배우휘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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