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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의 삶은 관광상품이 아니다"제주 제2공항 고시 강행 중단, 대통령이 결단해야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확정하는 기본계획 고시를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강행할 뜻을 밝힌 가운데, 제주도 단체와 시민사회 단체가 고시 강행 저지를 위한 상경 투쟁을 시작했다.

제주도 내 111개 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비상도민회의와 제주 제2공항 강행에 반대하는 전국 시민사회단체는 16일 오전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서울 세종로에서 10월 말까지 농성을 이어 갈 계획이다.

이번 농성에 참여하는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는 전국 시민단체’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서울, 인천, 수원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11개 천주교 기관과 단체도 이름을 올렸다.

먼저 이들의 제2공항 강행 저지 배경은, “환경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 관광과 난개발에 대한 우려, 높아지는 반대 여론, 국토부의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의견 무시, 공군 남부탐색구조부대와 관련한 제2공항의 공군기지화 확인, 고시 강행 이후의 갈등 심화” 등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토부의 일방적 고시 강행을 중단시켜 줄 것을 촉구하며, “전략환경영향평가 철저한 재검토, 제주도의회가 추진하는 도민공론화 보장과 결과 존중,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공군기지) 설치 계획 백지화, 제주공항 활용방안 등 검토위가 제기한 의혹에 대한 공신력 있는 검증”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제주 제2공항이 민간공항이라는 전제에도 규모와 건설 명분이 전혀 맞지 않으며, 확장된 공항으로 빚어지는 과잉 관광을 제주도가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한편, 최근 확인된 공군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 계획 등으로 결국 제2공항이 공군기지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법을 어기고 주민의 의견을 공론화 하는 과정 등을 무시한 불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제주도 비상도민회의와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수많은 근본적 문제와 함께, 국토부가 추진해 온 제2공항 건설계획은 지난 4년간 무수한 부실과 조작, 은폐 의혹이 확인되면서 이미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오히려 더 큰 문제와 의혹이 추가로 드러난 지금, 토건 자본과 손잡고 밀어붙이기에 급급한 국토부의 행태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뿐이라고 했다.

서울 세종로 농성장에서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 허찬란 신부가 발언하고 있다. 그는 제2공항을 막는 일에 제주교구도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지난 검토위원회 검토 과정에서 드러난 대표적 문제 가운데 하나는 2015년 제2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당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연구 용역 결과 은폐다.

이에 대해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은 “국토부와 제주도는 현재 제주공항이 장기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검토 결과를 3년 반 동안 감춰 왔다”며, “수용 인원은 제주공항 보조활주로 활용만으로 충분하다는 결과다. 그러나 국토부는 제주공항 확장 뒤 남는 600만 명을 위한 소규모 공항이 아니라, 20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을 짓겠다는 것이고 이는 누가 봐도 민간을 위한 공항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을 지시했지만 국토부는 유래 없이 한 달 만에 이를 수정, 보완했다며 환경부로 다시 돌려보냈다면서, “국토부는 여러 의혹에 대한 재검토 요청에도 단지 검토위 절차와 도지사와 주민간 협의를 거쳤다는 명분으로 기본계획을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도지사가 주민 공론화를 거부하면서 도의회가 이를 추진하지만 이 마저도 국토부는 협의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정하고 있다”며, “제주의 미래와 도민 삶의 문제는 관료 몇몇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나서서 지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태호 운영위원장은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제주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와 관련해 이는 일본 아베 총리가 구상하고 제안한 인도태평양연합의 주전력으로서 존재하는 부대이며, 남부탐색구조부대가 있는 제2공항은 전투기 기항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2010년부터 한국, 미국, 일본이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등을 동원해 진행한 작전 명분이 탐색구조 훈련이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한미일이 중국을 견제, 감시, 차단하는 군사훈련이었다며, “이는 탐색구조라는 명분으로 일본이 제안한 인도태평양연합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 허찬란 신부는 제주 관광 상품 가격이 갈수록 낮게 책정되면서 미국에서는 전면 중단된 저가의 맥스 기종을 더 많이 쓰게 될 것이 무엇보다 큰 우려라면서, “잦은 사고로 더 이상 쓸 수 없는 기종이 제주에 오히려 더 많이 들어오고, 사고가 난다면 제주의 공항은 비행기 없는 공항이 될 것이다. 즉흥적 공항 건설 계획에 따른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지 심히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희룡 도지사와 면담 과정을 통해 공항을 짓는 일이 그의 미래에 이득이 된다는 생각뿐이라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면서, “제2공항이 제주도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그로 인해 제주 도민의 의식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막아야 한다. 이 일에 제주교구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를 그대로 놔두라" 참가자들의 퍼포먼스. ⓒ정현진 기자

문정현 신부, “평택 대추리, 강정 해군기지 성산 제2공항은 똑같은 형태의 군사기지화”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정현 신부는 강정 해군기지가 시작될 때부터 공군기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한 대로 성산에 공군기지를 배치하기 위한 공항을 짓겠다고 한다며, “대추리 미군기지, 강정 해군기지부터 오늘까지 15년간 깨달은 것이 있다. 똑같은 전철을 이어 갈 수 있을지 두고 볼 것이며, 용납할 수 없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 주민 엄문희 씨는 “제주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며, 제주도민의 삶은 관광상품이 아니”라며, “제2공항 부지라고 이름이 붙은 성산 지역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았고, 뭇생명과 꿈과 이야기, 삶이 있던 곳이다. 삶을 빼앗는 제2공항은 허락할 수 없으며 우리는 계속 그곳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상경투쟁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 광화문 광장, 세종로 천막 등에서 일인시위와 백배, 종교별 기도회, 촛불 문화제 등의 행사와 연대기구 구성, 청와대 및 정당 대표 면담 등을 이어 갈 예정이다.

천주교는 10월 24일 오후 7시 세종로 농성장 앞에서 제2공항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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