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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그는 한 나라의 영혼을 울렸다프란치스코 교황, “두려워 말자”, “서로 돕자”

(존 앨런)

지금부터 20년 뒤, 만약 당신이 이탈리아인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당시에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똑같은 대답을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것은 지난 '금요일 밤의 일' 때문이다.

그들은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 내리는 성 베드로광장에 혼자 서서 전염병이 끝나기를 기도하던 모습이에요.”

3월 27일 금요일 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이미지로 기억될 모습을 보여 줬을 뿐 아니라, 그간 교회가 “보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는 밑바닥으로부터의 비판을 가뿐히 눌렀다.

그는 로마의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있는 성모 그림인 “로마인의 수호자, 건강”(alus Populis Romani)과 산마르첼로 성당의 십자고상을 앞에 두고 기도를 드렸는데, 둘 다 예전부터 역병이 돌던 시기에 로마의 보호자로 유명하다. 그는 또한 전대사와 함께 “온 세계에”(Urbi et Orbi) 교황 특별강복도 내렸는데 이는 성탄절과 부활절, 그리고 교황선출 직후에만 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역사가이자 텔레비전 비평가인 알도 그라소는 이 순간을 한 신문에 쓴 글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어느 날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슬픈 시기를 여러 이미지로 기억할 것이다. 날마다 늘어가는 사망자 수, 병원에 늘어선 긴 줄, 보이지 않는 적에 맞선 격렬한 싸움.” “하지만 텔레비전이 우리의 역사, 우리의 고난을 실시간으로 잡은 이러한 결정적 순간들 가운데,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이 그치기를 바라던 그 기도, 장엄하던 온 세계에 강복, 교황의 외로운 모습 등이 그 하나가 될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미사 때 제대의 복음서가 바람에 페이지가 넘어가던 모습,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직을 사퇴하고 헬리콥터를 타고 떠나던 모습 등도 참 인상 깊었다, 하지만 베르니니 열주에 둘러싸인 텅 빈 광장을 보던 충격에는 전혀 비교할 수 없다.“

이탈리아에 사는 이들로서, 우리는 성 베드로 광장이 늘 꽉 들어차 있는 모습에 익숙하다. 신자들이건 그저 호기심 많은 관광객이건, 교황들은 군중을 자석처럼 끌어 모은다. 게다가 로마의 경제는 멀리서나마 교황의 희미한 모습을 보고 한 끼 식사를 한 뒤 몇 가지 기념품을 사서  전세버스나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는 수많은 사람에 크게 의지한다.

로마인들은 어떤 교황이 얼마나 훌륭했나 하는 것을 그가 끌어 모은 군중의 수와 열성을 기준으로 평가하곤 한다.

그런데 그 광장이 텅 비었고 흰 옷을 입은 교황 홀로 성 베드로 대성전의 주 출입구로 이어지는 계단 끝에 놓인 단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니. 그간의 통념에 전혀 상상도 해 볼 수 없던 방식으로 어긋나는 것이었다.

이 영묘한 분위기에 더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의식을 시작한 것은 마침 해가 저물녘이었고 끝났을 때는 어두워졌는데, 그간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었다.

유명한 언론인인 마리오 아젤로는 이 순간을 한 신문에 이렇게 표현했다.

“그 공허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무서운 순간의 모든 것을 다 표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27일 황량하고 텅 빈 성 베드로광장에서 기도하면서, 코로나19를 사람이 혼자 살 수 있다는 환상을 폭로하는 폭풍에 비유하고, 대신에 “우리 모두가 취약하고 혼란에 빠져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도움과 위로를 필요로 함을 깨닫자고 호소했다. (사진 출처 = CRUX)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금요일에 한 말도 마찬가지다. (영어로) 번역을 하면 이탈리아어 원문의 시적 분위기를 제대로 담아내기 어렵지만, 지금 가장 자주 인용되는 부분은 첫머리에 나왔다.

“시커먼 어둠이 우리의 광장, 우리의 거리, 도시 위에 두터이 내려 있습니다. 이 어둠은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을 멈추게 하는 숨막히는 침묵과 괴로운 공허함으로 모든 것을 채우면서 우리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기 중에 그것을 느낍니다. 사람들의 몸짓에서 알아차립니다. 눈빛에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겁을 먹고 길을 잃은 모습입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 메시지의 핵심은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공포를 느꼈으며, 대책은 그리스도와 부활의 약속 안에 있는데,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희망의 메시지였고, 특히 이탈리아가 단 하루에 사망자 969명이라는 최악의 기록을 세운 것을 알면서 그의 기도를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던 수많은 이탈리아인을 겨냥한 메시지였다.

감명 받은 것은 언론인들뿐 아니었다. 나의 한 가톨릭 신자 친구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전염의 진원지인 밀라노에 사는데, 이틀 전에는 자기는 지금 미사에 못 가는 것보다 이 위기 상황에서 교회의 존재가 보이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것이 더 힘들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금요일이 지난 뒤, 그의 기분은 바뀌었다.

“지난 밤, 결국은 우리가 필요로 하던 무언가를 얻었어.”

한편, 매일 오후 6시에 불을 켜는 플래시몹 운동을 하는 왓츠앱 그룹에도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데, 심지어 신자가 아닌 이들도 호응하고 있다.

때마침 가톨릭교회는 여러 뉴스 때문에 곤란한 처지에 놓인 상황에 있었다.

이곳 신문들은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이번에 내놓은 기부금을 이탈리아 불교와 복음주의 개신교회가 내놓은 구호 기금과 비교하며 좀 불공정하게 보도해 왔는데, 불교와 복음주의 교회들은 국가가 거둬 주는 “교회세”로 자신들이 받는 수입금의 약 20퍼센트를 기부했다. 가톨릭 신자들 중에는 미사가 중지되고 교회시설들이 폐쇄된 데 불평하며, 마트나 약국, 심지어 담배가게조차도 정부에게 필수업종으로 인정되어 여전히 문을 열고 있는데 왜 교회는 자신을 이와 비슷한 “필수 서비스”로 보지 않는지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이탈리아의 공식 가톨릭 매체들은 반격에 나섰다.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내는 공식 신문인 <라베니레>는 “이탈리아 교회가 현장에 쏟고 있는 모든 지원을 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교황청의 <바티칸뉴스>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기에 교회가 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런 기사들 가운데는 아벨리노의 오블라띠 수녀회와 메르콜리아노의 베네딕도 수녀회가 10만 개가 넘게 의료용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시민들에게 기부한 일도 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베르가모 교구에서 일어난 일도 알리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신학교를 개방하여 방 50개를 24시간 내내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쓰도록 했다. 또 교정사목 사제로, 소외된 이들 가운데 해 온 일로 유명한 파우스토 레스미니 신부가 3월 23일 선종한 이야기도 있다. 그는 교도소에서 수인들을 만나다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안젤로 라파엘레 판체타 주교는 사람들이 교회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듣지 못하면 교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교회의 행동은 자주 그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데, 복음의 정신에 따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교황이나 교회는 홍보 활동을 하거나 꼭 신문에 나야 할 필요가 없다.”

그의 말은 그 자체가 홍보활동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이지만, 요지는 어쨌든 의미가 있고, “교회”가 (아무 일도 안 하고) 무단결석 중이라는 비난은 분명히 부정확한 것이다. 그럼에도 위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도력을 발휘해 온 것은 주교들이나 교황청보다는 의료계와 정치계 인사들, 심지어 대중문화 유명인사나 체육인들이었다는 것 또한 맞는 말이다.

지난 금요일 밤, 한 교황이 오직 혼자서, 다만 빗소리와 구급차 사이렌 소리만 울리는 가운데, 한 나라의 영혼을 움직이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기까지는 그랬다.

기사 원문: https://cruxnow.com/news-analysis/2020/03/francis-on-friday-delivered-an-iconic-image-that-stirred-a-countrys-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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