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교종, 콩고 민주 공화국과 남수단 사도적 순방 후 귀국

프란치스코 교종이 6일간 콩고 민주 공화국과 남수단의 사도적 순방을 마치고 2월5일 오전 11시56분 남수단 주바 국제공항을 출발해 로마로 향했다. 교종의 전용기는 이날 오후 5시15분 로마에 도착했다. 교종은 이날 주바 국제공항 송별식에서 “남수단은 항상 제 마음과 우리 마음속에 있고,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절대 희망을 잃지 말고 평화를 구축할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라고 격려했다.

 

“여러분은 황폐해진 이 나라에서 빛과 소금이 되십시오”

교종, 2월5일 남수단 마지막 미사에서 고통받는 국민 위로

프란치스코 교종은 아프리카 순방 마지막 날인 2월5일 연중 제5주일 남수단 수도 주바 존가람 영묘 야외에서 봉헌한 미사 강론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개인적으로 알고 사랑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미사에는 전통 복장을 한 수십만 열광적 신자들이 참석해 춤과 노래로 교종을 환영했으며 미사 내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강론 요지.

예수님은 여러분 마음에 있는 고뇌와 희망, 여러분의 삶을 특징짓는 기쁨과 투쟁, 어두움과 여러분이 밤에 부르는 노래처럼 하늘로 끌어 올리는 믿음을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여러분을 아시고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그분 안에 거하면 결코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십자가의 부활로, 모든 슬픔이 희망으로, 모든 애통이 춤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을 저의 것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에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1코린 2,1-2)

사랑의 십자가로 평화를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 모두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과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고통받는 자들 안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우리 모두의 삶 안에 그리고 이 나라 모든 사람 안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부활하신 주님, 악과 죽음의 승리자 예수님. 저는 이러한 예수님을 선포하고 그분 안에 여러분을 굳게 하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는 바로 여러분께 선포한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의 고통과 희망을 잘 알고 계시며 여러분 모두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사랑하십니다. 이렇게 주님은 항상 여러분 곁에 계실 것이기 때문에 결코 두려워하거나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마태 5,13)며 ‘세상의 소금’인 우리가 모든 것에 맛을 내는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지 못하면 세상 모든 것이 싱겁고 맛을 잃게 됩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 ‘진복팔단’을 가르치신 직후에 하신 것으로 팔복은 하늘의 지혜를 땅에 가져다주기 때문에 그리스도 삶의 소금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기억합시다. 우리가 ‘참 행복’을 실천하고 예수님의 지혜를 구현한다면 우리 자신 삶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의 삶에도 풍미를 줄 것입니다. 소금은 음식을 보존하는 데 필수적이어서 상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서에는 다른 무엇보다 보존해야 할 한 가지 ‘음식’이 더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과 맺은 언약’입니다. 따라서 소금의 역할은 하느님과 우리 관계를 보존하는 기본적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우리에게 신실하시며, 우리와 맺은 계약은 ‘부패할 수 없고, 침범할 수 없으며,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소금같이 기쁨과 감사함으로 하느님과 맺은 언약을 증거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또한 좋은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악의 부패, 분열의 질병, 사기성 사업거래 더러움과 불의의 전염병을 억제’하는 열쇠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이 이 나라에서 ‘세상의 소금’이기 때문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때때로 ‘폭력이 증오의 독을 키울 때’ 이 나라에 불행과 빈곤을 초래합니다. 비록 우리가 미약하지만, 우리 문제의 심각성과 폭력의 맹렬한 분노 앞에 우리가 보잘것없이 보일 때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역사의 변화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소금이 되기를 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한 줌의 소금'이 없다면, 그리고 우리의 작은 기여가 없다면 모든 것이 무미건조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소한 것, 본질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역사책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바꾸는 것부터 말입니다. 예수님의 이름과 팔복으로 미움과 복수의 무기를 내려놓고 기도와 사랑의 무기를 가집시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만성적으로 변하는 혐오를 극복하고 부족과 집단을 서로 적대시하는 위험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각자 상처에 용서의 소금을 바르는 법을 배웁시다. 소금은 상처에 따갑지만 낫기도 합니다.

또한 여러분은 ‘세상의 빛’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사용하신 두 번째 이미지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보내셔서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된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빛, 곧 그리스도이신 빛을 받아들일 때 우리도 ‘빛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빛을 발산하는 거울이 됩시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마태 5,14-15)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세상의 빛이 되라고 하신 것은 그분 제자인 우리도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의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빛나도록 부름받은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어둠에 걱정하기 전 우리는 빛을 발산하고 우리의 도시, 마을, 가정, 친지 및 모든 일상을 밝게 비추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며 그분께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우리에게 필요한 힘을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빛을 숨기지 마십시오. 우리가 서로서로 아들딸, 형제자매처럼 살게 되면 사람들은 우리를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사랑으로 불타고 결코 우리의 빛이 꺼지지 않도록 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폭력으로 황폐해진 이 나라는 여러분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빛, 아니 더 나은 여러분 각자가 가진 빛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복음의 형제적 맛으로 남수단을 퍼지고, 녹이고, 간을 맞추는 소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찬란하게 빛나서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처럼 모두에게 선의 빛을 비추고 관대함과 희생으로 사는 것이 아름답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를 바랍니다. 모두 그렇게 화해의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

 

“전쟁 일으키는 사람은 하느님을 배신한 것입니다”

교종, 교회 일치 기도회에서 ‘서로 기도해 주고 동행할 것’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남수단 순방 이틀째인 2월4일 저녁 남수단 주바 ‘존가랑 영묘’에서 열린 교회 일치 기도회에 모인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연설하면서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배반한 것’이라며 모든 그리스도교인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일하고 함께 여행하자고 촉구했다. 연설 내용.

오랫동안 ‘폭력에 시달리는’ 남수단 땅에서 이제 많은 기도가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오늘 저는 우리가 함께 생각할 세 가지 동사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첫째는 ‘기도하다’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어둠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구원을 엿보도록 나갈 힘을 줍니다. 또한 기도는 하느님 구원을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 특히 ‘중보기도’는 하느님 거룩한 백성의 목자들이 특별히 실천하도록 부름받은 기도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도 중보기도로 서로 지원하기 바랍니다. 신앙고백의 다양성 속에 우리는 한 가족으로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할 책임이 있습니다.

다음은 ‘일하다’라는 동사입니다. 하느님 평화는 갈등 속에서의 휴전일 뿐아니라 결합하고, 흡수하지 않고, 용서하고 억누르지 않고, 강요하지 않는 데서 오는 형제적 화해와 친교입니다. 예수님과 성령께서 우리에게 세우라고 촉구하신 평화는 다양성을 통합하고 여럿 안에서 일치를 촉진하는 평화입니다. 이를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선택한 사람은 항상 평화를 선택합니다. 전쟁과 폭력을 일으키는 자들은 복음을 부인하고 주님을 배반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동사는 ‘여행하다’입니다. 이 나라에서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화해의 과정을 촉진하는 데 깊이 헌신해 왔습니다.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표현된 깨달음에서 비롯된 빛나는 신앙의 증언에 감사드립니다. 어떠한 역사적 분열이 있더라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입니다. 이곳 남수단 에큐메니즘은 ‘귀중한 보물’이자 예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의 일치의 증거가 이 나라 온 백성에게 넘치게 하소서!

저는 여러분의 일치와 평화를 위한 여정에서 인내할 것을 격려하는 두 가지 마지막 단어인 ‘기억과 헌신’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기억이란 당신이 밟는 발걸음이 먼저 간 사람들 발자취를 따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헌신은 사랑이 구체적일 때 일치를 향한 여정을 의미합니다. 저는 성공회 캔터베리 대주교님과 스코틀랜드 교회 총회장님과 함께 순례자로서 여러분과 함께하기 위해 남수단을 방문했습니다. 우리 모두 마음으로부터 끊임없이 서로 사랑합시다.

 

“남수단이 희망과 부활의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종, 웰비 대주교, 그린실즈 목사와 국내 실향민 방문

프란치스코 교종은 2월4일 오후 성공회 저스틴 웰비 대주교와 스코틀랜드 그리스도교 총회장 이언 그린실즈 목사와 남수단 주바 국내실향민(IDP) 난민캠프 ‘자유의 전당’을 방문해 실향민대표 3명의 증언과 UN대표 발표를 듣고 이들을 위로했다. UN 난민위원회 니안티 씨는 남수단은 10년간 분쟁으로 200만 명이 집을 잃고 200만 명이 난민으로 세계에서 가장 방치된 난민위기 국가 4번째이자 아프리카 최대 난민 위기 국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극심한 식량 불안과 영양실조가 인구 3분의2에 달해 세계 최악의 식량 비상사태를 겪는 나라가 되었고 특히 여성과 어린이, 노인과 장애인들이 큰 고통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도 지역 사회가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특히 여성들을 변화시키는 데 여전히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제로 여성들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교종 연설 내용.

먼저 세 분 실향민 말씀을 듣고 여러분의 고통을 공감합니다. 특히 남수단의 현 상황과 도전에 대한 유익한 통찰력을 제공해 주신 UN조정관 니안티 씨에 감사합니다. 니안티 씨는 난민들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현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과거와 현재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해 주신 세 분 난민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전히 어려움 속에 있는 난민들이 ‘형제애와 용서’를 선택하고 다른 인종과 출신 사람들과 ‘친교의 그물과 화해의 길’을 엮음으로써 가까운 장래에 열매를 맺을 날이 올 ‘화해의 나무‘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희망의 씨앗이 되십시오. 지금 여러분은 원하지 않는 곳에 '심겨져' 있지만 이 고난과 불확실한 상황에서 여러분은 우리 모두 한 뿌리에서 나온 한 가족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수단 젊은이들은 뿌리인 노인들 경험에서 배움으로써 이 나라의 역사를 ‘평화의 역사’로 다시 써 나가기 바랍니다. 다양한 민족의 젊은이들이여, 이 새로운 첫 장을 쓰십시오. 갈등과 폭력, 증오가 이 공화국 삶의 첫 페이지의 좋은 기억을 대체했지만, 고통의 역사를 평화의 역사로 다시 쓰는 것은 여러분입니다!

남수단의 미래는 난민캠프에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들 모두 ‘희망과 부활의 씨앗’이 되어 사람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도록 모든 분쟁을 종식시키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남수단의 폭력이 종식되고 사람들이 존엄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평화 과정을 진정으로 재개해야 합니다. 평화와 안정, 정의가 있어야 발전과 사회 재통합이 가능합니다. 저는 이곳의 난민과 긴급 상황을 돕는 모든 교회와 선교사, 인도주의 및 국제기구, 특히 유엔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남수단에서 구호 활동하다 목숨을 잃은 많은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기억합니다. 이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남수단과 난민들이 하루속히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발전의 길에 장기적 국제 지원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해외에 살고 있는 많은 남수단 난민들과 자신들의 땅이 점령되어 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과 함께하면서 그분들이 다시 한번 그들의 땅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고 건설적이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편 이날 모임은 프란치스코 교종과 웰비 대주교, 그린실즈 목사와 함께 특별한 축복으로 마쳤다.

 

“형제애와 용서를 선택하는 희망의 씨앗이 되십시오”

교종, 인류 형제애를 위한 자이드 수상자들에게 종교간 대화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2월4일 ‘국제 인간 형제애의 날’을 맞아 ‘인류 형제애를 위한 자이드 상 시상식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인류는 형제애에 도달할 수 있고 평화를 얻을 수 있지만 그것은 매우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자이드 상은 세인트 에디지오(Saint Egidio) 공동체와 케냐의 평화운동가 마더 샴사(Mama Shamsa)에게 수여되었다. 영상메시지 내용.

우리 모두는 형제자매로서 서로 돕고 화합하며 살고자 하는 열망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류가 형제애를 찾도록 더욱 자극해야 합니다. 종교가 평화를 강요할 정치적 힘은 없지만 ‘인간을 내면으로부터 변화시키고 악에서 벗어나도록 초대함으로써’ 종교는 인간을 평화의 태도로 인도합니다. 종교가 사람들의 공존에 결정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간 대화는 평화로운 그물을 엮고, 시민조직을 찢어 버리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적 차이를 도구화하는 것에서 해방시킵니다. 종교가 형제애에 봉사하려면 서로 대화하고, 서로 알아가고, 서로 풍요롭게 하고, 무엇보다 종교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인간 모두의 선익을 위해 단결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모든 만남은 격려입니다. 다양한 계층의 남성과 여성이 만날 때마다 서로가 형제자매로 나아가도록 격려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형제애로 가는 여정이 길고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수행하는 모든 사람은 평화의 대의에 헌신합니다. 바로 가난한 이들, 무방비한 이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서입니다.

 

“목회자는 불의와 폭력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다”

교종, 남수단 사제, 수도자, 평신도에 죽을 준비가 된 용감한 영혼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남수단 방문 이틀째인 2월4일 오전 9시 남수단 수도 주바 성 데레사 대성당에서 남수단의 주교, 사제, 수도자, 신학생과 평신도 봉사자들에 연설하면서 특히 목회자들은 ‘불의와 폭력’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며 지금은 아프리카를 위해 죽고 고통받을 ‘용감한 영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성 데레사 대성당 앞에는 약 4000명 신자들이 교종의 말씀을 듣기 위해 운집했다. 연설 내용.

지금 우리는 아프리카를 위해 고통받고 죽을 준비가 된 용감하고 관대한 영혼이 필요합니다. 저는 어제 정부 당국자와 외교사절들 앞에서 이 나라를 흐르는 나일강 이미지를 회상했습니다. 성경에서는 물이 종종 하느님 창조 활동과 연관되어 깨끗하고 성결한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저는 같은 관점에서 나일강의 물을 다시 살펴보고 싶습니다. 나일강의 물은 여러분 공동체의 한숨과 고통, 산산이 부서진 삶의 고통, 피난하는 사람들의 비극과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 마음과 눈에 담긴 슬픔과 두려움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해방과 구원’의 역사인 모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는 사막에서 하느님 백성을 인도했던 모세 이야기를 기억하며 현재 전쟁과 증오, 폭력, 빈곤으로 얼룩진 땅에서 사역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과연 이 땅에서, 무고한 피로 물든 강둑을 따라, 우리에게 맡겨진 사람들의 눈물로 얼룩진 얼굴 사이에서 어떻게 사역을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저는 여러분에게 성직자들에게 요구되는 모세의 두 가지 측면인 ‘온유함과 중보기도’를 성찰할 것을 제안합니다.

모세의 ‘하느님 주도권에 대한 온유한 반응’은 모범적이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모세는 스스로 불의와 억압에 맞서 싸우려고 시도했습니다. 모세의 실수는 자신을 중심에 두고 자신의 힘에만 의존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모세는 처음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면서 인간이 일을 처리하는 최악의 방식에 갇혀 있었습니다. 때때로 우리 사제들도 자신이 모든 것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로서 우리는 때때로 돈과 영리함 또는 권력과 같은 인적 자원을 통해 사람들의 고통과 필요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가 성취하는 모든 것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그분은 주님이시며 우리는 그분의 온순한 도구가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우리는 경이로움과 겸손으로 하느님께 다가가, 이끌리고 인도를 받으며, 우선권이 그분의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사람을 위해 주님께 향한 기도로 그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날마다 하느님 신비에 다가가도록 합시다. 다음 모세의 두 번째 측면으로 중재자의 성품을 들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모세의 온유함이 그들을 위해 중재할 수 있게 하여 그들을 하느님께 더 가까이 데려갈 수 있게 했습니다.

우리의 첫 번째 의무는 완벽하게 조직된 교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이름으로 사람들의 어려운 삶 가운데 있는 교회,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손을 더럽히는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하느님 백성과 함께 일하고, 걸으면서 결코 명성을 좇지 말아야 합니다. ‘개인주의’와 당파적 이익’에 대한 유혹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목회자들이 서로 친교하지 않고, 협력하지 않으며, 무시하는 것은 ​​얼마나 슬픈지 모릅니다. 우리가 스스로 상호존중과 친밀감, 실질적 협력을 배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설교할 수 있겠습니까? 중보의 방법과 관련해 성경은 우리에게 세 가지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먼저 모세의 손을 보십시오.

첫 번째 이미지인 손에 지팡이를 든 모세는 예언의 방법으로 하느님 백성에게 중보합니다. 모세는 지팡이로 하느님 임재와 권능의 표징인 기적을 행하고, 하느님 이름으로 말하며, 백성들이 겪고 있는 압제를 강하게 질책하고 파라오에게 보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도 하느님 백성을 위해 중재하고, 갈등의 먹구름 속에서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폭력을 억압하고 사용하는 권력의 남용과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도록 해야 합니다. 중보하는 목회자가 되려면 불의와 폭력으로 인한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습니다. 모든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범죄입니다.

중보에 관한 두 번째 이미지는 손을 뻗은 모세의 모습입니다. 그가 ‘홍해 바다 위로 손을 뻗었다’는 성경말씀을 상기시킵니다. 우리도 형제자매에게 팔을 뻗어 그들의 여정을 지원해야 합니다. 우리의 손은 신성한 전례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마비시키고 자신을 가두고 두렵게 만드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도록 격려하고 동행하기 위해 성령으로 기름부음 받은 것입니다. 우리도 백성들의 투쟁을 하느님 앞에 가져와야 합니다.

모세의 중보와 관한 세 번째 이미지는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성경은 모세가 끝까지 백성들을 위해 하늘을 향해 손을 들었다고 기록합니다. 이는 모세가 홀로 자기 구원이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백성을 팔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중보기도자의 임무는 사람들의 투쟁을 기도로 하느님 앞에 가져오고, 그들을 위해 용서를 구하고, 하느님 자비의 통로로서 화해를 이루는 것을 포함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같이 예언자의 손을 들어 올리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많은 사제와 수도자들이 슬프게도 폭력과 공격의 희생자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매우 실제적 방법으로 복음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입니다. 그들 형제자매들과의 친밀함은 그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놀라운 증거이자 그들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우리를 초대하는 유산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아프리카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된 용감한 영혼이 필요합니다.

성 다니엘레 콤보니와가 형제 선교사들과 함께 남수단에서 수행한 위대한 복음화 사업을 기억합시다. 성인께서는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씀했습니다. 저는 전체 교회를 대신 많은 시련과 환난 속에서 여러분이 행한 모든 일, 특히 헌신과 용기, 희생과 인내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이 항상 기도와 사랑으로 무장한 너그러운 목자와 증인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복되신 성모님께서 여러분을 보호해 주시기를 기도하면서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평화와 교회 일치 위한 에큐메니컬 세계 일치 순례”

교종, 성공회 수장과 스코틀랜드 교회 연합 의장과 남수단 순방

프란치스코 교종은 2월3일 오전 10시30분 콩고 민주 공화국을 떠나 오후 2시45분 남수단 주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남수단에서 3일간 일정은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스코틀랜드 교회 총회장 이언 그린실즈 목사와 함께한다. 교종은 이들과 함께 여러 시설에 수용된 국내 실향민을 포함한 다양한 교회 및 시민단체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교종은 5일 일요일 오전 현지 신자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 다음 교종은 오전 11시 주바 국제공항에서 송별식을 마치고 전용기 편으로 로마로 출발 오후 5시30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으로 교종은 재위 후 60개국을 순방하게 되며 아프리카는 다섯 번째 방문으로 기록된다. 원래 지난해 7월에 예정되었던 교종의 두 나라 순방은 극심한 무릎 통증으로 인해 7개월 늦어진 것이다. 당시 교종은 자신을 대신해 바티칸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양국에 파견해 양해를 구하고 조속히 방문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전쟁의 뒤로하고 평화의 시간이 동트게 하라”

교종, 남수단 지도자들에게 유혈사태 즉각 중단 호소

프란치스코 교종은 남수단에 도착한 후 주바 대통령궁에서 정부 당국, 시민사회, 외교사절단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자신은 ‘화해의 순례자’로 왔다며 이들에게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즉각 전쟁의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의 시간이 동트게 하라고 호소했다. 연설 내용.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첫 번째 사명은 국가 공동체에 봉사하는 것이며 이는 모든 백성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한 ‘화해와 평화의 순례자’로 캔터베리 대주교와 스코틀랜드 교회 총회장 두 형제와 함께 에큐메니컬 순례로 이곳에 왔습니다. 저는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들이 함께 손을 펴서 이곳에 평화를 소개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곳 국민들이 견뎌 온 폭력, 끊임없는 안보 위협, 빈곤, 자연재해를 심각하게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는 탄원의 목소리를 듣고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컬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곳 상황은 ’전쟁과 갈등의 세월이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심지어 어제도 격렬한 충돌로 2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를 보면 화해의 과정은 정체되고 평화의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인민들의 오랜 고통이 헛되지 않고 그들의 인내와 희생이 모든 사람에게 도전하며 ’평화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남수단의 호전적인 정치 지도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 젊은 나라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딸들은 번영과 평화의 순수한 원천으로서 사회생활을 쇄신하도록 부름 받았다‘고 호소했습니다.

남수단 국민들은 지배자가 아닌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끊임없는 붕괴가 아니라 발전을 향한 꾸준한 발걸음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조국의 탄생, 고통스러운 시절이 평화로운 성숙으로 이어지기 바라고 있습니다. 지도자 여러분이 자신들이 봉사하도록 부름받은 이 백성을 위해 일한다면 그 ‘아들과 딸들과 역사’는 여러분을 기억할 것입니다. 미래세대는 여러분이 지금 하는 일에 따라 여러분의 이름을 찬양하거나 아니면 악몽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 계신 대통령과 부통령께 직접 호소합니다. “더 이상 유혈사태, 갈등, 폭력,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한 상호비난, 평화에 목말라하는 국민을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더 이상 파괴는 안 됩니다. 지금은 건설할 시간입니다! 전쟁의 시대를 뒤로하고 평화의 시대를 여십시오!” 여러분은 진정으로 ‘국민의 봉사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국가를 다스리는 책임을 맡은 사람들은 국민들만을 바라보고 공동선을 위해 봉사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지 마십시오. 공동체에 봉사하는 것이 권력의 목적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토지의 풍부한 자원을 소수가 독점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곳의 풍부한 자원은 국민 모두의 유산으로 인식해야 하며 경제 회복 계획은 부의 공평한 분배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민주주의 근간에는 법에 보장되는 인권, 특히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존중해야 합니다. '자유 없이는 정의도 없습니다.‘ 저는 평화를 향한 남수단 공화국의 길이 ’타성에 의해 수렁에 빠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지금은 말보다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이며,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때입니다. 시급하고 절박한 변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평화와 화해의 과정은 새로운 시작을 요구합니다. 저는 남수단의 화해와 평화가 협정과 로드맵을 통해 이해에 도달하고 진전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평화의 에큐메니칼 순례를 개최하는 사실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이는 방향전환을 의미합니다. 남수단이 이중성과 기회주의 없이 대화를 시작하고 잔잔한 바다에서 항해를 재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희망을 되살리는 기회가 되기 바랍니다. 증오, 부족주의, 지역주의, 민족적 차이의 오염된 물에 더 이상 휩쓸려 가지 않는 때가 왔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이해하게 하십시오. 지금은 미래를 향해 함께 항해할 때입니다! 저는 지도자 여러분이 존중과 대화, 만남의 길을 택할 것을 촉구합니다. 모든 형태의 폭력 뒤에는 분노와 원한이 있고, 뒤에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와 잘못, 굴욕의 기억이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만남‘입니다. 다른 사람을 형제자매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위한 자리를 내어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가 모든 평화 과정과 응집력 있는 사회 발전에 필수적이며 젊은이들은 ’대결의 야만성에서 생생한 만남의 문화로 가는 통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더욱이 여성들은 근본적인 역할을 하며 따라서 정치 생활과 의사결정 과정에 점점 더 많이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바른 국가 통치를 위해서는 ‘미래세대를 위해’ 피조물을 돌봐야 할 필요성이 시급합니다. 저는 특히 피조물 보호를 위해 폭리를 위한 삼림벌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패와 빈곤으로 인한 이주 현상을 막기 위해 ‘불공평한 자금 분배, 부자가 되기 위한 비밀 계획, 뇌물 거래, 투명성 부족’ 등 부패에 대한 조치를 촉구합니다. 무엇보다 증오, 분열, 폭력이 뿌리내리는 비옥한 토양인 빈곤과 싸워야 할 시급한 필요가 있습니다. 문명국가의 시급한 필요는 시민, 특히 가장 취약하고 불우한 사람을 돌보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 사는 수백만 국내 실향민을 생각합니다. 그동안 빈곤과 폭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집을 떠나야 했고, 분쟁과 강제 이주로 삶의 변두리로 내몰렸습니까! 또한 저는 근본적으로 국제적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남수단을 포함한 아프리카 많은 국가에 계속 도착하는 무기의 흐름을 통제할 필요를 생각합니다.

이곳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무기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저는 적절한 의료 정책 개발, 기반 시설, 문해력과 교육의 증진을 촉구합니다. 세계 모든 아이처럼 이곳 어린이들도 노동을 위한 도구나 무기가 아니라 공책과 장난감을 가지고 자랄 권리가 있습니다. 최근 여러분의 나라가 다른 나라들과 긍정적 관계 증진에 빛을 비추고 국제사회가 이 나라에 기여한 소중한 공헌을 인정하고 화해와 발전을 촉진하는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제가 말해야 했던 것 중 일부는 무뚝뚝하고 직설적으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수단은 화해와 방향 전환을 시급히 추진해야 합니다. 그 중요한 과정이 더 이상 폭력의 홍수에 압도당하지 않고, 부패의 늪에 빠져 빈곤의 범람으로 막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땅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이 땅에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계절을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주교들은 화해와 평화의 예언자가 되십시오”

교종, 콩고 순방 마지막 날 주교단에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오전 콩고 민주 공화국 순방 마지막 날인 2월3일 오전 콩고 가톨릭 전국주교단(CENCO) 본부에서 주교단을 만나 콩고 백성들의 예언자적 직무를 수행하면서 용기를 가지고 하느님께서 늘 함께 계심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연설 내용.

먼저 2022년 7월에 방문하려던 저의 콩고 민주 공화국 순방을 저의 사정으로 두 번이나 준비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여러분은 드넓은 콩고 민주 공화국 푸르른 숲에서 콩고인들의 신앙을 키우고 '창조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역 교회 신자들의 기쁨을 함께할 뿐 아니라 시련 중에 있는 신자들과는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저는 이 백성의 역사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억압당하고, 무자비한 폭력으로 황폐해지고, 무고한 고통으로 훼손되고, 사회를 오염시키는 부패와 불의의 오염된 물과 함께 살도록 강요당하는 아기 예수님을 봅니다. 주교들은 이 땅에서 ‘하느님의 친밀함과 백성을 위한 예언직’을 수행을 위해 부르심받았습니다. 어려움 가운데서도 하느님 백성이 ‘선한 목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돕기 위해 하느님의 친밀함에서 위로를 찾기를 바랍니다. 만일 주교들이 권력을 휘두르고 자기 발전을 추구하는 모든 것을 비난한다면 기도 안에서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등한시하게 만듭니다. 하느님과의 친밀함을 소중히 여길 때, 우리는 우리 백성에게 마음이 끌리고 우리에게 맡겨진 이들에 대해 항상 연민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주교들의 사목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하느님의 친밀함을 전달’하여 콩고인들이 ‘굴욕과 압제’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야 합니다. 즉 ‘불의를 뿌리 뽑는 예언자가 되는 것입니다. 주교들의 예언자 직분은 말씀으로 다른 사람들을 하느님께 인도하기 위해 그들 안에 있는 ’억제되지 않은 안절부절함‘을 일깨워 주고 그것을 수용해야 합니다. 하느님 말씀은 우리 안에서 타오르는 불이요, 우리를 앞으로 나가게 합니다! 그러므로 주교로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불타오르는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백성을 향한 사도적 열정으로 파견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타락과 불의로 가득 찬 세상 가운데 새로운 역사의 장을 세우도록 돕기 위해 여러분을 당신의 예언자들로 부르셨습니다. 따라서 예언자들은 증오와 원망, 폭력의 독을 부패와 착취와 함께 사회에서 뿌리를 뽑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교들은 ‘말씀을 선포하고, 양심을 일깨우고, 악을 비난하고, 마음이 상하고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격려’하도록 부름을 받았기 때문에 그리스도교적 예언을 정치적 행동주의와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주교들은 사제들과 사목 봉사자들과 가까이 지내고 용서와 복음적 단순성의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하느님과의 대화를 소홀히 하거나, 권력과 모호한 관계나 안일하고 일상적 생활로 예언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끝으로 저는 콩고 주교님들께 고 크리스토프 문지히르와 대주교의 모범을 따를 것을 권고합니다. 문지히르 대주교는 ‘용감한 목자이자 예언의 목소리’로 1996년 그의 백성을 지킨다는 이유로 자원 착취와 민족적, 부족적 갈등뿐 아니라 무엇보다 하느님의 원수인 악한 자들에게 도시 광장에서 살해당했습니다. 이러한 모범을 따라 모든 주교는 자신에게 맡겨진 하느님 백성과 모든 이를 위해 예언자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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