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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해군기지 국제 관함식 거부"갈등 해소와 평화 위한 메시지 전달은 어불성설"

강정마을회가 제주해군기지에서 열기로 한 ‘2018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3월 30일 주민 80여 명이 참석한 임시총회에서 주민 50여 명이 올해 하반기 제주해군기지 관함식을 거부했다.

관함식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그동안 싸워 왔기 때문에 그나마 해군기지가 민군복합항이 된 것인데, 이런 식으로 해군 입장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이 공식적으로 드나들게 되고, 완전히 해군기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이들은 “또 해군과 마을 사이에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고, 해군은 공식적으로 사과하지도 않았다. 그런 과정 없이 기지가 완성됐다고 해서 상생과 화합을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찬성 측은 이 기회에 해군의 요청을 들어주고 마을회도 요구할 것을 요구하자는 입장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관함식은 “해양안보협력 강화와 해군력 현시를 위해 주최국 단독 또는 우방국의 해군함정과 함께 실시하는 해상 사열의식”이다. 우리나라는 10년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했으며, 올해는 국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규모가 더욱 커졌다.

2008년 관함식은 20여 나라 해군이 참가했고, 2015년 관함식은 소규모로 한미 양국만 참여했다. 국방부는 올해 관함식 장소를 제주해군기지로 옮기고 규모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30여 나라로 확대했다.

국방부는 제주해군기지에서 관함식을 여는 것에 대해, “제주민군복합항 건설 과정에서 발생했던 제주도민과 군 사이의 갈등을 치유하고 제주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해 주민과 군이 상생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제주해군기지의 동북아 전략기지로서 위상을 정립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2017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관함식 예산은 약 36억 원으로 함정 입출항 비용, 환영 및 환송 리셉션, 홍보 및 공연, 문화 탐방비 등이다. 국방부는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지역민 갈등 해소 비용도 추가 요청했다.

강정 주민들은 이번 관함식이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린다면, 그 규모상 군함이 강정에서 화순까지 늘어서게 될 것이며, 행사는 하루라고 하지만 이전 준비 기간까지 최대 7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측하면서, “해당 기간 동안 강정을 비롯한 인근 마을은 어선을 띄우는 등의 생업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보상비용은 예산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 고권일 위원장은 3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해군이 주민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주민들이 거부했지만, 예산이 통과됐기 때문에 강정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동안 대책위 등은 해군기지 폐쇄를 요구하지 않고 다만 마을만 건드리지 말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군기지 폐쇄운동으로 전환할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권일 위원장(가운데)은 "해군기지반대대책위는 마을의 기지화를 막기 위해서 해군기지 폐쇄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강정마을회)

그는 관함식에서 특히 미군의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들어오는 것에 크게 걱정했다. 

그는 “이번 관함식을 평화와 갈등 해소를 위한 것으로 포장했지만, 한 번 들어오면 그 다음은 너무 쉽다. 주민들에게 거부감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여러 측면에서 행사를 빌미로 항공모함이 들어오는 것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국방부와 해군본부는 관함식을 부산에서도 할 수 있지만 이왕이면 강정에서 하겠다며, 중국과 러시아함까지 불러 동북아 바다의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명분이지만, 일방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수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군기지에 따른 해군과 주민, 주민간 갈등 문제가 크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마을이 기지화되어 가는 것”이고, “강정에서 관함식을 연다는 것은 주민과 도민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고, 항공모함이 들어온 뒤, 싣고 있던 비행기를 내려 놓으려면 공군기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또한 제2공항 건설의 명분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다시 재구성할 계획이라며, “외국 군함들이 제주도의 입장도 상관없이 멋대로 들어와 위험성 높은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데도, 제주도정과 서귀포시는 어떤 해결의 원칙도, 의지도 없다.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해군기지 폐쇄운동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강정마을 주민들은 처음 해군기지 유치를 적극 찬성했던 이들 외에는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공동체 회복은 물론, 해군이 마을에서 일방적으로 벌이는 군사 훈련이나 군사기지화는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고, “지난 10년의 싸움을 존중하면서 마을 기지화에 저항하기 위해 다시 뜻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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