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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코로나19, 수해, 기후비상

50일 가까이 비가 왔다. 사람들은 그저 역대급 장마라고 생각했다. 장마와 폭우 피해를 이명박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가 막았고, 산사태의 원인은 태양광 발전 시설 때문이라는 미래통합당 발 가짜뉴스가 난무했지만, 수해의 진짜 원인은 기후위기다. 퍼붓는 빗속에 50여 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폭우로 인한 사망이라고 언론은 보도했지만 실상 기후위기로 인한 희생자들이다.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가 필요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팬데믹 상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8월 15일,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집회 절대 금지구역으로 정했던 광화문 광장 집회를 어찌 된 일인지 서울행정법원은 허가해 주었다. 전국에서 집회에 참석한 성도들은 하나님 성령의 불이 떨어져 걸렸던 병도 나아 코로나를 이겨낼 거라 믿었지만 정작 그 말을 한 전광훈과 많은 이가 확진되었다. 그렇게 모인 수만 명의 인파는 코로나 2차 대유행 상황을 몰고 왔다. 그리고 다시 폭염이 시작되었다.

폭우와 폭염,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지금의 상황은 기후 비상(Climate Emergency) 상황이다. 기후로 되돌릴 수 없는 환경피해를 피하기 위해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폭우로 한평생 살던 집이 잠기고 키우던 소가 떠내려가는 상황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체온보다 높은 폭염 상황도 처음이며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 곳곳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기후 비상 상황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기후위기의 희생자들은 더욱 늘 것이다. 이번 폭우 피해에서 보았지만 피해는 우리 사회 가장 약한 고리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구의 울부짖음(Cry of the Earth)은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Cry of the Poor)이 되고 있다.

8월 7일 광화문 금요기후행동 모습. (사진 제공 = 가톨릭기후행동)

수마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수습과 대책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기후위기의 원인인 탄소배출을 줄이는 대책을 늦춰서는 안 된다.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는 잿더미가 된다는 요나 예언자의 외침을 듣고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하느님을 믿고 모두 굵은 베옷을 입고 단식한 니느웨 사람들처럼(요나 3,6) 우리는 하느님께, 지구 어머니께 용서를 비는 생태적 회개를 이루어야 한다. 그간의 생산방식과 소비방식은 결국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오기에 서둘러 전 지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고, 이산화탄소와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는 여러 기체의 배출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찬미받으소서' 26항)

이 비는, 이 폭염은, 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기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못된 행실을 버리고 돌아서는 것을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뜻을 돌이켜 그들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시었다.”(요나 3,10)

요나의 말을 들은 니느웨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는 기후 비상 시대,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 한다.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연대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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