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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 청와대에 첫 민원 전달10만여 명이 수색과 진상규명 서명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원인, 실종 선원들의 생존 여부를 밝혀 주십시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과 시민대책위는 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건의 진상규명과 실종자 생존 여부 확인, 해외 조난 사고에 대한 국가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요구하며, 2018년 첫 민원을 전달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진상규명과 실종자 수색은 문재인 정부의 1호 민원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가족들의 서한문과 스텔라데이지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0만 1492명의 서명지도 함께 청와대에 전달됐다.

실종선원 가족들은 서한문에서 4월 9일 미국 초계기가 구명벌이라고 추정했으나,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이 다음날 ‘기름띠’라고 발표한 한 사진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줄 것과 블랙박스 회수를 요청했다.

실종선원 가족들은 지난해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 원인과 실종자 수색을 위해 심해수색장비 투입을 요청했지만, 국회는 “선례가 없으며, 과도한 예산이 든다”는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했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심해수색은 사고 원인을 밝혀 또 다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스텔라데이지호와 똑같은 유조선 개조 화물선이 여전히 27척이나 운항 중이며, 탑승선원 1000여 명의 안전이 달린 문제”라며, “큰 희생과 비용을 감내하는 결정이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비합리적일지 모를 결정 덕분에 국민들은 국가를 믿고 의지하게 되는 것이며, 이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대통령 취임 1호 민원은 (8개월째) 현재 진행형이며, 이 문제를 최우선을 삼아 달라는 가족들의 애원에 ‘그렇게 하겠다’고 한 약속에 대한 믿음 하나로 버티고 있다”며, “이번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는 선례를 세워 달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모범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나승구 신부는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을 새해에는 다른 시각으로 봐 달라"며, 가족들의 요구는 애원이나 자비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현진 기자

연대에 나선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나승구 신부는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나 대통령에게 애원하는 것이 아니다. 애원이나 자비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국가의 의무를 말하는 것”이라며, “사고의 경위나 가족의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국가에게 당연히 진상규명과 구조를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을 새롭게 접근하고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변협 생명안전특위 간사 황필규 변호사는, “선박이 침몰했을 때 실종자를 찾고 목격자를 조사하고, 블랙박스를 회수해 원인을 살피고,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고, 가족들이 더 상처받지 않도록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상식적인 절차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황 변호사는 “그러나 정부와 청와대는 이 사건을 특별하게 다뤘고,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해 준 적이 없다고 말한다”며,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하게 다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을 해 달라는 요구, 참사에 책임지는 모범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사건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발생한 어떤 재난인지 그리고 재난이라면 어떻게 대처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족들의 요구는 더 이상 국가의 예산과 인력, 참사를 겪은 가족들이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무한책임을 말했지만, 필요한 것은 무한책임에 대한 선언이 아니라 한계를 인정하되, 주어진 책임을 다했는지 평가, 반성하고, 어떻게 달라질지 책임 있게 이야기하고 실행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해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했으며, 당시 타고 있던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4명이 실종됐다. 당시 배에 있던 구명벌 2척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4월 9일 미국 초계기가 구명벌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선서는 ‘기름띠’라고 공개했다.

가족대책위는 서명전을 진행하는 한편, 초계기 사진 진위 여부와 블랙박스 회수를 통한 침몰 원인 규명, 실종자 생존여부 확인 등을 요구하며, 심해수색장비 투입을 요구했지만 지난해 말, 국회는 장비 투입을 위한 50억 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체 조사를 통해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대행 시절 초기 수색과 생존자 조사, 선사에 대한 수사 진행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에 진상규명과 추가 수색, 해외 조난 사고에 대한 국가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서한문과 서명을 전하러 가는 실종자 가족들.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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