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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간 하비 콕스“신이 된 시장”, 하비 콕스, 문예출판사, 2018

"세속도시"로 잘 알려진 종교학자 하비 콕스의 책 "신이 된 시장"이 나왔다. 2016년 저서 "The Market as God"의 한국어판이다.

하비 콕스는 이 책을 “감사와 희망의 마음을 담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바쳤다. 그는 ‘배제와 불평등의 경제’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현대 세계가 직면한 많은 문제의 근원은 ‘신격화된 시장’과 ‘시장의 절대적인 자율성을 옹호하는 갖가지 이데올로기’라고 말한 교황의 선언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하비 콕스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근원부터 돌아본 계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다. 개신교 종교개혁이 부패한 교회의 대사부(면벌부) 판매를 두고 일어났다면, ’시장‘의 개혁이 시작된 계기는 ’시장신‘의 부패와 무절제가 낳은 경제위기다. 하비 콕스는 시장을 탈신격화해서 제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무엇보다 ‘인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학과 경제학으로 불평등을 들여다보다

"신이 된 시장", 하비 콕스, (유강은), 문예출판사, 2018. (표지 제공 = 문예출판사)

오늘날 시장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신과 마찬가지로 전능하고 전지하며 널리 퍼져 있다. 하느님이 우리의 모든 소원을 아는 것처럼, 시장은 우리 마음속 가장 깊숙한 비밀과 욕망을 안다. 과거의 신이 신자에게 안식일과 명상, 기도와 금식을 요구했다면, 현대의 ‘시장신’은 자기 계발이라는 고행을 요구한다. 그리고 금전적 성공을 거둬야 돈으로 살 수 있는 은총을 내려준다.

콕스는 신학과 경제학이라는 두 가지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가르침 등을 검토하며 교회가 그동안 어떻게 부를 쌓았는지, 이에 대해 예수의 가르침과 성서에서는 부의 지나친 축적을 어떻게 비판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평등에 대해 어떻게 비판해 왔는지 분석한다.

그는 경제학과 경제사를 통해 불평등이 가속화되는 세계를 분석하면서, 현대 사회에서 시장이 얼마나 신적인 존재가 됐는지, 시장의 전지전능함을 숭배하는 시선이 우리 곁에 얼마나 퍼져 있는지 확인해 나간다.

거대 은행과 초대형 교회, 성장의 질병을 앓다

"교회 규모로 볼 때 세계 10대 교회 중 5개가 한국에 있고, 전 세계에서 그리스도교 단일 교회 중 가장 큰 것은 서울의 여의도순복음교회다. 80만 명이 넘는 신도를 거느린 이 교회는 거대한 건물에서 일요일 예배를 여섯 번에 나눠 진행한다. 셔틀버스 수십 대가 딱딱 시간에 맞춰서 지하층 하차장까지 신자들을 실어 나른다.“

이 책에서 하비 콕스는 한국의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다녀왔다면서 “감동을 받았다기보다 잠시나마 나 자신이 어떤 거대한 존재, 의미심장한 존재의 일부라는 사실에 경외감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가 설명하는 것처럼, 시장이 신격화되는 동시에 종교가 금융과 시장처럼 대형화되는 추세다. 그 교회의 당회장 목사를 지낸 상징적 인물이 배임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시장의 종교화, 종교의 시장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고스란히 보여 준다.

콕스는 혹독하게 성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초대형 교회가 기업과 가장 흡사한 ‘새로운 종교 조직 형태’를 띤다고 말한다. 교회의 담임 목사는 기업 모델을 바탕으로 최고경영자 역할을 하고, 초대형 교회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초대형 교회와 오늘날 시장경제의 거대 은행을 비교한다.

콕스는 고리대금업에 대한 성서의 경고와 이후의 역사, ‘희년’이라는 급진적 재분배 요구와 자본주의를 개혁하려는 여러 시도, 거대 은행과 거대 교회, 경제학의 창시자인 동시에 최후의 신학자로 다시 보는 애덤 스미스, 시장이 갖춘 전례와 교회력, 종말론까지 순서대로 배치해 시장과 신을 동일시하는 책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장은 어떻게 종교를 벤치마킹 했나

콕스는 시장이 종교를 벤치마킹한 것들을 검토하면서, 시장이 종교와 얼마나 비슷한지, 신격화를 통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나아가 시장이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찾고자 한다.

그는 "시장은 초기 단계부터 영적인 영역에서 단어와 상징을 빌려 왔다"고 말한다. 모든 종교는 처음 등장한 시기부터 언제나 앞선 종교의 여러 양상을 빌리고 훔치고 개조했다. 자본주의 체제의 기업도 앞선 종교들과 같은 일을 해 왔다. 기업의 주요 마케팅 전략이 된 기념일도 종교의 축일에서 가져온 것이다. 시장은 크리스마스와 같은 기존 종교의 축일을 이용해 마케팅 도구로 삼았으며, 심지어는 자신들의 마케팅을 위해 새로운 축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돈'의 렌즈로 읽는 교회사

콕스는 하느님을 모시는 교회가 세속의 재물에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교회사와 신학 논쟁을 통해 따라간다. 그리고 이러한 논쟁이 부의 집중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확인한다. 그는 그리스도교 사상과 시장의 가치가 서구 종교사의 궤적 전체에 존재했다고 말한다.

그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사적 특수성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종교와 신학의 렌즈를 들이댄다. 시종일관 시장경제를 종교(특히 그리스도교)에 비유하는데, 논의가 진행될수록 단순한 비유의 차원을 넘어선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기원 신화와 타락 전설, 죄와 속죄의 교의까지 두루 갖춘 현대 시장경제는 말 그대로 종교의 지위를 차지했다. 이는 현대 시장경제가 “자체적인 사제와 의례, 교의와 신학, 성자와 예언자, 온 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모든 곳에서 개심자를 확보하려는 열망을 완비”했기 때문이다.

하비 콕스(1929- )는 가난과 소외, 인종차별의 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마틴 루서 킹 목사와 교류하면서 교회가 교회 체제보다 사람들의 신앙과 실천에 중심을 두고 사회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해방신학과 같은 제3세계 그리스도교 운동에 관심을 두고 연구했으며, 종교간 대화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1965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하버드대에서 종교학을 가르친 뒤 정년퇴임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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