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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동명동 성당, 지역 난개발 반대김학수 신부, "조망권 보호, 공익 위한 행동"

강원도 속초의 동명동 성당이 공공의 조망권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며 성당 인근 초고층 빌딩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40층 높이로 총 6개 동의 빌딩이 지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건설 예정지 가까운 곳에는 동명동 성당뿐 아니라 속초 감리교회도 있어, 각각 반대추진위원장을 선출하는 11월 중순부터 같이 반대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동명동 본당은 소속된 춘천교구 차원의 요청으로 교구 내 본당에서 지지 서명을 받아 12월께 건설 관련 심의가 예정된 속초시와 강원도에 제출할 예정이다.

동명동 본당 김학수 주임신부는 성당 근처 고층빌딩 건설 반대 행동은 "지역 주민들에게 보장된 이권에 개입하려는 사사로운 의도가 결코 아니고, 공익을 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라도 언제든 찾아와 속초 바다와 설악산 등을 볼 수 있는 장소 바로 앞에 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데 반대하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지역주민들이 입을 피해는 생각도 안 하고 돈 있는 사람들만 배불리겠다는 업자들의 지역개발논리에 반대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김 신부는 최근 속초시가 개발되면서 동시에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공공장소를 없애는 상황이라며 고층 빌딩을 세우면 “바다 근처 등대 말고는 자연 경관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장소가 없어지고, 이마저도 지금의 교회 앞마당과는 달리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접근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최근 4-5년 동안 속초 땅값이 3-4배가 뛰었는데 성당 앞 고층 빌딩 건설은 결코 “지역주민이나 속초시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결정이 될 수 없고, 사실상의 부동산 투기”라고 지적했다. 

2017년 3월 동명동 성당 앞마당에서 바라본 모습. 우측 십자가 건물은 속초 감리교회다. (사진 출처 =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한편으로 그는 "빌딩 건설에 찬성하는 신자들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개발은 "속초 시민 모두를 대상으로 설득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이므로 이 문제로 "이웃과 싸우고 다퉈서 해결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소유권과 시민권 가운데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 것이냐의 문제에서 한국사회가 소유권보다 시민권을 우선으로 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서 “사회가 바뀐 만큼 교회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역사회에서 주민들과 같이 움직이는 교회로서 공익을 위한 일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건설 반대 이유 가운데 또 하나는 동명동 성당의 문화재적 가치다. 춘천교구 홈페이지에 따르면, 양양 본당으로부터 1952년 10월에 분리, 설립된 동명동 성당은 6.25전쟁 중인데도 속초에 월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직접 가난한 이들과 전쟁 고아들을 돌보는 일을 했다.

동명동 성당은 현재 만들어진 지 50년이 지난 건축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재청의 등록문화재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속초시 건축디자인과 주택 분야 주무관은 빈번해진 도심 아파트 조망권 소송과 관련해 "설령 공익을 위한 조망권을 보장하는 문제일지라도 이와 관련해 행정법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속초 지역의 60퍼센트가 공원으로 지정돼 아파트를 전혀 지을 수 없고, 이 주변에도 4층 이하로 건물을 지어야 하는 등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곳이 많다"고 설명하면서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주거 지역'으로 분류된 곳의 땅값이 오르고 그곳에 업자들이 고층 빌딩을 지으려고 하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또 그는 동명동 인근 땅값이 최근 많이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부동산 투기문제를 다루는 것은 속초시가 아닌 국토부에서 관리하고 결정하는 사항이고, 정부에서 별도 조치가 없는 한 주민 반대가 있더라도 강원도나 속초시에서 고층빌딩 건설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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