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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대축일이 기념일로 변경된 걸까요?[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로마 가톨릭 신자들은 전 세계 공통의 전례주년을 살고 있습니다. 대림기간을 시작으로 전례상의 새해가 시작되고 일 년간 진행되는 전례의 독서와 복음이 전 세계 공통이라는 점은 세계의 신자들이 언어는 서로 달라도 모두 신앙 속에서 한 가족임을 실감하게 해 줍니다. 

이것이 가능한 데는 '로마 보편 전례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전례력은 당연히 로마 가톨릭의 전례 주년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보여 줍니다. 이 일정을 가지고 한 해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2017년 작년까지는 대축일로 지냈던 날이 올해부터는 기념일로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분이 질문을 해 오셨습니다. 무슨 사유로 대축일이 기념일로 “하향 조정"된 것인지 물어 오신 것입니다. 

사유를 살펴보기에 앞서 “하향조정”이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근거를 알아보겠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개정한 전례력은 축일을 대축일(sollemnitas), 축일(festum), 기념일(memoria), 이렇게 세 등급으로 구분합니다. 이 모든 축일은 하느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시는 역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축일의 목적은 신자들이 일 년 내내 그리스도교회의 중심적 신비와 인물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가톨릭대사전, “축일” 항 참조) 이런 등급 구분이 그런 우려를 낳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올해부터 대축일에서 기념일로 변동되어 지내게 된 날은, 10월 1일 예수의 성녀 소화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일이고 12월 3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기념일입니다. 아마도 질문을 해 주신 신자분은 두 성인이 무슨 사연으로 축일의 등급을 빼앗긴 것인지 궁금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두 분 성인의 지위가 안 좋아진 것으로 이해하실 필요는 조금도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왼쪽부터) 소화 데레사 성녀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 (이미지 출처 = 가톨릭 굿뉴스)

사실, 우리에게 인기 많은 소화 데레사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두 성인은 보편교회의 전례력에 따라서 확인해 보면, 기념일을 가지고 계신 성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축일 등급이 하향조정되었거나 강등당하신 것이 아닙니다. 본래 있던 지위로 돌아간 것입니다.

한국의 가톨릭 교인들이 전체 인구의 사분의 일에도 이르지 못해서 여전히 한국은 전교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교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전례상의 개별적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작년 말  새로운 '미사 경본'이 나오면서 변화를 맞았습니다. 즉, 전교 지역이라는 특수성은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전례력은 이제 보편교회의 전례력에 맞추려는 의도에서 전례일 명칭과 등급, 시행 방법들을 조정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관심 있게 보신다면 전에 사용하던 여러 축일들의 명칭에도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모든 전례일의 명칭을 라틴어 경본 그대로 번역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성인들께서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을 문제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 지위가 강등된 것도 아님을 확인해 드리니 섭섭한 분이 계시다면 마음을 놓으셔도 좋겠습니다. 

사족: 새로운 '미사 경본'에 따라 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은 신심 미사(공동체별로 알아서 축일미사를 지냅니다)를 거행합니다. 과거에는 김대건 신부님의 이름이 나오는 축일을 두 번 지냈지만, 같은 성인에 대하여 두 번의 기념일을 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한국 교회에서는 9월 20일에 대축일로 거행합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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