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본당 활동가 가정 방문 프로그램 추진

천주교 의정부교구가 한 본당이 난민 가정 하나를 돌보도록 격려하고 활동가 교육도 시작한다. 정치적 의견, 종교, 내전 등 이유로 고향을 떠나 한국에 와 있는 ‘난민’에게 교구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의정부교구 사회사목국장 조병길 신부는 교구 사목교서와 함께 나온 사목제언에 따라 ‘1본당 1난민 가정 돌봄 사업’에 본격 나서겠다고 2월 20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그 전에 한 본당에 1명씩, 활동가 30명을 모집해 8주 동안 교육하고 동두천의 난민 가정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 신부는 교구 관내인 경기 동두천에만 “300-500명 사이의 난민이 살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특히 가난한 사람은 난민이라고 생각되어 사목교서에서 거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 사회에는 난민에 대한 부정적 시선, 거부감이 많았다”며 “의정부교구에서만큼은 차별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9월 6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유럽의 본당, 수도원 등에 복음정신에 따라 난민 가정 하나씩을 맞아들여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2월 10일 경기 동두천의 난민 가정을 방문한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왼쪽에서 셋째)가 이들의 집을 축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의정부교구)

앞서 2월 10일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와 조 신부, 이주사목위 관계자가 동두천의 아프리카 출신 세 난민 가정과 시민단체 ‘동두천 난민의 집’을 방문하고 축복식을 했다. 교구는 이를 “1본당 1난민가정 돌봄 사업의 시작과 활성화 기점으로 삼기로 했다”고 19일 홈페이지에 밝혔다.

동두천 난민의 집에 등록된 난민은 80여 명이고, 회장단 16명이 있다. 이곳에서 가톨릭 신자인 유시환 씨가 대표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실린 글에서 교구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난민이 되어 한국까지 오게 된 이유로 종교와 정치 문제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부족국가에서 행해지는 ‘할례’를 피하기 위해서나, 작은 갈등에도 온 가족이 살해되거나 추방당하는 현실을 피해서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다.”

교구는 동두천에는 일용직으로 일할 수 있는 공장들이 많고, 미군이 줄어들면서 집들이 비어 집주인들이 집을 쪽방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주교와의 대화에서 난민들은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고 생계를 이어 가는 일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난민들이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 많은 소송을 해야 하고, 그러는 동안 일자리를 갖기 어려우며, 일용직으로 번 돈의 대부분을 주거비와 소송비용으로 쓰는 악순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2월 10일 천주교 의정부교구는 경기 동두천의 시민단체 ‘동두천 난민의 집’, 아프리카 출신 세 난민 가정에서 축복식을 열었다. (사진 제공 =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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