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가 본 교회와 사회]

한국천주교회 통계 가운데 현재 사목적으로 중요하거나 장차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은 지표들만을 분석할 것이다. 분석 대상 시기는 2000년에서 2018년까지 총 19년간이다.

1. 교세 일반

21세기 들어 지난 19년간 한국 천주교회는 그 이전 시기보다 증가폭이 감소했어도 지속적으로 교세가 증가해 인구증가율의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0년에서 2018년 사이 전체 19년간 남한 인구는 15.1퍼센트 증가한 데 비해 천주교 신자는 44.1퍼센트가 늘어 남한 인구의 성장규모보다 2.92배(연평균 실질 신자증가 수 99,044명; 연평균 신자증가율 2.12퍼센트) 높았다.(저출산 기조로 인해 인구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총인구는 성장이 더뎠던 반면 신자 수는 세 배 가까이 성장하였다.) 다만 내용 면에서 보면 장기 추세에서 감소가 예상되는 지표들도 감지된다. 첫째, 신영세자 숫자가 10년째 감소하였다. 2014년만이 예외였는데 이 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국교회를 사목방문하셨기 때문이다. 교황님 사목방문 다음 해인 2015년에는 신영세자 숫자가 감소하였지만 순증 신자 수는 21,394명으로(그해 새 영세자 숫자에서 사망, 교적정리 등으로 줄어든 신자 숫자를 뺀 수치다.) 오히려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다른 해에 비하여 이탈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신 영세자 수’는 지난 19년간 평균인 133,810명에 못 미치기 시작했던 2011년을 기점으로 이후 계속 하락해 2018년에 가장 낮은 80,905명을 기록하였다.(2014년만 예외였는데(124,748명) 이는 앞서 설명한 대로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효과였다.) 이 수치보다 순증 신자 수가 중요한데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사망하는 신자들의 숫자도 증가하기 시작해 순증 신자 수의 감소폭이 최근 커졌다.

신영세자 숫자와 순증 신자 수 사이에는 매년 평균 23퍼센트 정도 차이가 났는데(순증 숫자가 항상 더 적다), 2016년에는 22.3퍼센트 차이가 나 격차가 2015년(18.6퍼센트)에 비해 근소하게 커졌고, 2017년에는 25.8퍼센트로 전년에 비해 3.5퍼센트포인트 늘었다. 여기에는 사망신자(전년대비 3847명 증가)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2018년에는 34.8퍼센트로 전년 대비 9.0퍼센트포인트나 격차가 커졌다. 역시 이 격차도 사망신자 숫자의 증가가 영향을 준 것이겠다.

‘100세 이상’ 신자 수는 2018년에 10,886명이었는데 이 수치는 2019년 3월 현재 ‘정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나타난 ‘100세 이상’ 인구수 18,964명에 비춰볼 때 과도하게 높았다. 교적정리가 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90세 이상’의 고령인구도 같은 경우일 것 같다.

남한 총인구 대비 신자 수 비율(이전까지 복음화율로 표현)은 매년 평균 0.2퍼센트씩 늘었데 2017년에는 0.1퍼센트, 2018년에도 0.1퍼센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구주택총조사(2015)’에서는 천주교 신자 숫자가 389만 311명으로 2005년 총신자수의 31.4퍼센트(177만 5193명)가 10년 사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를 통해 신자 유입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탈자가 더 늘어 성장의 빛이 바래고 있다는 뜻이다.

신자증가율은 19년간 평균 2.12퍼센트였는데, 2009년 이후부터 큰 추세에서 하락해 왔다. 2018년에는 0.9퍼센트로 2012년 이래 처음으로 1퍼센트 미만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이는 신 영세자 수, 순증 신자 수 감소에 기인하였다.(표 1 참조)

2. 신원별 교세

지난 19년간 ‘신원별 교세’(표 2 참조)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사제가 연평균 3.91퍼센트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이어 평신도 2.32퍼센트, 남자 수도자 1.44퍼센트, 여자 수도자 0.84퍼센트 순으로 나타났다. 대신학생 숫자만 유일하게 연평균 1.96퍼센트 줄었다.

사제 숫자의 증가로 ‘사제 1인당 평균 신자 수’는 2000년 1318명에서 2017년 1093명으로 줄었다. 2018년에는 1089명으로 역시 전년에 비해 근소하게 줄었다. ‘연평균 사제 숫자 증가 비율’은 3.91퍼센트로, ‘본당 수 증가비율’(연평균 2.2퍼센트)보다 높았다. 본당 신설이 지체되면서 사제 숫자가 본당 숫자 증가를 추월한 결과다.

대신학생 숫자는 2018년에 2000년 대비 20.2퍼센트 감소를 기록함으로써 모든 신원 가운데 유일하게 줄었다. 여성 수도자 숫자 증가율은 19년간 연평균 0.84퍼센트였으나, 2013년에 정점을 이루며 이후 계속 감소하다 2016년에 일시적으로 반등하였다. 그러다 2017년에 다시 줄었고, 2018년에는 2017년 대비 2명이 늘었다. 마치 수녀 총수의 정점이 지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런데 외국인 수련자 숫자가 전년에 비해 103명이 늘었다. 이를 반영하면 2명이 늘어난 것도 외국인 수련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 두 명을 제외한 외국인 수련자 숫자가 101명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 수녀 숫자는 전년에 비해 더 많이 준 것이다. 따라서 수녀 숫자는 절대 숫자가 중요하지 않고 실제 한국인 수녀들의 증감 추이가 중요하다. 이를 감안할 때 한국인 수녀 숫자는 2018년에도 준 것이다.(표 3 참조)

남녀 수도회 모두 ‘수도자 수 증가율’이 신자 증가율에 못 미쳤다. 특히 여자수도회는 19년간 성장세를 이어 왔으나, 2011년부터 절대 숫자가 감소를 기록해 한국인 수녀 총수는 이때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성소자를 받은 햇수가 제법되었으니 한국인 수녀 총수의 정점은 2010년 이전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다.

2018년 12월 31일 현재 ‘유기서원자 이상’ 외국인 수녀 숫자는 379명이었다. 성청설립수도회 진출 초창기에 선교사로 온 수녀들은 소수이고, 최근 진출한 수도회들의 경우에도 숫자가 많지 않아 이 외국인 수녀 숫자의 70퍼센트는 방인수도회에 입회한 경우이거나, 일부가 성청설립수도회들의 관구 통합으로 이적되었거나 타 관구에서 수련을 위탁받은 경우들일 것이다. 이렇게 추정하면 여자수도회는 2010년 이전에 한국인 수녀 숫자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표 3 참조)

(여자 수련자 : 수련자수는 수련 기간이 2년이므로 연간 수련자 증감 숫자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로 나누어야 한다. 2016년은 이 가운데 21.3퍼센트인 64명이 외국인이었다.)

수도자 총수를 가늠하는 데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수련자 숫자’ 추이는 2012년을 정점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4년 일시적으로 반등하였다가 2015년에 예년의 감소세로 돌아왔다. 2014년에 일어난 반등은 외국인 수련자 숫자가 늘면서 나타났다. 한국인 수련자 숫자는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외국인 수련자 숫자는 2017년에 비해 64.1퍼센트 늘었고, 2018년에는 2017년에 비해 무려 160퍼센트포인트나 급증하였다. 이에 비해 한국인 수련자 숫자는 전년의 절반수준으로 감소하였다.(표 2, 표 3 참조)

남자 수도회는 교구사제보다 성장세가 더뎌 거의 횡보양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남자 수도회도 외국인 수련자들이 계속 늘어 왔고, 이 숫자가 한국인 수련자 숫자를 크게 추월해 왔기에 한국인 숫자는 여자수도회와 마찬가지로 계속 감소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표 3 참조)

교구 사제 숫자는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 다만 선행지표인 새사제 숫자, 대신학생 숫자가 감소 추세에 있어 조만간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교구 사제가 이 상황에 이르면 전체적으로 ‘정결'(celibacy) 서원에 기반을 둔 성소들이 모두 쇠퇴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추세로만 보면 교구사제도 10년 이내에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3. 교구 성직자 소임별 현황 추이

2018년에는 교구 사제의 82퍼센트가 사목활동에 종사하였다. 교구 사제들의 사목활동에서 ‘본당사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61퍼센트였다. 2018년에는 본당, 교포사목, 해외선교 종사자 숫자가 늘고 특수사목만 감소하였다. 새 수품 신부 숫자는 전년에 비해 36퍼센트 감소하였다.(표 4 참조)

지난 19년 사이(2000-18) 본당신부 숫자는 48.1퍼센트 늘었다. 같은 기간 ‘본당 수 증가율’은 42.2퍼센트였으니 본당 숫자를 초과한 비율은 보좌신부 파견, 공동(혹은 협력)사목 사제 등이 늘었다는 뜻이겠다.

‘2018년 통계’를 기준으로 본당 수와 본당신부 수를 나눠 보면 전체 본당의 21.7퍼센트가 부주임(또는 협력사목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사제가 3명 이상 있는 본당과 수도회가 맡는 본당을 제외할 때, 전체 본당 수의 20퍼센트 전후가 2명 이상의 사제가 상주하는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표 2, 표 4 참조)

새 수품사제 숫자 추이는 지난 16년간 하락세였다. 19년간 평균이 129명이었는데 2009년(149명)을 예외로 하면 2004년 이래 지속적인 감소세였던 셈이다. 특히 2013-16년간은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다 2017년에 평균을 넘어 146명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2018년에 200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작년 보고서에서 2017년의 반등이 일시적일 것이라 하였는데 이 예측이 맞았다. 그동안의 추세로만 보면 앞으로도 감소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4. 주요 연령대의 신자 수 변화추이

<표 5>에서는 미래 교세예측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세 연령대의 교세추이만 살펴본다. ‘만 5세 이하’ 신자 층이 전체 신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이후 2016년까지 계속 감소해 오다 2017년에 전체 신자 수 대비 1.42퍼센트를 기록해 2016년의 비중 1.11퍼센트에 비해 근소하게 증가하였다. 2018년에는 0.93퍼센트로 지난 19년 내에 2010년(0.91퍼센트) 다음으로 낮았다. 저출산, 유아세례 기피 등이 원인이겠다. 큰 추세에서 이 연령대 비중이 계속 낮아져 왔고, 최근의 이 분야 관련 동향으로 미뤄 볼 때 앞으로도 계속 감소가 전망된다.

‘20대’ 비중은 2016년 11.7퍼센트, 2017년 13.73퍼센트로 증가하며 예년 수준을 회복하였다가, 2018년에 13.56퍼센트로 근소하게 줄었다. ‘20-25세 연령대’의 증감에 큰 영향을 주는 군종교구의 새 영세자 수는 2017년에 15,282명(전체 이 연령대 영세자의 86.4퍼센트를 차지)이었으나, 2018년에는 10,039명(전체 이 연령대 영세자자의 85.3퍼센트를 차지)으로 전년에 비하여 34.4퍼센트 줄었다. 이 숫자의 감소는 전체 새 영세자 숫자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25,000명대에 이르렀던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준 셈이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사병의 종교 활동의무가 폐지되었고, 내무생활도 편해진 것이 원인이라 한다.

(연령대별: 본 자료에서는 관심 대상인 주요 연령대만을 선택하였다.) 

‘60세 이상’ 신자인구 비중은 2017년에 26.9퍼센트였는데, 2018년에는 28.1퍼센트로 전년에 비하여 1.2퍼센트 더 늘었다. 2000년에 이 연령대 비중은 12.3퍼센트였는데, 19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2003년에 이 연령대의 비중은 17퍼센트였다가 2004년에 12.5퍼센트로 줄은 경우를 예외로 하면 19년 동안 계속 늘었다. 앞으로도 이 연령대의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이 세 연령대의 추세를 보면 ‘만 5세 이하’와 ‘20대 이하’는 감소, ‘60세 이상’은 증가 추세였다. ‘55-59세 층’도 증가 추세여서 전체적으로는 신자들의 평균 연령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당연히 이 20대 이하의 감소는 전체 교세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2015년 통계에서 한국천주교 신자의 ‘중위연령(Median Age)’은 46.3세로, 2016년 통계에서는 이 보다 0.4세 늘어난 46.7세, 2017년에도 같은 나이로 추정되었다. 2018년에는 46.6세로 추정되었다. 2018년 ‘주민등록인구통계’에서 대한민국의 중위연령은 42.6세였다. 중위연령은 평균연령과 비슷한데 천주교회의 중위연령이 만 4세 정도 높은 셈이다. 사회보다 신자들의 연령이 높다는 뜻이다.

2018년 ‘총인구 대비 총신자’ 비율은 11.1퍼센트였는데 이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5-29세’(12.5%), ‘30대’(11.8%), ‘50대’(12.6%), ‘60대’(14.5%), ‘70대’(13.55%), ‘80대’(16.15%), ‘90대’(32.4%) 등이 평균보다 높았고, 나머지 연령대는 낮았다.(‘40대’와 ‘20-24세’ 이하 연령대는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40대’(11.05%), ‘10대’(6.6%), ‘5-9세’(4.9%), ‘0-4세’(2.8%)) 이 결과로만 보면 ‘60세 이상’ 연령대의 입교자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20대 이하’는 감소추세여서 고령인구의 비중이 계속 높아질 것이 예상된다.

2018년의 ‘전년(2017년) 대비 영세자 연령별 증감’에서는 전년 대비 평균 16.4퍼센트 감소했는데, ‘40대 이하’는 모두 두 자리 수 감소를 보여 평균 비율을 초과한 데 비해 ‘50대 이상’은 평균보다 낮은 감소세를 기록하였다. 대체로 ‘60대 이상’은 전체 감소비율보다 낮았고, 특히 ‘80대’(3.45퍼센트)와 ‘90대’(2.8퍼센트)는 미미한 감소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이들 고령자들의 입교는 요양원 입소자, 대세(代洗)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5. 성사사목 현황

7성사 가운데 신품성사(새 수품 사제수로 대신), 병자성사(고령인구 증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제외)를 제외한 다섯 성사의 추이만 살펴본다.

영세는 큰 추세에서 감소세(2012년부터 ‘19년간 평균 건수’ 이하로 감소), 견진도 역시 큰 추세에서는 감소세(2011년부터 ‘19년간 평균 건수’ 이하로 하락)였다. 미사는 20년 가까이 계속되었던 20퍼센트대 참석률이 2016년부터 19.5퍼센트로 떨어졌고, 2017년에 19.4퍼센트, 2018년에 18.3퍼센트로 계속 줄었다. 19년간 기록한 평균 24.3퍼센트를 기준으로 할 때 2011년부터 평균을 밑돌기 시작해 2016년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20퍼센트도 무너진 것이다. 아직 추세라 하긴 이르지만, 19년간 감소추세였던 점을 감안할 때 미사 참석률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이다.

혼인성사 건수도 큰 추세에서 감소세를 이어 갔다. 2010년부터 19년간 평균 건수인 8768건 이하로 떨어진 이래 모든 성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혼인 기피, 만혼 경향 등이 영향을 주는 것이겠다.

판공성사만 그나마 횡보를 기록하였다.(표 6 참조) 판공성사 비율을 주목할 만한 데 이 정도 비율이 실제 소속감을 가진 최대 신자비율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정하면 ‘2015년 인구총조사’에서 신자라 답한 숫자와 ‘교세통계’의 차이인 31.4퍼센트는 천주교를 떠난 이들이고, 중간의 40퍼센트가 ‘냉담’인데 주소가 파악되거나 가족 가운데 미사참여자가 있어 활동신자로 간주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 60퍼센트를 보면 비관적이나, 여전히 30퍼센트 정도가 교회를 떠나지 않고 신앙생활을 계속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들의 연령이 높고, 날로 높아지는 중이어서 활력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표 6 참조)

성사 전반에서 판공성사를 제외하면 다른 성사들에서 신자들의 참여율은 모두 감소하였다. 특히 성사혼 건수가 가장 급격히 줄었다. 이 추세에 비춰 볼 때 판공성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성사들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 전망된다.

미사 참석율과 판공성사 비율 간의 차이인 12퍼센트는 미사를 간헐적으로 참여하는 신자라는 뜻이다. 따라서 미사 참석률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면 이 12퍼센트가 일차 대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판공성사에 참여하는 30퍼센트의 가족 가운데 아직 신앙을 버리지 않은 이들이 이차 대상이 될 것이다.

6. 여자 수도회 사도직 변화 추이

여자 수도회는 수녀총수 면에서 정점을 지난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2016년에는 일시적으로 다시 총수가 늘었는데, 2017년에 다시 줄었다. 2018년에는 총수가 늘었는데 앞에서도 확인하였듯이 외국인 수련자가 급격히 늘어난 덕이다. 2018년도 한국인 수녀들만을 기준으로 할 때 전년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줄은 것이다. (표 7 참조)

사도직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에 비해 종사자 숫자가 다시 증가하여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였다. ‘해외 선교’와 ‘기타 사도직’이 증가한 덕이다. ‘해외 선교’의 경우 외국인 수녀 비율이 전체의 5퍼센트 수준이고, 이들은 대부분 젊고 한국에서 양성을 받은 다음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해외선교의 증가가 한국수녀들의 파견이 늘어난 현상이라고만 볼 수 없다. ‘기타 사도직’의 경우는 은퇴 후 소득이 없는 소임을 하는 경우들도 이 숫자에 포함되기 때문에 사도직 종사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수도회 활동이 늘어나는 증거일 수도 없다. 수도회 활동이 증가하는 것이라면 전교, 의료, 복지, 교회 기관 등이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교회기관에서만 증가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줄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소득 있는 소임이 줄어들고, 소득이 없거나 재정지출이 필요한 사도직들이 늘어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표 7 참조)

사도직별로 살펴보면 전교활동은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2000명 이하로 줄었고, 2018년에는 1904명으로 줄었다. 사회복지 종사자도 2017년 1452명에서 2018년 1364명으로 줄어 감소세를 주도하였다. 반면, 특수사도직은 전년에 비해 늘었고, 교회기관은 역대 최고인 2015년 493명에서 2018년 역대 두 번째인 486명을 기록하였다. 정년이 있는 사도직이나 전교활동은 감소 추세이고, 수도회 자체 사도직이나 교회 기관은 증가 추세다.

사도직 종사자 숫자로는 증가였지만,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수도회 활동이 줄어든 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7. 2018년 한국천주교회 통계의 사목적 의미

1) 뚜렷해지는 쇠퇴의 징후

교적상 누적 총 신자 수는 600만 명을 향해가고 있다. 아마도 이 추세대로라면 2021년에는 교세 600만 명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2015년 인구 총조사’에 나타난 결과를 보면 누적 교세의 1/3은 이미 신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실질적으로는 판공성사에 참여하는 신자 비율인 30퍼센트 정도만 신앙생활하는 것이다. 이 신앙생활을 하는 30퍼센트 가운데서도 미사 참석자들이 더 적극적인 셈인데 이들의 비율도 조금씩 줄고 있다.

신영세자 숫자도 10년째 줄어 왔고, 감소 비율도 계속 커져 왔다. 2017년 새 영세자는 96,794명을 기록, 지난 18년 동안 유지돼온 10만 명대가 무너졌고 감소 비율도 커졌다. 2018년에는 전년에 비해 무려 16,000여 명 줄었고, 순증 신자 숫자도 전년에 비해 19,000여 명이나 줄었다. ‘20대 초반(만 20-24세)’ 청년들의 입교자 숫자도 작년에 이어 크게 줄었다. 이 숫자의 감소가 전체 신자 수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법 컸다. 군대는 여전히 선교의 어장이지만 그 명성은 날로 퇴색하는 셈이다. 이러한 선행 지표들은 신자 총수가 정점에 이를 날이 머지않았음을 보여 준다. 게다가 새 영세자를 기준으로 할 때 ‘60세 이상’은 전년 대비 감소하긴 했어도 그 이하 연령대에 비하면 근소하게 줄었고, 80대와 90대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고령 신자의 입교증가 추세가 앞으로도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체적으로 교회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것이다.

미사 참석자를 기준으로 하면 몇 년째 100만 명대 초반의 신자가 계속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형편이다. 본당신부 입장에서는 이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것을 제외하면 숫자나 재정에서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쇠퇴 위기감이 덜한 측면이 있다. 아마 이것이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시점을 늦추는 원인일 수 있겠다. 그런데 지금 나타난 결과들은 완만하게 이어 온 쇠퇴경향이 한순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하락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2) 대신학생, 수도성소 감소 지속

대신학생 숫자는 2010년 1674명을 정점으로 9년째 큰 폭으로 하락해 왔다. 이는 입학생 숫자가 감소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 선행지표는 지난 20년간 다른 신원에 비하여 가장 성장을 많이 한 교구사제들의 총수도 곧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수도회는 여자 수도회가 2010년경 한국인 수녀 총수의 정점에 가장 먼저 이르렀고, 몇 년 간격을 두고 남자 수도회도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 필자가 예측한 대로 ‘수녀총수 감소→ 수사(수도사제 포함) 총수 감소→ 교구사제 총수 감소’의 경로를 따른 것이다. 성소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인들에서도 감소가 확실시되는 징후들이 나타나 이 경로가 변동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여자 수도회는 사도직 종사자가 늘었음에도 소득이 있는 사도직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었다. 남자 수도회도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체로 이러한 시기에 평신도 사도직도 영향을 받는다. 수도회 사도직은 교구사제의 특수사목, 평신도 사도직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으므로 수도회 사도직 변동 추이를 교회 전체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앞의 교세 변동 추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3) 선택의 시점

‘30대’를 예외로 하면 ‘40대 이하’에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급격한 입교비율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20대 초반’은 갈수록 줄고 있고, ‘5세 이하’도 하락세다. 주일학교 연령대가 그나마 버텨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령대도 갈수록 부모들의 무관심으로 줄어들고 있어 미래가 밝지 않다. 그래서 이 연령대를 교회가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 연령대에 바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50대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바로 아래 연령대로 점진적으로 내려가는 사목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까운 연령대에서 그 아래 연령대로 내려가는 방식이 그나마 쉽기 때문이다. 지금은 무엇이라도 해 보아야 하는 때이니, 실망하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해 주어야 하겠다.     

 
 

박문수(프란치스코)

신학자,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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