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강우일 주교, 충북 유치원 사건 언급, 왜?“해당 사건 옹호 아니다”, 진실 알려면 다른 이야기도 들어야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강론에서 유치원 원장수녀의 원아 폭행 사건을 언급한 내용이 SNS에서 여러 차례 공유되면서 또 다른 사실 왜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NS에 올라와 있는 글에 따르면, 강우일 주교는 최근 한 미사에서 충북 유치원 사건이 보도된 전말을 설명했다. 골자는 사건 당시 상황은 해당 원아가 식사시간에 다른 아이들을 방해해 원장수녀가 옆방으로 떼어 놓기 위해 데려간 장면이며, 언론에 보도된 영상은 경찰 등이 CCTV를 8배속으로 돌려 확인한 화면으로 속도가 빨라 폭력적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상황이나 다른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는 보도로 원장수녀에게 비난이 쏟아졌지만, 경찰은 폭행의 흔적과 증거를 찾지 못해 원장수녀를 석방했으며, 현재 원장수녀는 신경쇠약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모든 천주교 성직자들과 신자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주변에 널리 해명을 하도록 부탁했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접한 이들은 어린아이에 대한 폭행이 사실이 아니라면 다행이라면서도, 자칫 반대로 원아와 그 부모에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런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강론 동영상과 제주교구 사제를 통해 확인한 결과, 강우일 주교가 당시 이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일부 사실이지만, 어떠한 일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내용이며, “천주교 성직자들과 신자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해명을 부탁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각 언론사에서 보도한 장면은 CCTV 영상을 빨리 감기한 것이다. (사진 출처 = YTN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강우일 주교는 9월 23일 열린 ‘이시돌 길’ 선포식 및 개통식과 어린이 순교자 현양대회 미사에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하느님 말씀을 들을 귀”에 대해 강조하는 한편, “어떠한 말을 들을 때는 한쪽 말이 아닌 양쪽 말을 다 들어야 한다.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야 거짓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하느님의 말씀은 양쪽 귀를 모두 열고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강 주교는 최근 벌어졌던 240번 버스 사건과 충북 유치원 사건을 예로 들었다.

유치원 사건에 대해 강 주교는 “처음에 유치원 사건을 뉴스로 봤을 때는 나조차도 어떻게 저런 실수를 했을까, 비난을 면치 못할, 변명의 도리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우연히 그 성당 사제를 만나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당시 보도된 장면은 아동을 내동댕이친 것이 아니라 점심시간에 다른 원아들을 계속 방해해 옆방으로 옮기는 장면이었고, 이 영상을 확인하면서 8배속으로 돌린 화면이 언론에 공개됐다며, “속도가 빨라 마치 폭행을 가한 것처럼 보였다. 경찰이 영상을 검토했지만 폭행 증거를 찾지 못했고, 병원 진단서도 없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은 비난과 저주로 원장수녀는 신경쇠약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말했다.

강 주교가 이 발언에서 “경찰”이 영상을 검토했지만 폭행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한 부분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제주교구에 확인한 바로는 “검찰”과 잠시 혼동한 것이다.

검찰은 26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원장수녀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을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CCTV 영상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강수사해 다시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주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사람의 말을 쉽게 한쪽 말만 듣고서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세상 사람들이 쏟아내는 많은 말을 우선 한쪽 귀로만 듣고, 다른 쪽 귀로는 다른 사람의 말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잘못된 거짓 사실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을 근거로 올바른 인생길을 걸어갈 수 있다”고 강론을 마무리했다.

당시 미사에 참석했던 고병수 신부(제주교구 선교사목위원장)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당시 주교님은 반대로 아이와 그 부모, 경찰, 언론의 문제를 지적하거나 반대의 비난을 위해 강론을 한 것이 아니”라면서, “교회가 세상에 혼란을 준 잘못은 여전히 인정한다. 다만 보이는 현상의 다른 측면을 살피지 않는 태도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언론에 보도된 영상이 실제 영상의 8배속 영상이었다는 사실은 검찰을 통해 간접 확인됐다.

청주지검 영동지청 관계자는 2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원장수녀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반려됐지만, 현재 국과수에서 분석중인 CCTV 영상 등 추가된 자료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말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제출 받은 CCTV 자료와 비교해 볼 때, 언론 보도 자료는 편집과 빨리 감기 등이 이뤄진 것은 맞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현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