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교회는 여러분을 절대 필요로 합니다”

교종, 콩고 사제,부제, 수도자, 신학생들에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주님 봉헌 축일’인 2월2일 오후 콩고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콩고 민주 공화국의 사제, 부제, 수도자, 봉헌자, 신학생들과의 기도회에서 이들에게 “교회는 여러분을 필요로 합니다, 항상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두고 기쁜 복음의 증인이 되도록 하십시오”라고 격려했다. 말씀 내용.

오늘 주님 봉헌 축일 복음(루카 2,22-40)에는 예언자 시메온과 아기 예수님의 만남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아기 예수님의 빛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분의 성령으로 위로를 받고, 그분의 말씀으로 격려를 받고, 그분의 사랑으로 힘을 얻습니다. 종교적 소명을 가진 사람들은 ‘엄청난 도전’에도 ‘복음을 섬기는 데 큰 기쁨’을 느낍니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오늘날 하느님 백성에게 ‘위안과 희망의 향유’를 기름부음으로써 하느님 사랑의 증인이 되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사제, 수도자, 교리교사, 기타 종교 봉사에 부름을 받은 사람들은 ‘백성의 종’으로서 그리스도의 현존과 무조건적인 사랑, 화해와 용서, 가난한 사람들의 필요에 대한 응답할 소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봉사는 항상 영적인 평범함, 세상적 안락함, 피상성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도전은 공적 기도와 사적 기도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봉사는 자신의 안락함을 잊고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 바침으로써, 그리고 교육을 받고, 잘 훈련되어 열정적인 복음의 증인이 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여러분이 하느님 사랑의 증인으로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싶다면 이러한 도전에 직면해야 합니다.

훌륭한 사제, 부제, 봉헌된 사람이 되려면 말과 생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삶이 여러분의 말보다 더 크게 외쳐야 합니다. 여러분은 교회와 세상에서 무척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특히 이곳 콩고 민주 공화국 국민이 직면한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더욱 억눌린 이들의 상처를 돌보기 위해 길을 멈추는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이 부름받은 직무는 바로 둘러싸인 어둠 속에서 계속 빛나는 빛처럼 모든 사람에게 친밀함과 위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저는 다시 한번 온 교회의 이름으로 "여러분은 소중하고 중요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모든 사제, 부제, 남녀 수도자, 신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면서 우리는 여러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절대 낙심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항상 주님의 위로와 임재의​​ 통로, 복음의 기쁜 증인, 폭력의 폭풍 속에서 평화의 예언자, 사랑의 제자,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상처를 돌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되라고 권고합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날 저녁 숙소인 주 콩고 민주 공화국 바티칸 대사관저에서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수회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교종의 현지 예수회원들과의 만남은 해외 순방 때마다의 관례다.

 

“보다 나은 미래는 청소년들 손에 달렸습니다”

교종, 콩고 민주 공화국 젊은이들과 교리교사들과 만남

프란치스코 교종은 콩고 민주 공화국 순방 사흘째인 2월2일 오전 수도 킨샤사 순교자 경기장에서 콩고 전역의 젊은이들과 교리교사들을 만나 그들이 부패에 저항하는 과정에 절대 낙심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젊은이들은 교종의 방문을 맞아 전통적인 요란하고 열광적인 춤과 노래로 교종을 환영했다. 연설 내용.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여러분의 손을 펴고 각각의 손가락이 어떻게 다른 미래를 보여 주는지 살펴봅시다. 모든 사람이 독특하고 반복할 수 없는 보물인 것처럼 누구의 손도 다른 사람의 손과 똑같지 않습니다. 우리는 각자 손을 주먹으로 움켜쥘 것인지 아니면 주먹을 펴서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에게 바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의 엄지손가락은 심장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삶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기도’를 상징합니다. 기도는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기본 재료이며, 내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살아 있는 기도’를 키워야 합니다. 예수님은 악을 이기셨습니다. 십자가를 부활의 다리로 만드셨습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그분께 손을 들어 찬양하고 축복하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이신 예수님께 말해야 하고, 우리의 두려움을 그분께 맡기고, 여러분 각자 삶의 가장 깊은 내면의 비밀을 그분께 말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종류의 생생하고 구체적이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개입하시어 특별한 방법으로 우리들 일상에 들어오시게 해야 합니다. 성령이신 그분은 ‘평화의 능력’을 가지고 우리에게 오십니다. 엄지손가락은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항상 기도하고 공동체와 함께 서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주변에서 외롭거나 고통받는 사람들을 품어 주기 바랍니다. 마약이나 주술은 중독자들에게는 전능하다고 착각하게 만들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박탈합니다. 또한 소셜 미디어는 스크롤링이나 스와프에 과도한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에너지, 눈의 반짝임, 아이디어 교환의 기쁨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시대 젊은 콩고인들은 공동체를 건설하고, 형제애를 옹호하며, 통합된 세상을 꿈꾸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큰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 나라 모든 사람을 위한 더 나은 미래의 희망과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음을 여러 차례 보여 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도와 공동체 외 세 번째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요소는 ‘정직’입니다. 정직은 ‘부패의 암’에 대한 해독제를 제공합니다. 저는 콩고 민주 공화국 국민들에게 어떤 형태의 부패도 거부할 것을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dénoncer la corruption”(부패에 반대하라!) 젊은이들은 결코 악에 굴복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15년 전 인도의 고마에서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부패한 식품의 통과를 막았다는 이유로 26살 청년 플로리베르트 브와나 추이(Floribert Bwana Chui)가 살해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젊은 그리스도교인 남성은 조국인 인도를 위해 기도하면서 목숨을 걸고 '부패의 더러움'을 거부했습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뇌물을 주거나 호의와 많은 돈을 약속한다면 그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속지 마십시오! 악의 늪에 빠지지 마십시오!

네 번째 손가락인 약지는 '용서'를 상징합니다. 과거를 반복하지 않는 용서입니다. 우리 삶의 가장 큰 선은 '약함, 피로, 고난'과 관련이 있습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과거를 잊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손의 마지막이자 가장 작은 새끼손가락은 우리의 '봉사'를 상징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우리의 행동은 종종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보이지만 하느님을 끌어당기는 것은 정확히 왜소함, 작아지기 위한 우리의 결정입니다. 여러분들은 기도, 공동체, 정직, 용서, 봉사라는 다섯 가지 요소를 자주 성찰함으로써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거듭 강조합니다. 절대 낙담하지 마십시오!

 

“분쟁 국가 주교들이 교종을 중심으로 뭉쳤다”

교종 순방 계기로 분쟁 중인 콩고-르완다 주교들 총집결

(<바티칸 뉴스> 현지 르포)

콩고 민주 공화국과 국경을 맞댄 르완다 사이 무력충돌 등 국가 간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종의 콩고 민주 공화국 사도 방문 중 르완다의 주교들이 모여 2월3일 킨샤사 온돌포 공항 미사에 함께 성찬례를 거행했다. 당시 교종은 강론에서 "우리는 함께 예수님이 항상 우리들이 용서받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실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과 타인과 역사를 용서할 수 있는 힘도 주신다고 믿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용서로 우리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용서할 수 있는 평화와 용기를 주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의 큰 용서를 베풀 용기를 주소서"라고 말했을 때 이 자리에는 전쟁 중인 민병대와 반군이 있는 적국으로 대치 중인 두 나라 주교들이 함께 평화의 인사와 성찬례를 거행한 것이다. 이는 화해는 외부의 힘뿐만 아니라 내부의 힘에 의해서도 동력이 공급됨을 보여 준 것이다. 이 자리에는 르완다, 부룬디, 콩고 브라자빌 주교들이 콩고 민주 공화국 주교 형제들과 함께 성찬을 나누었다. 이들은 각자의 나라로 떠나기 전에 호텔 회의실에 모여 <바티칸 미디어> 기자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의 그들의 존재와 주교적 친교가 어떻게 평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콩고 민주 공화국 킨샤사 대교구장 프리돌랑 암봉고 추기경은 “우리는 특별한 순간, 카이로스를 살고 있습니다. 교종님 메시지는 매우 강력했습니다. 정치인들이 사람들 사이에 증오의 씨를 뿌리고, 외국인 혐오증을 도구화하고 사람들 사이에 불신을 조장하는 동안 교회와 주교들은 이와 다른 길을 걷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우리는 이런 정치적 논리에 끼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르완다 형제들이 이곳에 와 준 것에 대해 감사를 드렸습니다. 르완다 주교들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고, 공동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했습니다"고 말했다. 르완다의 키갈리 대교주장 앙투안 캄반다 추기경은 교종께서 르완다와의 국경에 있는 고마에도 가고 싶어 했던 희망을 상기시켰다. 그는 ”르완다의 여덟 명 주교 중 여섯 명이 이곳에 왔습니다. 교종께서 우리에게 전하러 온 평화의 메시지는 우리 모두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적으로도 와닿았습니다. 르완다에서는 1994년 대량학살이 일어나 당시 100일 동안 무려 80만 명 이상이 인종적-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살해당했습니다. 다른 나라에 의해, 외부에서 발생한 대량학살이 아닙니다. 우리 르완다 사람들이 자행한 것입니다. 같은 마을에 함께 사는 사람들에 의해 마을마다 고유한 비극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대량학살 왜?’라고 자문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하느님의 은혜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캄반다 추기경의 답변은 교종이 이날 제시한 답변과 동일하다. 또한 캄반다 추기경은 ”용서로 가는 길은 상대방도 고통을 받고 있고 나의 고통이 상대방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연민입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교육입니다. 우리나라의 생생한 경험을 우리는 주교단 형제들과 공유합니다. 용서는 또한 기억의 진정을 허용합니다. 화해는 함께 사는 삶의 열쇠입니다. 종교, 민족,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시노드 과정이 집중하는 것입니다. 모든 교구가 이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부룬디 주교회의 의장 기테가 대교구장 보나벤투라 나히마나 대주교는 "우리는 진정으로 개방적이고 환대하는 형제적 공동체를 갖기 위해 용서 속에 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외국인일지라도 형제로서 환영하고 개방해야 합니다. 우리 부룬디에는 많은 콩고 난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형제로서 더불어 사는 방식을 통해 서로 신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콩고 브라자빌 주교회의 회장 비엔베누 마나미카 브라자빌 대주교는 "우리는 주교뿐 아니라 많은 신자로 구성된 대규모 대표단과 함께 여기에 왔습니다. 이번 교종님의 방문은 이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분쟁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웃나라 '콩고 민주 공화국이 기침하면 우리 콩고 브라자빌은 재채기하고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평화가 필요합니다. 콩고 민주 공화국 동부에서 진행 중인 분쟁은 우리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이미 경험 중인 전쟁 트라우마를 악화시킵니다. 따라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분의 메시지는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베드로의 후계자가 이곳에 오신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관심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광물채취 산업 배후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에게도 교종님 말씀이 들리기 바랍니다. 광산산업에 착취당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의와 존엄이 없으면 평화도 없습니다. 내부 갈등은 더 넓은 범위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코끼리끼리 싸울 때 고통받는 것은 짓밟히는 풀입니다.' 여기서 풀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평화를 위해 일하고 기도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콩고 민주 공화국 주교회의 의장 마르셀 우템비 타파 키상가니 대주교는 용서하고 평화를 기르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평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용서와 함께 우리를 하나로 묶는 공동체의 재발견과 우리가 가진 사명을 통해 개인적 용서와 제도적 용서가 연결되어 있음을 스스로 확신해야 합니다. 세례받은 하느님의 자녀이자 형제자매들인 우리는 서로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인종적, 정치적 갈등은 평화에 대한 위협이며 대륙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우리를 하나로 묶고 한 국가뿐만 아니라 전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형제애에 대한 인식을 발전시키라고 국가와 시민사회단체,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강력하게 호소하셨습니다.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종과 하나가 된 주교들의 용기는 그리스도교인들이 양편에서 인종적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는 이 고통받는 땅에 대한 ‘작은 희망의 큰 표징’입니다. 교종께서는 자칭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만 폭력에 가담하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무기를 내려놓고 자비를 품으십시오’라고 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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