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평화 (이미지 출처 = Pixabay)

평화의 진짜 열쇠는

- 닐숨 박춘식

 

아담의 가장 큰 실수는

하와의 열매를 받아먹은 것이 아니라

에덴동산에서 내쫓길 때

평화의 진짜 열쇠를 놔두고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전쟁은

연구 논문과 책으로 많이 발표되었다고 합니다

 

주님의 위업은 끝없이 이어지고, 그분에게서

평화가 온 땅 위에 퍼져 나간다(집회서 38,8)

 

믿음이 사랑을 만나 사랑을 형제로 모신다면

희망이 사랑과 함께 겸허한 기도를 밤낮 바친다면

사랑이 사랑을 껴안고 서로 용서 청한다면

그제서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루카복음 24,36)

간절한 축복을 내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7월 9일 월요일)

 

한반도의 평화는 평창의 얼음판에서 싹이 돋고, 그 다음 평양에서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평양의 속셈과 주변 국가의 의도는 전혀 다를 수 있음을 모두 느끼실 것입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유럽을 제외한 강대국이라는 나라들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분위기 안에서도 무언가 조금씩 풀려 나가는 듯한 모습은, 깊이 보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하느님의 손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순교자들을 만드신 하느님께서 한반도의 통일을 순교자들과 함께 간절히 바라시지만, 그 조건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겸손함과 간절한 기도를 요구하신다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기도만이 평화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는 분명한 방책이지만, 거만한 자의 기도는 아예 외면하시는 하느님이시라면 한반도의 앞날은 답답하다는 느낌이 가득 밀려듭니다. 왜냐하면 한국 천주교회가 거만하다는 말을 자주 자주 듣기 때문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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