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덕의 길”, 예수의 성녀 데레사, 바오로딸, 2020, 최민순 옮김. (표지 제공 = 바오로딸)

“완덕의 길”, 예수의 성녀 데레사, 바오로딸, 2020, 최민순 옮김

“완덕의 길”은 대데레사 또는 아빌라의 데레사로도 불리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1515-82)가 세운 첫 개혁 가르멜 수도원인 성 요셉 수도원의 수녀들에게 남긴 가르침을 담은 글이다. 우리나라에는 1967년에 초판이 나왔다. 이번 개정판은 현대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어렵거나 의미가 모호한 표현을 일부 수정하거나 설명을 덧붙였다.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수도 생활과 영적 생활 전반에 대한 권고와 신비 체험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기도를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덕행들(청빈, 순수한 사랑, 이탈, 겸손 등)을 강조하고, 다양한 기도의 길(구송기도와 묵상기도, 관상기도 등)과 단계를 설명했다.

“이름을 얻으려는 데에는 언제나 돈이나 재산의 욕심이 따릅니다. 세상에서는 가난한 이가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고, 사실 존경을 받아야 될 사람이라도 가난하면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청빈에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이름이 따르는 법입니다. 그것은 오로지 주님을 위하여 가난하게 됨을 일컫는 것으로서, 이 경우 하느님 외에 그 누구의 마음에 들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누구도 아쉽지 아니할 때, 도리어 많은 벗을 얻는다는 것은 아주 뻔한 일로서 나는 경험으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82-83쪽)

“수줍어하는 것을 겸손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마는, 여러분은 그러지 마십시오. 임금님이 여러분에게 은총을 내리실 때 그것을 받지 않는 것이 겸손이 아니라, 오히려 받잡고 그것이 얼마나 과분한가를 느끼면서 즐거워하는 것이 겸손인 것입니다.”(274-275쪽)

 

“우리의 목소리를 공부하라”, 청소년 기후행동 외, 교육공동체 벗, 2020. (표지 제공 = 교육공동체 벗)

“우리의 목소리를 공부하라”, 청소년 기후행동 외, 교육공동체 벗, 2020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정한 청소년 열두 명(팀)이 쓴 책이다. 선거권 연령 하향을 위한 국회 앞 농성,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 스쿨 미두, 밀양 송전탑 투쟁, 제주 제2공항 반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에 함께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소년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지만, 옆에 서서 함께 기후위기를 외쳐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신 ‘기특한 청소년들’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자신들의 행사에 초대하려는 요청만 이어졌을 뿐이다. 심지어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괘씸죄를 선사하기도 했다. 기성세대가 우리를 대하는 태도에는 애정 어린 시선도 있었지만 현실의 한계도 가득 담겨 있었다. 기특한 청소년이라는 말은 문제의 본질을 주목할 수 없게 만들었다. 청소년은 미성숙한 존재라는 전제가 내포된 그런 말들은 어른들이 보기에 훌륭한 ‘청소년’은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왜 기후위기를 외치고 있는지, 얼마나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주목할 수 없게 만들었다.”(166-167쪽, 청소년 기후행동, ‘외면은 그만, 이제는 직면할 시간’)

“며칠씩 탄원서 서명을 연기하다가 냉정하게 ‘난민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라고?’, ‘나는 난민 수용에 반대야’라는 논리를 펴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보며 나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민혁이는 어땠을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정체성이란 게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자, 봐라. 누구 못지않게 한국인 같았던 민혁이가 한국 사회에서 지금 이란인 난민으로 만들어지고 있구나”라고.”(87-88쪽, 김지유, ‘이름은 잊히고 행동은 기억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제2공항 반대 집회에 나가고 피켓을 만들어 시위를 하고 만화를 그리거나 글을 쓰기도 하며 다른 사람에게 저는 제2공항을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말했듯이 저는 있는 그대로의 성산이 좋고 마을 사람들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유라는 건 크든 작든 그저 날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니 부담도 줄어들고 편안한 마음으로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262쪽, 이규헌, ‘평화를 위해 싸우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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