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당 유치원에서 일어난 사건에 관하여, 원장 수녀가 소속된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에서 사죄의 글을 보내 국민 여러분께 전달되도록 도와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편집자

사죄의 글

2017년 8월 28일, 성당 부설 유치원에 파견된 저희 수녀회 소속 수녀에 의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피해 당사자인 아동과 그 가족에게 큰 상처와 아픔을 드리고, 지역사회와 전 국민들께 물의를 일으킴에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저 역시 놀라움과 당혹감에 숨이 멎을 것 같은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해당 수녀의 행동은 수도자이면서 교육자로서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이었고, 명백히 잘못되었으며, 감히 용서를 청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고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과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항구한 신뢰와 사랑으로 여성 수도자들을 믿어 주셨던 많은 분들께, 그리고 가톨릭 교회가 운영한다는 점만으로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여 주신 부모님들께 크나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려 너무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당사자도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피해 아동과 부모님께, 그리고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으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해당 유치원은 본당의 신자들과 역대 신부님들, 그리고 파견된 수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지난 25년간 지역민의 자녀교육에 기여해 온 곳입니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농촌사회에서 발견되는 저출산 문제로 아동들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급기야는 원아가 11명에 이른 상태여서 폐원 절차를 밟고 있던 터에 이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어제부로 해당 수녀는 원장직에서 해임되었고, 수도자 신분에 대해서도 수녀회 측과 함께 깊이 성찰하며 합당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올바르고 정의로운 판결이 내려지도록 경찰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자숙하는 마음으로 이 사건의 복음적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에도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다시 한번 피해아동과 그 가족, 이 사건으로 힘드셨을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하며, 또한 지금까지 한국사회 안에서 묵묵히 모범적으로 헌신해 오신 많은 성직자들과 수도자들, 신자분들께 이 사건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누를 끼치고, 지금까지 소중하게 지켜 온 가톨릭 교회의 복음적 가치들을 얼룩지게 한 점에 진심으로 용서를 청합니다.

저희는 대한민국의 미래이며 희망인 어린이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최우선으로 보호되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전심전력으로 앞장서 노력하겠습니다.

이 사건으로 고통과 슬픔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하느님의 자비와 위로를 청하며 기도합니다.

2017년 9월 1일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총원장수녀 김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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