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가 본 교회와 사회]

한국천주교회 통계 가운데 현재 사목적으로 중요하거나 장차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은 지표들만을 분석할 것이다. 분석 대상 시기는 2000년에서 2019년까지 총 20년간이다.

 

1. 교세 일반

〈표 1〉교세 현황 및 추세(2000-2019)

2019년 인구대비 신자비율 최상위 교구 서울대교구 15.2퍼센트, 최하위 교구 마산교구 7.2퍼센트. (자료 출처 = 각 년도 한국천주교회 통계(2000-2019) ;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서거 ; 2014년 교황 사목방문)

21세기 들어 지난 20년간 한국 천주교회 교세는 그 이전 시기보다 증가폭이 둔화되긴 하였으나 증가를 계속해 남한 인구증가율의 3.6배 가까운 성장을 하였다.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0년에서 2019년 사이 전체 20년간 남한 인구는 15.2퍼센트 증가한 데 비해 천주교 신자는 45.3퍼센트가 늘어 남한의 인구성장 규모보다 3.6배(연평균 실질 신자증가 수 9만 6500명; 연평균 신자증가율 2.05퍼센트) 더 성장했다.1)

다만 내용 면에서는 장기 추세에서 감소를 예상할 수 있는 지표들이 나타났다. 첫째, 신영세자 숫자는 2019년에 8만 1039명으로 2018년(8만 905명)에 비해 근소하게 늘었으나 20년 평균인 13만 1172명의 61.9퍼센트에 불과했다. 이 추세는 2012년 이후 10여 년째 계속되는 현상이다. 2014년 만이 예외였는데 이 해는 다들 기억하다시피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국교회를 사목방문하신 해였다. 교황님 사목방문 다음 해인 2015년에는 신영세자 숫자가 줄었지만 순증2) 신자 수는 2만 1394명으로 오히려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는 다른 해에 비하여 이탈자가 적었다는 뜻이다. 새로 늘진 않았어도 예년에 비하여 적게 이탈했다는 것이다.

둘째, 실질증가 숫자 이른바 ‘순증 신자 수’ 변화인데 이 숫자는 2019년 4만 8159명으로 2018년에 비해 8.7퍼센트포인트 줄었다. 이는 20년간 평균인 9만 6500명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표 1 참조) 신 영세자 숫자는 전년도에 비해 늘었음에도 선종 신자 숫자, 교적정리 신자 숫자가 늘면서 순증 숫자가 줄었다. 이는 ‘65세 이상’ 연령대 신자들이 입교도 많이 하지만 선종도 많이 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교적 정리(감소)와 교적 재작성(증가) 비율은 ‘정리’가 ‘재작성’의 2.24배에 달했다. 이탈요인이 유입요인보다 월등히 높았던 것이다. 이는 신영세자 숫자가 올해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선종, 교적정리를 통한 감소 숫자가 더 빨리 늘어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100세 이상’ 신자 수는 2019년에 1만 629명(2019 한국천주교회통계 10쪽)이었는데, 이 수치는 2019년 3월 현재 ‘정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나타난 ‘100세 이상’ 인구수 5266명의 2.02배에 달한다. 정부 통계가 정확한 것이고 보면 이는 교적정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 할 것이다. 이는 90세 이상 인구도 실제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역시도 교적정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3)

남한 총인구 대비 신자 수 비율(이전까지 복음화율로 표현)은 매년 평균 0.2퍼센트씩 늘었는데 2017년에 0.1퍼센트, 2018년에 0.1퍼센트, 2019년에는 0.0퍼센트였다. ‘인구주택총조사(2015)’에서는 천주교 신자 숫자가 389만 311명으로 2005년 총신자수의 31.4퍼센트(177만 5193명)가 10년 사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를 통해 신자 유입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탈자가 더 많이 늘어 성장의 빛이 바래고 있다는 뜻이다. 2019년 통계에도 이 흐름이 이어졌다.

1) 저출산 기조로 인해 인구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총인구는 성장이 더뎠던 반면 신자 수는 세 배 가까이 성장하였다.
2) 그해 새 영세자 숫자에서 사망, 교적정리 등으로 줄어든 신자 숫자를 뺀 수치다.
3) 이 경우는 냉담신자 가정의 경우 고령자가 선종했어도 본당에 통보하지 않으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는 냉담신자가 많은 현실의 영향이라 하겠다.

 

2. 신원별 교세

지난 20년간 ‘신원 별 교세’(표 2 참조)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사제가 연평균 3.86퍼센트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이어 평신도 2.7퍼센트, 남자 수도자 1.38퍼센트, 여자 수도자 0.84퍼센트 순이었다. 대신학생 숫자만 연평균 –1.22퍼센트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감소했다.

사제 숫자 증가로 ‘사제 1인당 평균 신자 수’는 2000년 1318명에서 2019년 1079명으로 22.2퍼센트 줄었다. ‘연평균 사제 숫자 증가 비율’은 3.86퍼센트로, ‘본당 수 증가비율’(연평균 2.2퍼센트)보다 높았다. 본당 신설이 지체되면서 사제 숫자가 본당 숫자 증가를 추월한 결과다.

여성수도자 숫자는 2019년 12월 31일 현재 유기서원자 이상에서 외국인 수녀 숫자가 529명의 33.5퍼센트인 177명이었다. 수련자 숫자는 전체 255명 가운데 63.5퍼센트인 162명이었다. (자료 출처 = 각 년도 한국천주교회 통계(2000~2019))

대신학생 숫자는 2019년에 2000년 대비 –24.3퍼센트를 기록함으로써 모든 신원 가운데 유일하게 줄었다. 여성 수도자 숫자 증가율은 20년간 연평균 0.84퍼센트였다.

〈표 3〉남녀 수도회 수련자 총수 변동추이(1994-2019)

* 수련자 숫자에서 오른쪽 숫자는 한국인 수녀. (자료 출처 = 각 년도 한국천주교회 통계(1994-2019))

4) 수련자수는 수련 기간이 2년이므로 연간 수련자 증감 숫자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로 나누어야 한다. 2016년은 이 가운데 21.3퍼센트인 64명이 외국인이었다.

여성수도자 숫자는 2013년에 총수에서 정점에 이른 뒤 계속 줄어들다 2016년에 일시 반등했다. 2017년에 다시 줄었고, 2018년에는 2017년 대비 2명, 2019년에 14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몇 년 동안 계속된 감소세에 비춰 보면 이례적 반등인 셈이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이는 성소 증가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난다. 회원 순증가는 크게 수련자와 해외에서 새로운 수도회가 진출하면서 서원한 수녀들이 들어와 일어나는데, 수련자 총수가 전년에 비해 줄었기 때문이다.(수련자 총수는 2018년에 287명이었다가 2019년에 255명으로 줄었다.) 유기서원자 숫자는 늘었는데 이는 수련자들이 첫서원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회원 증가는 해외 유입에서 온 것이다. 즉 수도회의 진출 내지 기존 수도회 외국 회원이 국내로 들어온 경우다.

외국인 수련수녀 숫자는 전년도에 비해 5명이 줄었는데, 한국인 수녀들의 숫자는 27명 줄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전체 수련자 숫자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더 높아졌다. 수련자 숫자는 법정수련기와 활동수련기를 합한 숫자이기 때문에 실제 일년간 증가한 숫자는 이의 절반에 불과하다. 2019년의 경우 한해 평균 증가한 숫자는 127.5명이었고, 이 가운데 외국인 수련자 평균 81명을 빼면 한국인 수련자는 46.5명에 불과하다. 평균적으로 전체 수도회의 1/3정도 만 수련자가 있었다는 뜻이다.(표 3 참조)

남자수도회는 전년에 비해 늘었다. 2015년 이후 상승추세였다. 외국인 숫자를 반영하더라도 남자수도회가 여자수도회에 비하여 더 늘은 것이다. 물론 늘었어도 사실상 횡보에 가까워 성장이라 보기 어렵다.(표 2 참조)

여성 수도자 총수를 가늠하는 데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수련자 숫자’ 추이는 2012년을 정점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4년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2015년에 다시 예년의 감소추세로 돌아왔다. 2014년에 일어난 반등은 외국인 수련자 숫자가 늘면서 나타났다. 한국인 수련자 숫자(남여 모두)는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줄어 왔다. 전체 추이에서 한국인 수녀들은 10년째 감소를 기록한 셈이다. 외국인 수녀들은 큰 추세에서 증가세였다. 이는 한국인 성소자들은 정지를 향해, 외국인 수녀들은 근소한 증가 내지 정체를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다.

교구사제 숫자만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 다만 선행지표인 새 사제 숫자, 대신학생 숫자가 감소 추세에 있어 조만간 정점에 이른뒤 쇠퇴할 전망이다. 교구사제가 이 상황에 이르면 전체적으로 '정결'(celibacy) 서원에 기반을 둔 성소들이 쇠퇴하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추세로만 보면 교구사제도 곧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3. 교구 성직자 소임별 현황 추이

2019년에는 교구사제의 85.5퍼센트가 소임을 수행했다. 교구 사제들의 사목활동에서 ‘본당사목’ 종사자 숫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8.9퍼센트였다. 2019년에는 특수사목, 해외선교 종사자 숫자가 늘고, 본당사목, 특수사목은 줄었다. 새 수품 신부 숫자는 전년에 비해 34.4퍼센트 늘었다.(표 4 참조)

지난 20년 사이(2000-19) 본당신부 숫자는 47.3퍼센트 늘었다. 같은 기간 ‘본당 수 증가율’은 42.9퍼센트였으니 본당 숫자를 초과한 비율은 보좌신부 파견, 공동(혹은 협력)사목 사제 등이 늘었다는 뜻이겠다. 2019년에는 본당파견 사제 숫자가 줄었으니 단독 주임이 더 늘어난 셈이다. ‘2019년 통계’를 기준으로 본당 수와 본당사제 수를 나눠 보면 전체 본당의 26.7퍼센트가 부주임(또는 협력사목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사제가 3명 이상 있는 본당과 수도회가 맡는 본당을 제외할 때, 전체 본당 수의 20퍼센트 전후 정도만 2명 이상의 사제가 상주하는 셈이다.(표2, 표4 참조)

(자료 출처 = 각 년도 한국천주교회 통계(2000~2019))

새 수품신부 숫자는 지난 16년간 하락세였다. 20년간 평균이 129명이었는데 2009년(149명)을 예외로 하면 2004년 이래 지속적인 감소세였다. 특히 2013-16년간은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2017년에는 평균을 넘어 146명을 기록했다. 그러다 다시 2018년에 200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였다가 2019년에 125명으로 급반등하였다. 하지만 전체 추이에서는 감소세였고, 선행지표인 대신학생 숫자가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으니 2019년 결과는 일시적 반등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4. 주요 연령대의 신자 수 변화추이

〈표 5〉에서는 미래 교세예측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세 연령대의 교세 추이만 살펴본다. ‘만 5세 이하’ 신자 층이 전체 신자 숫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이후 2016년까지 계속 줄어 오다 2017년에 전체 신자 수 대비 1.42퍼센트를 기록해 2016년 1.11퍼센트에 비해 근소하게 늘었다. 2018년에는 0.93퍼센트로 지난 19년 동안 2010년(0.91퍼센트) 다음으로 낮았다. 2019년에는 0.84퍼센트로 전년에 비해 0.9퍼센트포인트 더 줄었다. 낮은 혼인율, 저출산, 유아세례 기피 등이 원인이겠다. 큰 추세에서 이 연령대가 전체 연령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낮아져 왔고, 최근 이전 연령대의 인구 동향으로 미뤄 볼 때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2010년부터 ‘만 6세 미만’ 인구는 2010년 통계부터 0-4세, 5-9세로 구분되어 0-4세 인구와 5-9세 총수를 5로 나눈 평균 수치를 더해 계산. 2019년의 100세 이상 신자인구는 1만 629명. 대한민국주민등록인구(2020년 3월 현재)에서 100세 이상 인구는 5266명이었다. (자료 출처 = 각 년도 한국천주교회 통계(2000-2019))

5) 본 자료에서는 관심 대상인 주요 연령대만을 선택하였다.

‘20대’ 신자 수가 전체 신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11.7퍼센트, 2017년 13.73퍼센트로 늘었으며 예년 수준을 회복하였다가, 2018년에 13.56퍼센트로 근소하게 줄었다. 2019년에는 13.45퍼센트로 더 줄어들었다.

‘20-25세 연령대’ 신자 숫자의 증감에 큰 영향을 주는 군종교구의 새 영세자 숫자는 2017년에 1만 5282명(전체 이 연령대 영세자의 86.4퍼센트 차지)이었으나, 2018년에 1만 039명(전체 이 연령대 영세자의 85.3퍼센트 차지)으로 전년도에 비해 34.4퍼센트포인트 줄었다. 2019년에는 1만 757명으로 근소하게 늘었다.(전체 연령대에서 이 연령대 영세자의 87.1퍼센트) 전년도에 비하여는 늘은 수치지만 과거 2만 5000명대에 이르렀던 경우를 생각하면 여전히 절반 이하에 머문 셈이다. 군 관계자들의 따르면 원인은 최근 사병의 종교활동 의무 폐지, 편해진 내무생활, 복무기간 단축 등에 있다고 한다.(표 5 참조)

‘60세 이상’ 신자 인구의 전체 신자수 대비 비율은 2017년에 26.9퍼센트였다가 2018년에 28.1퍼센트로 전년에 비해 1.2퍼센트포인트 더 늘었다. 2019년은 28.1퍼센트로 전년도와 동일하였다. 2000년에 이 연령대 비율은 12.3퍼센트였는데, 20년 사이 2.28배 늘은 셈이다. 2003년에 이 연령대 비율이 17.0퍼센트였다가 2004년에 12.5퍼센트로 감소한 경우를 예외로 하면 20년 동안 계속 증가한 셈이다. 다른 연령대의 상대적 비중이 감소하고 있어 이 연령대의 상대적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다.

영세자의 연령대별 비율을 살펴보면 ‘50대 이하’에서 ‘15-19세 코호트’, ‘50-54세 코호트’에서만 늘었고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는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5세 간격)은 모든 코호트에서 늘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60세 이상 신자’ 비율은 늘어나고, ‘4세 이하’와 ‘20대’는 줄어들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2019년 ‘총인구 대비 총신자’ 비율은 11.1퍼센트였는데 이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5-29세’(12.6퍼센트), ‘30대’(11.9퍼센트), ‘40대’(11.2퍼센트), ‘50대’(12.3퍼센트), ‘60대’(14.5퍼센트), ‘70대’(13.9퍼센트), ‘80대’(16.0퍼센트), ‘90대’(38.3퍼센트) 등이 평균보다 높았다.6) 이 결과로만 보면 ‘60세 이상’ 연령대 입교자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반면 ‘50대 이하’는 감소추세여서 고령 인구 비중은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다.

6) ‘40대’와 ‘20-24세’ 이하 연령대는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40대’(11.0퍼센트), ‘10대’(6.6퍼센트), ‘5-9세’(4.9퍼센트), ‘0-4세’(2.8퍼센트)]

 

5. 성사사목 현황

7성사 가운데 신품성사(새수품 사제 숫자로 대체), 병자성사(고령인구 증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제외)를 제외한 다섯 성사의 추이만 살펴본다.

영세는 2019년에 전년도에 비해 근소하게 늘었으나 큰 추세에서는 감소세(2012년부터 ‘20년간 평균건수’ 이하로 감소)였고, 견진도 큰 추세에서는 감소세(2011년부터 ‘20년간 평균건수’ 이하로 하락)였다. 미사는 20년 가까이 계속되었던 20퍼센트대 참석률이 2016년부터 19.5퍼센트로 떨어졌고, 2017년 19.4퍼센트, 2018년 18.3퍼센트, 2019년 18.3퍼센트로 계속 줄었다. 20년간 평균인 23.96퍼센트를 기준으로 할 때 2011년부터 평균을 밑돌기 시작해 2016년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20퍼센트가 무너진 것이다. 아직 추세라 하긴 이르지만, 20년간 감소추세였던 점을 감안할 때 미사 참석률은 앞으로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령자들의 미사 참석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이 비율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 노란색 칸의 숫자는 정점에 이른 시기를 표시. (자료 출처 = 각 년도 한국천주교회 통계(2000~2019))

혼인성사 건수도 큰 추세에서 감소세를 이어 갔다. 2010년부터 20년간 평균 건수인 8587건 이하로 떨어진 이래 모든 성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혼인 기피, 만혼 경향 등이 영향을 주는 것이겠다.

판공성사만 그나마 횡보를 기록했다.(표 6 참조) 판공성사 비율을 주목해야 하는데 이 정도 비율이 실제 소속감을 가진 최대 신자 비율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정하면 ‘2015년 인구총조사’에서 신자라 답한 숫자와 ‘교세통계’의 차이인 31.4퍼센트는 천주교를 떠난 이들이고, 중간의 40퍼센트가 ‘냉담’인데 주소가 파악되거나 가족 가운데 미사참례자가 있어 활동 신자로 간주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 60퍼센트를 보면 비관적이나, 여전히 30퍼센트 정도가 교회를 떠나지 않고 신앙생활을 계속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들의 연령이 높고, 날로 높아지는 중이어서 전망이 밝지는 않다.(표 6 참조)

성사 전반에서 판공성사를 제외하면 다른 성사들에서 신자들의 참여율은 모두 줄어들었다. 특히 성사혼 건수가 가장 크게 줄었다. 이 추세에 비춰볼 때 판공성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성사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다.

 

6. 여자 수도회 사도직 변화 추이

(자료 출처 = 각 년도 한국천주교회 통계(2000-2019))

여자 수도회는 수녀총수 면에서 정점을 지난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2016년에는 일시적으로 다시 총수가 늘었다 2017년에 다시 줄었다. 2018, 2019년에는 총수가 늘었는데 앞에서도 확인했듯이 한국인 수녀의 성소증가와 무관한 현상이었다. 2018년 통계의 한국인 수녀들만을 기준으로 할 때 숫자는 오히려 전년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줄은 셈이다. (표 7 참조)

사도직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에 비해 종사자 숫자가 1.5퍼센트포인트 줄어 2018년에 일시적으로 늘었던 움직임이 멈추었다. 이는 ‘전교활동’, ‘교육기관’, ‘사회복지’, ‘출판홍보’, ‘교회기관’ 종사자 숫자가 감소한 데 기인하였다. 증가를 기록한 사도직은 ‘특수사도직’과 ‘해외교포’ 사도직뿐이었는데, 이 가운데 ‘특수사도직’은 역대 최고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계속될 현상으로 보이는데, 이의 주요 근거는 수도자 고령화, 성소자 감소 등 두 가지다. 두 변인(variable) 모두 개선될 가능성이 적어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특수사도직은 임금이 없는 경우가 많아 수도회 재정에도 부담이 되리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해외 선교’의 경우 외국인 수녀 비율이 전체의 5퍼센트 수준이고, 이들은 대부분 젊고 한국에서 양성을 받은 다음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해외선교의 증가가 한국 수녀들의 파견이 늘어난 현상이라고만 볼 수 없다. ‘기타 사도직’의 경우는 은퇴 후 소득이 없는 소임을 하는 경우들도 이 숫자에 포함되기 때문에 사도직 종사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수도회 활동이 늘어나는 증거일 수도 없다. 수도회 활동이 증가하는 것이라면 전교, 의료, 복지, 교회 기관 등이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이 소임들은 모두 감소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소득 있는 소임이 줄고, 소득이 없거나 재정지출이 필요한 사도직들이 늘어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표 7 참조)

사도직별로 살펴보면 전교활동은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2000명 이하로 줄었고, 2019년에는 1892명으로 줄었다. 사회복지 종사자도 2018년 1364명에서 2019년 1356명으로 줄었다. 반면, 특수사도직은 2018년에 비해 31.0퍼센트 늘었다. 정년이 있는 사도직이나 전교 활동은 감소추세이고, 수도회 자체 사도직이나 교회 기관은 증가 추세로 요약할 수 있겠다.

 

7. ‘2019년 한국천주교회 통계’의 의미

1) 활력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새 영세자를 연령대 별로 보았을 때 ‘60대 이상(5살 간격)’은 전년도에 비해 평균 10퍼센트 가까이 늘었다. 반면 50대 이하에서는 ‘두 연령대’(5살 간격)만 근소하게 늘어나는 데 그쳤고 나머지 연령대 모두는 줄었다. 특히 유아, 청소년, 장년층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순증 신자수도 전년에 비해 줄었다. 이는 선종하는 신자수 증가, 교적 정리에서 비롯되었다. 고령 입교자가 늘다보니 선종 신자수도 매년 증가하여 성장을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순증신자수 감소로 교세가 600만에 이를 시기는 2022년으로 늦춰졌다. 물론 이 600만이 실상을 반영하는 수치는 아니다. 일례로, ‘100세 이상’ 신자인구는 정부주민등록통계보다 2.2배나 된다. 2015년 인구총조사에서 완전히 이탈한 신자들의 숫자(2015년 교세의 1/3 수준)도 반영되지 않았다. 새 영세자 숫자, 견진신자 숫자만 정확할 뿐이다. 이 때문에 미사 참례자 숫자(100만 명 정도), 이보다 더 본다고 할 때 판공성사 참여자 비율 정도가 소속감을 가진 신자의 전부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교세성장은 몇 년째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고령 신자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 분명해 그나마 버텨 주던 신자층도 엷어질 것이다. 교회의 활력 가능성을 미리 보여 주는 선행지표인 주일학교 참여자 숫자는 매년 두 자릿수 비율로 줄어 왔고, 무엇보다 입교 자체가 줄고 있어 더욱 미래가 밝지 않다.

2) 정결(celibacy)성소 감소

정결서원을 하는 성소(성직자, 수도자)는 여성 수도자(한국인 기준)가 2013년에 정점에 이르렀고, 남성 수도자는 근소하게 늘었지만 10여 년간 횡보추세였다. 유일하게 교구사제만 성소가 늘었는데, 이 수치도 매년 증가폭이 줄고 있다. 선행지표인 대신학생 숫자, 새 수품사제 숫자 등이 감소세여서 이 역시도 오래 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를 고려하면 여성수도자는 확실히 정점이 지났고. 남성수도자는 2-3년 내에, 사제는 5-7년 사이에 정점에 이르고 이후 줄어들 것이 전망된다.

남녀 수도회 모두는 한국인 성소자를 기준으로 할 때 모두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여자수도회는 70퍼센트 가까운 수도회들이 성소자가 아예 없는 형편이고, 있는 수도회들도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반면 외국인 성소자는 늘었다. 이들은 교구 수도회들이 해외에 진출하면서 얻은 성소자들을 한국에 데려와서 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성소 전망에도 새롭게 진출하는 ‘봉쇄관상’ 수도회들은 회원 절대숫자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인 성소는 그치지 않겠지만 매해 30명 이내로 줄어 전성기의 1/30 수준이 될 것이다. 여기에 고령회원 선종이 계속 될 것이어서 순증회원 숫자는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질 것이다.

여자수도회의 경우 사도직 영역 전반에서 종사자 숫자가 줄었다. 늘어난 영역은 다른 영역(정년이 정해진 사도직)에서 은퇴한 회원들이 수입이 없거나 적은 ‘특수사도직’으로 이전한 경우뿐이었다. 이는 성소 감소, 회원 고령화로 사도직에 투입할 회원 숫자가 부족한 데서 기인하고 있다. 60대 초반에 은퇴하는 수녀들을 활용하는 문제를 교회나 수도회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새로운 진로 모색이 필요하다!

여러 지표들이 좋지 않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영향을 주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고령자들 활동이 위축될 것이고, 그동안 허리층을 형성했던 신자들도 소극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 확실히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실감하게 될 것 같다. 물론 이는 이전부터 진행돼 오던 활력의 감소,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한 교회의 부적응 태도의 연장에 있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이 변화에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부디 이 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박문수(프란치스코)

신학자,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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