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은인” 위해 장례 미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씨(요안나, 91, 수원교구 퇴촌 본당)가 7월 23일 노환으로 숨졌다.

장례 미사는 7월 25일 오전 10시 30분 퇴촌 성당에서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한다. 빈소는 경기 성남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이며, 25일 오후 화장 뒤 김 씨가 노년을 지낸 위안부 피해자 복지시설 ‘나눔의 집’에 안장된다.

김 씨는 1926년 강원 평창에서 3녀 중 첫째로 태어났고, 10대였던 1942년 중국 지린성 훈춘 위안소에 끌려가 피해를 당했다. 나눔의 집은 부고를 통해 “하루에 40여 명을 상대로 성노리개가 되어야 했고, 죽지 않을 만큼 맞아서 고막이 터졌다”는 김 씨의 증언을 전했다.

그는 1945년 해방 뒤 38일 동안 걸어서 귀국해 혼자 생활했고, 1998년부터 나눔의 집에서 살았다. 그의 소원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정당한 배상을 받는 것이었다. 그는 2007년 2월 미국 하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 청문회에서 증언했으며,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2014년 8월 18일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 바 있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김군자 씨는 정부 보상금 등을 모아 부모 없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써 달라며 아름다운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소속 본당인 퇴촌 성당에도 장학금을 낸 바 있으며, 2015년 5월 수원교구 성심장학회에 전 재산 1억 원을 기부했다.

수원교구는 김 씨의 장례 소식을 전하며 그가 “교구 은인”이라고 소개했다.

▲ 2016년 1월 1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김군자 씨(오른쪽)가 유흥식 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와 이야기 나누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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