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제주도 4.3평화공원에 가면 백비가 있습니다. 백비란, 어떤 까닭이 있어 글을 새기지 못한 비석을 말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4.3을 역사 속에서 지우려는 세력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3은 아직까지도 올바른 역사적 이름도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4.3은 통일을 가로막는 모든 세력들과 정면으로 부딪혔던 우리의 역사입니다.

분단의 시대를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그날, 진정한 4.3의 이름을 새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 마음속에 백비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주 4.3 항쟁을 기억하며, 희생되신 모든 영령들 앞에 머리 숙입니다.

제주도 4.3평화공원에 백비가 있습니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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