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구 신부, "특조위 활동으로 피해자들 여한 없게 되기를"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 특별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게 됐다.

표결 결과는 출석 의원 216명 가운데 찬성 162명, 반대 46명, 기권 8명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됐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여야가 바뀌자 법안 가운데 여야 추천 위원 구성과 관련해 현 야당이 반발해 좌초 위기를 겪었다.

국민의당은 여야가 바뀌었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유불리에 따라 법안을 수정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며, 자유한국당은 “그간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다시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결국 당론으로 찬성을 결정했고, 자유한국당은 자유투표에 붙였다.

지난해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은 세월호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법안이다.

기존 특별법에 비해 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한 법으로, 시행령이 아닌 위원회 규칙으로 구체적 내용을 결정하고, 특조위에 강력한 권한을 주는 한편, 기존 법안의 한계를 보완했다. 예산 협상도 기존에 해수부를 통한 간접 협상이 아니라 기재부와 직접 협상하게 된다.

이번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논란이 됐던 위원 임명 방식은 수정안이 반영돼, 위원 9명 중 여야가 각각 4명(야당 4명 중 자유한국당 3명, 국민의당 1명), 국회의장이 1명을 추천하게 된다. 애초 위원 구성에 대한 안은 여당 추천 3명, 야당 추천 6명이었다.

특조위원이 9명 모두 선임되지 않는 경우 인원의 2/3인 6명 이상이면 위원회 활동을 할 수 있다. 활동 기간은 기본 1년에 1년 연장할 수 있다.

또 진상규명을 위한 자료 등 제출 명령, 청문회, 동행명령과 고발, 수사요청, 감사원 감사 요구 등을 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특검 수사를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 국회 법사위에서 특검 요청안을 90일간 의결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 표결이 이뤄지기 전 세월호 가족들은 국회 앞에서 밤샘 농성을 한 뒤  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사진 제공 = 4.16연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 1기 특조위와 선체조사위원회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조사와 재판기록 등을 열람, 복사, 자료 제출 요구 등으로 볼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별법이 통과되자 가족협의회 등은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고, “이제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회적 참사 특별법’ 통과를 투고 1기 특조위원 박종운 변호사는 “1기 특조위를 하면서 그리고 강제해단 당한 뒤 깨달았던 것은 2기 특조위의 절대적 필요성이었고, 박주민 의원 발의 당시에도 적극 찬성했었다”며, 일부 아쉬운 점이 있지만 두 사건의 진상규명뿐 아니라 생명과 인권을 우선하는 나라를 만들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위원 수와 조사관 수가 더 많아야 하고 조사 기간도 최소 3년 그리고 일부 수사권도 갖기를 바랐지만 그렇게 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1기 특조위와 선체조사위의 일정 성과 위에서 출발하고 정부도 이전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조건이 좋다. 그만큼 기대에 대한 부담이 있겠지만 그 부담감을 채찍질 삼아 집중한다면 상당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전히 구성원 가운데 관점이 서로 달라 충돌할 수 있고, 조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모쪼록 위원들과 파견 공무원들이 합심해서 새로운 나라, 생명과 인권을 중시하는 나라, 국민들이 복지와 인권을 누리는 나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나승구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는 이번 특별법 통과와 특조위에 대해 “앞으로 활동하게 될 2기 특조위가 모두 끝난 뒤 피해자들이 여한이 없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나 신부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대한민국이 더 안전한 나라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마음을 가장 중심에 두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조위 활동에 여러 절차와 과정이 있겠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쳐 피해자들이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결과를 내고,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활동하기만을 바란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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